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거짓말은 안하는게 낫겠지.

"성당 갔다왔어."
"너가? 성당을? 왜?"
"아니 그냥... 궁금해서. 길가는데 보이더라고."
"흠... 뭐, 그래. 그렇다 치자구."

의심:80->40%
질투:90->80%

"다음엔 어디 가면 간다고 말좀 해줘. 오래 기다렸다고."
"하하하... 그래. 알았어."
"음... 너는 나한테 뭐 할말 없어? 축하한다거나, 수고했다거나. 응?'
"너야 뭐 항상 잘하잖아. 걱정 안했지. 너에 대해선 잘 알고 있으니까."
"후훗, 그렇지? 역시 그렇다니까."

차는 아침에 탓던 부드러운 백강훈의 운전보다도 훨씬 편안하게 나아갔다. 하기야 이쪽은 전문적으로 운전을 하는 기사님이고, 백강훈은 그냥 백강훈이다. 운전 좀 잘하는 일반인.

"너 점심 먹었어?"
"아직. 12시밖에 안됬잖아."
"12시면 원래 점심먹는 시간 아닌가..?"
"여하튼. 왜?"
"나랑 같이 밥먹자. 축하 겸해서. 어치피 아버님은 저녁에 오시고 어머님도 주무시고 계실거 아니야. 응? 응?"
"아, 알았어. 좀 떨어져."
"흐응, 부끄러워?"

부끄러움이라기보단, 두려움이였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보라색 눈이 나를 볼 때마다, 1회차 때의 그녀가 떠오른다고 해야하나.

아무것도 모른 체 그녀의 차에 타고, 그녀의 보라색 눈으로 쳐다봐지며 강제로 재워지고, 깨어났더니 단체로 모인 여자들이 우아하게 차를 마시며 사지가 묶인 나를 쳐다보며 '나는 팔으로 할래.' '나는 다리.' 하는 것을 보았던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뭐 먹게?"
"음.. 원래라면 주방장 님께 연락드려야 하지만... 그런 건 안좋아하잖아. 그치?"
"부담스러워 그런건..."
"그러면 그냥 아는 식당 가자. 좋은 곳 알고있어."
"너가 아는 식당이면.. 후. 알았어."

아마도 그녀가 아는 식당이라면 아무리 적어도 최소 6자리 이상이겠지만, 차에 탄 이상 나에게 거부권은 없었다.

역시 너무나 부담스러운 숫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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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40->0%
질투:80->20%
특이사항:그녀는 지금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잘먹었다. 넌?"
"배부르게 잘 먹었어. 고맙다. 축하도 해주고."
"당연하지. 난 항상 너만 생각하고 있어."
"...아,어. 음... 좀 부끄럽네."

그녀가 날 데려간 곳은 의외로 높은 가격대는 아닌 곳(그녀의 기준에서)이였다. 적당한 레스토랑. 맛있게 파스타와 피자, 스테이크를 즐기고 나오니,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해가 머리 위에 떠있었다.

올때와 마찬가지로 그녀의 차를 타고 편안하게 시트를 만끽하고 있으니, 잠이 쏟아져 내렸다.

자면 안될 것 같은데.
이렇게 졸고 있다가, 뭔가 잘못 된 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결국 나는 육체의 요청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 빠져들었다.

"졸려? 그럼 잠깐 자. 집 도착하면 깨워줄게."
"...아...어...응... 조금만... 잘게..."










쓰는데 좀 오래걸렸네요.
제가 댓글봤는데 2번이 많아서 2번으로 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