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버리고 나와서 조그만한 단칸 월세방에서 살면서

변변치 않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여자인데

어쩌다 보니 남자 소개를 받게된거야 


별생각 없이 한끼 얻어먹을 생각으로 나갔는데

남자도 너무 상냥하고 마음에 드는거야 

그러다가 호감 표시로 어떤 여자 좋아하냐고 물었는데

남자가 반쯤 농담으로 남들 처럼 돈 많고 이쁜 여자 좋아하죠 라고 말했는데

그걸 존나 진지하게 들은거지 

얼굴은 자신있는데 유능한 부모님 아래서 부족함 없이 자란 남자의 배경에 비해

자신이 너무 초라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거지


결국 허세로 남자가 내주겠다는 커피값도 자기가 내고 

이후 관계에서도 직장에서 미리 가불하거나 아르바이트를 늘리는등 무리해가면서

돈을 만들어 남자에게 비싼 선물을 사주는거지 

잠을 못자서 직장에서 실수하고 갈굼당하고 

집주인 월세 독촉에 할부로산 선물들 카드값 독촉에 시달리기 시작하다가

결국 집세를 못내서 쫓껴난거지 


갈 곳도 없이 밤거리를 배회하는데 

비는 오지 거리는 어둡지 

누가 따라오는것 같은 기분도 들고 무서워져서 

무작정 남자집으로 간거지 


막상 집앞에 서있는데 

도저히 뭐라고 변명을 해야할지 모르겠는거야 

그렇게 머리 굴리고 있는데 

인기척에 남자가 문을 먼저 열어버리고는 깜짝 놀란거지

당황해서 몸도 마음도 하얗게 되어버린 여자를 

남자가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거야 


그러더니 반쯤 실성해서 동거하자고 하는거지 

이유도 완전 횡설수설 동거를 안하면 이혼률이 어쩌고 

여자 혼자 자취하기엔 위험세상이니 어쩌고 

그러다가 진정하라는 남주인공의 얼굴을 보고 

그간 힘든 일들이 떠오르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하는거야 

일단은 아무것도 묻지 않고 남자는 여자를 집에서 재워주기로 하는거지 


여자는 그런 남자의 상냥함에 기쁨을 느끼지 

하지만 동거가 시작되자 여자는 점점 더 초조해져

왜냐면 남자랑 자신의 생활 수준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걸 알기 시작하는거야 

언제까지고 받기만 하다가는 자길 거렁뱅이라고 생각할거라는 생각이든거지 

하지만 왠걸 요리도 집안일도 남자보다 못했어 

하다 못해 요리라도 잘했으면 이라고 생각하다가 


여자는 발렌타인데이날 조퇴를 하고 

마트에서 사온 초콜릿을 중탕해서 초콜릿을 만들기 시작했어 

저녁에 돌아올 남자에게 줄 초콜릿을 


마침내 남자가 왔지만 

남자는 이미 양손에 다른 사람이 준 초콜릿들이 있는거지

그것도 선물용 고급 초콜릿 

자신의 초콜릿이 너무 초라하다고 느껴진 여자는 결국 자기 초콜릿을 건내주지 못해


그러다 스멀스멀 자괴감이 밀려오는거지

자기보다 능력있는 남자의 직장 여사원들에 대한 질투 

여자친구로서 남자친구에게 먼저 초콜릿을 주지 못했다는 후회


여자는 새벽에 자다 일어나선

홀린듯 남자가 받아온 초콜릿을 전부 먹어치우기 시작해

남자는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나 그 광경을 봐버렸지

여자는 소스라치게 놀라더니 그만 울음터트려

남자는 무슨일이냐면서 묻자 

여자는 어설픈 하트모양의 자신이 만든 초콜릿을 건내주는거지 

그리고 내가 더 사랑하는데 내가 더 사랑하는데 라고 연신 같은 말을 반복하는거야 

 

일단 여기까지 생각나서 써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