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좀 더 CT씨에 대해서 알고 싶어요! 혹시 폐가 되지 않는다면 다음에 만날 수 있을까요?답장 기다리겠습니다.


"왔다아아!!"




핸드폰 알림을 보고 나도 모르게 소리친다.다행히 이 방에는 아무도 없고 길었던 밀당이 이제야 결실을 본 것이다.이 정도는 용서해 주었으면 좋겠다.


트레센 학원의 트레이너는 어쨌든 여자랑 인연이 없다.어쨌든 남녀노소 불문하고 담당 말딸과 이인삼각으로 오로지 승리를 향해 매진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트레이너들 사이에선 부부 사이가 된다는 말도 듣지만 극소수.많은 트레이너는 이성에게 인연 없이 졸업 때까지 담당말딸을 돕는다.


지금 이렇게 말하는 나도 그렇다.담당말딸은 골드 시티.모델이랑 경주말딸의 양립을 목표로 한 그녀와 함께 달려간 3년간은 산도 있고 계곡도 있고 웃음도 있고 눈물도 있고 둘에 넘어지는것도 있는 것이었다.


그런 시티도 이제 조금 있으면 졸업을 한다.졸업하면 일정기간 동안은 담당을 가질 수 없게 되어, 아주 조금 프리해진다.


그 빈 시간을 이용해서 여자친구를 만들려고 손을 댄것이 바로 이 만남 사이트다.


시티의 은퇴가 결정되자마자 등록한 이 사이트에서, 제일 먼저 나한테 말을 걸어준 여자가, 지금 연락을 주고 받고 있는 ID:「G.C」씨. 덧붙여서, CT는 나의 ID다.


그녀도 시티처럼 모델일을 하고 있다고 하며 모델로서도 경주말로서도 활약하고 있는 시티를 상당히 존경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사이트 에서 연락을 주고받으면 순수하게 시티를 동경의 대상으로 갖고 있었고, 시티에 대해 기쁜 마음으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 시티의 트레이너였음을 밝혔더니 그 어느 때보다 그녀의 연락이 많아져서 나도 관심있다는 듯 접근을 이어갔다.



C "저도 G·C씨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요!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다음주 일요일은 어때요?



그리고 마침내 찾아온 청신호.2개의 답장을 보내왔다.



G "우와, 감사합니다♪ 그 시티 씨의 트레이너를 직접 만날 수 있다니, 감격스럽습니다!매니저에게 말해서 그 날은 하루 쉬게해달라고 할테니까 CT씨도 열심히 준비해 주세요♪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드디어 내 인셍에 봄이 왔다아아아아아아!!"


또다시 외친다.왠지 이순간만큼은 나 자신이 자랑스러워 미치겟다.


드디어 여자친구 없는 경력=나이라는 흑역사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


시티와 같이 모델일을 하고 있을 정도다, 섹시한 여성인지 귀여운 여성인지 어느 쪽이든 기대치는 높다.이런 말을 시티의 눈앞에서 한다면 두들겨 맞을거 같지만 다행히 방에는 나밖에 없다.


이러고 가만이 있을수는 없군.상대는 모델이다, 적어도 옆에 있어 부끄럽지 않게 해야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나는 연애점. 옷, 머리 모양, 장식품 여러 가지를 갖추기 위해 나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데이트 당일 : AM 10시.집합시간 45분 전 >



"음, 암만 그래도 너무 빨리 온건가?"


집합장소에 도착해도 G·C씨의 모습은 없었다.아침에 보내온 그녀의 특징은 검은머리에 롱 하늘색 원피스 변장용으로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다는 것인데 주위를 둘러봐도 그럴 만한 여자는 없다.


절대 지각은 하지 않으려고 일찍 나왔는데도 역시 좀 이른 것 같다.



"어쩔 수 없지.일단 주스라도..."


"...봐주세요..."


"응?"



목이 마르기도 했고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자판기를 살펴보니 뭔가 두세 명의 남자가 그 자판기를 둘러싸고 있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그 자판기 쪽에서 분명히 여성의 목소리도 들려오고 있는 것이다.


턱시도 가면이 될 생각은 없지만 아무래도 예삿일이 아니잖아.목을 축이는 김에 구경할 기분으로 다가간다.



(잠깐만, 저 여자는?!)



무심코 다가갔지만 남자들 틈에서 보인 여자는 내가 찾는 모습 자체를 하고 있었다.


챙이 넓은 리본이 달린 귀여운 모자에 시원한 하늘색 원피스, 허리 가까이로 뻗어나가는 검은 장발.


