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크면 결혼해 주세요!"


수줍게 화단에서 꺾어온 꽃을 건내는 어린 아이.

풋풋한 마음에 잔뜩 기대를 하고 와서 내게 고백을 했다.

귀여운 마음에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웃어준다.


"얀순이가 커버리면 선생님도 커버릴텐데?"


"선생님이 좋아요!"


"흐흐- 선생님도 얀순이가 좋다"


인간과 엘프의 협약이 맺어진지 벌써 꽤 오랜 세월이 흘렀다.

정치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나는 은퇴 후 이렇게 어린이 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인간이란 참 신기해서 어느새 자라있고, 어느새 죽어버린다.

다들 우리의 장로를 부러워하지만, 글쎄. 

나는 유한하기에 아름다운 인간을 동경한다.


어쨋든 삶이 단조롭다거나 나쁘지는 않다.

지금 내 앞에서 고백이 성공했다는 기쁨에 춤을 추는 얀순이 같은 아이도 있으니까.


매년 얀순이 같은 아이가 나온다.

어린아이 특유의 풋풋함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물론, 나이가 들면 다 잊거나 흑역사가 될 테지만.


얀순이는 조금 더 특이한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어딘가 맹한 구석이 있는 아이.


나라에서는 무슨 장군님의 외동딸이라며 주의를 줬지만 나는 인간을 차별하지 않는다.

장군이든, 왕이든 결국은 인간이기에.

눈 깜짝하면 사라지는 존재이기에.


그래서 다른 아이와 똑같이 대해주었다.

잘못했으면 혼을 내고, 잘하면 칭찬을 하고.

모르는것이 있으면 가르쳐주고, 놀고 싶으면 같이 춤을 춰주고.


그 평범함이 이 따님에게는 너무나도 좋았나보다.

소녀다운 감성으로 고백하는 그녀에게 그간 내게 고백했던 다른 모두와 같이 승낙해주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오늘. 


그녀가 다시 찾아왔다.


"선생님을 받으러 왔어요!"


"엥...?"


"선생님도 참, 무려 19명이랑 결혼 약속을 하셨더라구요!"


"얀순이니?"


"경쟁자들은 이제 없으니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제가 옆에서 막아드릴게요"


"얀순아? 선생님이 잘 이해가 안돼서 그러는데.."


"안돼겠다, 지금부터 화간 들어갑니다"


"무,무슨.."


"약속 지켜야죠♡ 서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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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회로 돌아서 남녀 바꿔서 짧게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