"잘부탁드립니다. 짧은 거리지만.."
"물론이죠. 제 이름 아시잖아요. 그 성실하고 부지런한 예거 아니겠습니까."
"크흠,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사전에 예고받은 대로, 상단은 정말로 조그마한 크기의 마차 한대를 이끌었다. 조랑말 두 마리 정도면 끝나는 수준의 화물 말이다.
상인은 최근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른 지역과 거래를 하기 시작했다며, 혹시 뭔가 필요한 것이 있다면 와서 찾아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들이라면 조금 할인을 해주겠다는 말을 덧붙여서 말이다.
우리는 마차의 뒤에서 한명이 걸어가며, 중간에 위치한 짐칸의 작은 공간에 앉아 양옆을 바라보며 한명씩 두명, 그리고 맨 앞에 한명이 걸어가며 사방을 경계했다. 30분에 한번씩 앉아있는 사람과 교대를 해가면서 말이다.
나무가 지나가는 광경만 보는 것이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 때쯤, 가운데에 앉아 숲을 보던 마리아가 예거에게 말을 걸었다.
"예거 씨는 모험가 일을 얼마나 하셧나요?"
"음... 글쎄요. 스물이 되기 이전부터 했으니, 약 5년 째군요."
"후훗, 그럼 지금이 21살이신가요?"
"그렇죠. ...나이는 왜?"
"그럼 제가 누나네요. 저는 23살이니까요. 자, 마리아 누나- 하고 불러보세요."
"...그렇게 불러야 하나요?"
"그냥 장난이랍니다~"
예거가 생각하기에, 마리아는 그가 가지고 있는 수녀의 상과는 조금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는 여자였다. 일반적으로 조금 딱딱하고, 유머러스보단 고지식하고, 신실함에 매몰되서는 남자와는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그런...
"예거 씨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모든 수녀들이 그렇지는 않답니다. 오히려 수녀 분들도 모두 다 밝고 유머러스 하세요."
"...제가 그렇게 생각하는진 어떻게 아셨어요?"
"후후, 23살쯤 살다 보면 다 알게 된답니다."
그렇게 시덥잖은 농담이나 주고받고 있던 중, 맨 앞에서 대기하던 레나가 후방을 향해 무언가를 말했다.
"앞에 도적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마차가 지나가다가 중간에 넘어진 자국이랑 무언가를 끌고 간 듯한 흔적들이 남아있어요."
작은 목소리는 아니지만 뒤의 인원들은 들을 수 있게, 그렇지만 적당한 크기로 크지는 않게.
"물론 없을 수도 있지만... 일단 경계는 하고 있어요. 바로 전투할 수 있게."
"최근에 이쪽 길로 도적이 있었다는 소식은 없었많아?"
"혹시 모르죠. 브론즈급 세명에 아리따운 수녀님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한탕 하러 온 무리일지."
"이런 때까지 농담이나 하고있고, 남자들이란..! 준비나 해요. 혹시 모르니까."
"그래 그래. 혹시 모르니까. 혹시."
예거와 마이클은 레나를 놀려먹으면서도 착실히 전투를 준비했다. 출발 이전에도 한번씩 정비했던 장비들을 체크하고, 바로 전투테세에 임할 수 있게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땅을 밟고, 마음가짐을 제대로 하는 것 말이다.
마리아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짐에서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메이스를 꺼내 몇번 휘둘러 보는 등 정비를 했다.
레나의 말이 정말로 맞았는지, 일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어있던 도적 무리를 마주치게 되었고, 미리 준비해두고 있던 덕택에 바로 전투에 임할 수 있었다.
"아니, 혹시 모른다고 했지 진짜 나와버리면 어떻게해!"
"하하하하! 원래 설마가 사람잡는 법이라네, 예거!"
"닥치세요 마이클!"
예거는 자신에게 접근하는 적의 공격을 오른손에 찬 스몰 쉴드로 방어하곤 두 손으로 칼을 잡아 일격에 적을 처리했고, 마이클은 마법사를 미리 견제하는 적들에게서 능숙하게 도망치며-지팡이 끝으로 한두대씩 급소를 찌르는 것도 잊지 않고-영창을 끝낸 마법을 정확하게 적들에게 쏘아냈다.
단검과 크로스보우를 쥔 레나가 전투에 가세하여 자신들 쪽으로 온 적들을 모두 처리하고 난 다음, 아! 하며 예거와 마이클, 레나가 마리아를 쳐다보았을 때, 마리아 또한 이미 상황을 끝낸 뒤였다.
"남의 것을 탐해 자신의 배고픔을 채우려는 것은, 절대 용서하지 않아요."
꽤 무거워 보이는 메이스를 한손으로 휘두르며, 메이스의 타격 부분보다 짧은 거리는 왼손의 주먹으로 격퇴하고서, 이제는 마지막 남은 강도의 머리를 메이스로 터트리고 있었다.
"...오우... 강력하시네...예거. 우리 분발좀 해야겠는데."
"야, 레나. 우리보다 많이 물리치신거 아니야?"
"하나..둘...셋...넷...다섯... 열명?"
"뭐, 레나 너 제대로 센거 맞아? 열명이면..."
"우리 세명이서 열두명이니까... 일단 우리들보단 훨씬 쌘거네요..."
"저게 이단심판관이구나..."
수도복 이곳 저곳에 강도들의 피와 육편이 묻어있었지만, 칠흑같이 어두운 검은색은 그 어느곳 하나 변한 곳 없이, 여전히 검정색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보며 상념에 빠져있는 그들에게, 마리아는 빛을 뿜어내는듯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다 처리했어요~ 이제 출발할까요?"
"..네, 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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