억지로 팔을 붙잡고 떨리는 그 모습에 내 마음은 분노로 물들어 간다.



"그러니까 잠깐이라고 말 했잖아"


"언니도 어차피 혼자지?그럼 우리랑 놀자.이렇게 귀여운데 혼자다니다니 아깝다고ㅋ"


G "이,이거 놔!나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아까부터 계속 봤는데 올 기미가 전혀 없잖아.그런 남자는 버려두라고, 우리가 더 즐겁게 해줄테니까ㅋ"


"뭐, 그만큼 우리들도 즐겁게 해줘야겠지만 말이야 ㅋㅋ"


"언니 같은 미인은 좀처럼 없으니까 ㅋㅋ"


"야~ 너 너무 솔직해 ㅋㅋㅋ"


"그만해…아니, 누군가, 누군가 도와 줘……!」


"쳇, 시끄럽구나!이봐, 얼른 데리고……"야 니들."


"에? 윽!?" 털썩



팔을 잡고 있던 남자의 목에 뒷목치기.만화처럼 되지 않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의외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그녀를 붙잡던 남자는 그 자리에 쓰러져 당황하는 사이에 내가 끼어든다.


"니들 누구의 여자한테 손을 대는 거야?"


"뭐, 뭐야 너…우린 그냥…"


"그냥 뭐?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봐."



스스로도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지만 눈앞의 놈들의 위세가 확연히 꺾일 수 있는 정도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 애가 쓸쓸해해서 말을 걸었을 뿐이라고...."


"흐응?.........혹시 나는 널 외롭게 해버린걸까?"


G "아니, 아니……그렇지 않아요.약속보다 훨씬 빨리 온 것은 내 쪽이고……"


"그렇다고 하던데?"


"…………"


"한 번밖에 말하지 않았으니 귀담아 듣고 잘 들어라.



완전히 위축되는 한 사람의 멱살을 잡고 끌어당긴다.


"이 자식을 데리고 빨리 돌아가라.그리고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두번째는 없어'


"네, 네...."



쓰러진 남자를 업고 도망치듯 나머지 두 사람도 떠났다.


지킬 수는 있었지만 지금까지 해본 적도 없는 말과 행동을 해서인지 긴장이 풀리고 힘이 빠졌다.



"...휴우...."


G '괘, 괜찮아요?'


"아, 괜찮아.G 씨야말로 괜찮아?"


G "...네. 굉장히 무서웠지만 괜찮아요!"


"미안해, 진작 깨달았으면 좋았을 텐데"


G "그렇지 않아요!애당초 C 씨와 만나는 게 기대돼 빨리 온 제가 잘못이고.


"아하하, 꽤나 기분좋은 말을 해주는군요"


G '게다가 C씨의 멋진 모습도 보였으니까♪'


"이런……!G 씨, 사람이 보고있을때 너무 오래 걸리는 건, 그렇죠?


G「싫어요, 인가요?


"그런 건 아닌데.봐, G씨 모델을 하고 있으니까, 너무 눈에 띄면 변장의 의미도 없어져 버린다고나 할까……"


G "C씨와 함께라면, 그런 소문이 나도 좋아요♪ 아, 무엇하면 매니저에게 보고할까요?"


"역시 초면에 그런 관계가 되었다고 말하는 건 그렇지 않을까요.좀 더 서로를 잘 알고나서 좋다고 생각해 준다면 부탁합니다."


G "음......뭣하면 난 지금 당장이라도 좋을 정도인데...."


"미안해. 대신 오늘은 많이 즐기자구요?"


G "…알겠습니다!오늘 하루만에 C씨를 저에게 반하게 해드릴께요!각오해주세요♪'



이제 그냥 결혼을 생각해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호감도.그녀가 이렇게 호의를 베풀 줄 몰랐어.


만나기로 약속했을 때 이상으로 승리포즈가 튀어나오려는 것을 참고 팔짱을 낀채 걷기 시작했다.






<같은 날 : PM 21시>



그때부터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데이트를 즐겻다.영화에 쇼핑, 점심에 오락실, 끝에는 볼링까지 놀 수 있는 범위의 것은 모두 즐겻다.


첫 만남인 게 거짓말처럼 서로가 사양하지 않았던 것도 있고, 깨닫고 나니 날은 완전히 떨어지고 지금은 이미 밤이다.



"휴, 과연 너무 놀았구나.이제 몸에 힘이 없어."


G "그렇,군요...."


"피곤해졌어?"


G "아뇨……그렇지 않아요.그냥 오늘 하루가 벌써 끝나버린다고 생각하니 쓸쓸하고...하루가 정말 짧죠, 48시간 정도 있으면 좋을텐데..."


