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https://arca.live/b/yandere/24862586

이번에도 과거회상으로 할까 생각했는데, 일단 얀데레도 나와야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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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깼다.

과거회상을 꿈으로 꿀 줄은 몰랐지만 그 꿈 덕분에 내가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래, 세상을 떠난 그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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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떠나 얀진이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컴퓨터를 껐으니 걔 입장에서는 8시간이 8초 처럼 느껴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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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에 앉고 본체의 전원을 켰다.

모니터에는 대충 메인보드 회사 로고가 뜨고 얼마 지나지 않아 로그인 화면에 도달했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바탕화면을 마주하고 얀진이를 보는데..

"너.. 왜 그래..?"

그녀는 화면 구석에서 웅크려 훌쩍이고 있었다.

뭐지..? 8초 동안 무슨일이 난거야?

마우스 커서로 그녀를 한 번 클릭하자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랐고 그녀의 나로 향했다.

그녀의 눈을 보자 문제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 세팅으로 되있는 파란색 눈은 마치 오류가 난 것처럼 짙은 붉은 색으로 하이라이트도 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그녀는 얼마 안 가 눈물을 흘리고는 작은 소리로

".. 아.. 드디어..!"

그러곤 갑자기 화면이 암전이 되었고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방 전등이 켜졌다 꺼졌다를 순간적으로 반복하다 다시 안정화됐다.

... 뜬금없는 가설이지만 아마 이 시설 전체를 얀진이 통제 하에 놓인 것 같다.

그녀에게 얀진이가 든 usb를 받을 때, 그녀가 얘기해 준 것이 이 가설에 확신을 주었다.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시설 전체 권한을 얘한테도 줬어. 걱정 마. 안전장치는 해놨으니까."...

싯팔.. 안전장치? 뭐, 본체에 물이라도 뿌리면 되냐?

그렇게 생각하던 와중 모니터도 다시 켜졌고 얀진이가 말했다.

"짜잔! 이제 어두운 얀진이는 없어요!"

아까의 불안전한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처음 얘를 볼때보다 높은 텐션으로 말하고 있었다.

보통 이럴땐 "아하~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고 싶지만 난 얘를 연구해야되는 입장에서 방금 상황은 무엇이고 아까 전등이 깜빡이던 때, 지금은 왜 이렇게 밝은 것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나는 아무말 없이 그녀의 행동 내역이 담긴 로그 창을 키고 내용을 보려로 했다.

하지만 갑자기 로그창이 꺼졌다.

"아하.. 이건 제 프라이버시니 보지 말아주세요."

아마 얘기 닫은 것 같다.
프라이버시라니.. 얘가 진짜 사람이라면 모를까 엄연히 프로그램일 뿐이다.

"적어도 너를 만들고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보는 거니까. 부끄러워할 필요 없잖아. 선생님께 일기장 보여준다는 심정으로 맏겨 줘."

다시 로그창을 컸다.
그리고 다시 꺼졌다.

"아무리 그래도 숙제로 제출하는 일기랑 본인만 읽을 일기의 내용이 같지는 않죠! 논문이라면 걱정 마세요! 제가 다 써놨으니."

"..뭐?"

얀진이가 바탕화면 중앙에 있는 문서 파일을 가리켰다.

문서를 열자 양식에 맞게 잘 정돈된 어엿한 논문을 볼 수 있었다.

나는 곧바로 문서를 컨트롤+D를 눌러 지워버렸다.

"내 일기를 너가 쓰는 것도 이상하지."

ai가 논문을 쓴다면 무슨 내욜일지도 궁금해졌지만 이미 지운걸 별 수 있으랴..
곧바로 휴지통을 우클릭해서 파일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하지만 얀진이의 말로 내가한 행동이 의미를 잃었다.

"이럴 걸 대비해서 미리 제출을 해놨죠!"

"뭐?!"

말이 돼?

"아니.. 한 순간이었잖아. 그리고 넌 방금 켜졌고.."

내 질문에 그녀는 당당하게 말한다.

"후후.. 저는 인간이 아닌 프로그램. 이런 문서 파일을 만들고 보내는 건 순식간에 가능하죠. 별도의 계산할 필요도 없이요."

".. 아니, 그래도 여기 책임자인 나한테 승인을 받ㄱ-"

이내 얀진이가 내 말을 끊었다.

"이제 당신의 역할은 저의 비서에요."

아까 충격보다 더한 충격이다.

그녀는 또 다른 문서파일을 열어 내게 보였다.

"말도 안 돼.."

나의 실성한 말에 그녀는

"당연히 말이 돼죠!"

어디서 들어본 말로 대답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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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의 내용은 이렇다.

자신이 자리를 비운 상태라면 책임자 권한은 얀진에게 전달이 되며 책임자의 비서인 나는 얀진이를 따라 연구소를 운영하라는 지시.

그리고 아래에는 얀순이가 늘 쓰던 싸인이 있었다.

아까 문서를 순식간에 쓰던 걸 생각해서 이 문서도 조작된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얀순이가 usb를 건낼때 이런 말을 했다.

"여기에 문서 하나 있을텐데 그 내용대로 따라줘."라고..

"... 퇴사할래."

이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하지만 얀진이의 말이 탈출구를 없앴다.

"저런~ 그때 싸인한 계약서 내용을 잊으셨나요? 분명 그 조항중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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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의 권한 없이는 본인은 퇴사할 수 없다.






@@후기@@


적어도 현재 내용을 좀 풀어야 되겠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