"그런 얼굴 하지 말아줘, 특별히 오늘 밖에 만날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오늘은 가까운 역까지 바래다 줄 테니 다음에……"


G 'C씨, 마지막으로 부탁 하나 들어주시겠어요?'


"왜 그래?"


G……부탁입니다.저를 안아주실수있나요?


"으윽!?"



너무 당돌한 그녀의 부탁에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너무 급발진이라 내 뇌는 이해가 전혀 따라가지 않는다.



"어, 어...?안는다는 건 평범하게 껴안으면 된다는 거죠?"


G "여기까지 와서 얼버무리지 마세요.무슨 뜻인지 알고 있죠?


"자, 잠깐만 진정하세요 G 씨.애당초 우리는 연락을 전부터 주고받은 적이 있었지만 초면입니다.게다가 나도 오늘은 그런 것이 목적으로 오늘 G씨를 만난 것은 아니거든요.아까도 말했지만, 그런것은 좀더 서로를 잘 알고나서...[C씨!]



달래려는 말을 그녀의 큰 목소리가 가로막았다.



G "들어보세요, C 씨. 저 곧 모델을 그만두고 여배우가 될 거예요"


"그, 그래요?"


G "저로서는 아직 모델일을 계속하고 싶지만 소속사의 방침에 따라 모델일은 폐지될 거예요.남아 있는 길은 업계를 은퇴하거나 모델의 연장선으로 삼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밖에 없어요."


"과연……하지만 G씨가 여배우가 되는 것과 지금 상황에 어떤 관계가 있는거죠?"


G "…여배우가 되기 위해서라고 해서, 베개 영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에!?"



가짜 뉴스만 뽑아대는 잡지나 인터넷 찌라시 따위에서는 본 적이 있지만 현역 모델이 말하면 설득력이 전혀 다르다.의심할 나위도 없는 그녀의 불안한 목소리에 또다시 엉뚱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G "소속사 사장님이 한 유명 프로듀서를 알고 계셔서 저를 여배우로 만드는 대신 저를 좋아하게 만들라는 얘기를 하셨어요.매니저는 말리고 있는데 솔직히 밑 빠진 독에 물을 퍼붓는거 같거든요."


"………"


G "일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고,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으로부터 연애라는 것을 끊어 왔습니다……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 준 사람에 대해서도 무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하지만, 그 끝에 노력해 온 일을 빼앗기고,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여자로서의 처음도 빼앗기다니……그런 것은 절대로 싫어요!"



쥐어짜낸 듯한 목소리와 그동안 맑았던 그녀의 눈에 선 눈물 쏟아지면서 부들부들 떠는 말과 함께 눈물이 그녀의 뺨을 흐른다.


비명에 가까운 그녀의 말에 내 뇌는 대답할 말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G "그러니까 적어도……처음만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바치고 싶습니다.비록 한 번만이라도 여자로 태어나길 잘했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싶어요."


"G씨…"


G "부탁드립니다, C씨… 오늘 밤만 있으면 됩니다, 이제 더 이상은 말하지 않을 테니까요.나를 당신의 여자로 만들어 주세요…"



나에게 거절한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번화가. AM 0시: 모 호텔>





"...아까부터, 긴장이 멈추질 않아"



귀에 이어폰이라도 달린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심장 박동음이 뇌에 직접 울린다.욕실에서 들리는 '여성의' 샤워 소리, 이따금 섞이는 '여성의' 콧노래마저 스피커라도 켜는 것처럼 큰 소리로 뇌에 울려 퍼지며 고동소리와 함께 엉뚱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그녀한테는 말하지 않았지만 이런 호텔에 오는 것도 이런 일을 하는 것도 나는 처음이다.


사실이라면 거절했어한다.당연하다, 톡으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던 관계일뿐인 오늘이 첫 만남의 상대. 게다가 트레센학원의 한명의 트레이너일뿐인 나와는 다른, 상대는 연예계에 사는 인간.나의 경솔한 행동 하나로 그녀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가 처한 상황과 진정한 그녀의 각오.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거절할 수 있을 만큼 나의 뜻은 확고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는 데는 결국 사심도 있었다.오늘 하루 즐겁게 해 준 감사, 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마음에 보답하자라는 변명.


게다가 나라고 그녀를 나쁘게 생각하고있는건 아니야.오히려 만날 약속이 생겼을 때도, 양아치로부터 도와 그녀를 지켯을 때도 그렇게 좋아했잖아.


뭘 주저할 필요가 있어?사정이 어떻든 간에 저렇게 귀여운 애가 자기랑 그런 걸 하고 싶다고 하는 건데?게다가 서로 처음 사귀는거라고?그녀가 보기엔 난 남자로 말할 나위도 없이 훌륭하다는 거지?



"차려진 밥상을 먹지 않는건, 사내자식이 아니지."



내 마음도 정해졌다.지켜야 할 부분은 지키고, 이때니까 즐겁게 하자.뭐 남자도 리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정신을 가다듬었을 때 등 뒤에서 소리가 난다.


꿀꺽 군침을 하나 삼키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흐응, 낮에는 그렇게 사내답게 멋졋는데,지금은 초등학생 어린애처럼 너무 긴장하고 있잖아."


"...에?시, 시티......!"


시티 "뭐야 그 이상한 얼굴표정은, 우스꽝스러운데"



거기에 있었던 것은 조금 전까지의 G씨가 아니다.


……애초에 여기에 있을 리가 없는 담당말딸 골드시티가 대신 있었다.


이곳에 오기 전 G씨가 고백해줬을때부터 충격에 뇌가 움직이지 않기는커녕 펑크가 날 지경이다.그리고 핏기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을 알 수 있고, 목에서 위까지 확연히 차가워진다.



"왜, 왜 시티가 여기에…G씨는…"


시티 "아아, 그 여자라면 이제 여기에는 없어. ……자."


"이거 이거......가발......?"


시티 "정확히는 위그지만.매니저한테 부탁해서 준비했는데, 요즘 건 굉장해. 붙이고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만진 느낌도 진짜 머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니깐"


"그런, 바보 같은... 왜냐면 얼굴 생김새는...."


시티 "흐응, 혹시 얼굴 말하는 거야?그런 거 특수분장 쓰면 딴사람처럼 하는 거 쉽기도 하고.뭐 목소리만큼은 어쩔 수 없으니까 거기서 들킬까 봐 걱정은 했는데."



"…………"


시티 "내 연기실력 꽤 괜찮았지? 비극의 여자~ 같은 가련한 캐릭터, 나한텐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말야.아 참고로 말하자면 여배우라든지 베개영업이라든지 전부 거짓말이니까.한 번 진짜로 배우 할 생각 있냐는 말이 오갔었지만 베개영업이라든지 있을 수 있으니까 단갈에서 거절했어."



시티는 지금도 뭔가 계속 말하고 있다.하지만 지금 맞이한 현실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아니, 이해하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지도 모른다.



"왜, 왜 이런 일을…?"


시티 "왜냐고?……그건 내가 말하고 싶은 대사야!!"



단숨에 귀를 뒤로 젖힌 시티가 나한테 달려든다.지금의 나에게 저항할 만한 힘도 반응도 없이, 어이없게 침대에 깔렸다.


나를 내려다보는 그 눈동자엔 빛이 하나도 없이 칠흑 같운 어두운 검은 눈이 나를 새기고 있었다.



시티 "있잖아, 어째서? 어째서 나라는 여자가 있는데 만남 사이트에 손을 댄거야? 대답해 줘."


"미, 미안해, 시티……"


시티 "사과해달라는 말은 하지 않았어!왜 이런 사이트에 손을 댔냐고 묻는거야!!대답해!!"



뇌가 경종을 울리다.더 이상 속이면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고.


사실대로 말해도 무사할 수는 없지만, 더 이상 미루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 여친이 갖고 싶었어…"


시티 "뭐?"


"지금까지 쭉 시티랑 함께 노력해왔고, 그런 기회도 좀처럼 없었으니까……곧 시티도 졸업할거고, 그러면 당분간 트레이너로서는 프리해질거니까……"


시티 "그래서 여친을 만들려고 했다는 거야?"


"으, 으응……"


시티 "웃기지마!"



고막이 터질 듯한 시티의 포효가 울린다.



시티 "내가 졸업하니까 다른 여자를 만들어!?까불지마! 너가 말했었잖아! 계속 나만을 바라보겟다고!그건 거짓말이었던거야!?나를 경주에 뛰게 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던거야!?"


"아, 아니야…거짓말이 아니라…"


시티 "그럼 왜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는거야!?나는 너가 있어서 여기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어!당신 말이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했었는데!! 어차피 당신에겐 난 그저 졸업할 때까지만의 인연, 스쳐 지나가는 학생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는 거야!?"


"그, 그건…"


시티 "너가 이 사이트에 손을 댔을 때의 나의 기분, 조금이라도 생각해 본 적 있어!? 난 그날 울었어!나만 본다고 해준 주제에 얼굴도 안 보이는 여자에게 열심히 들이대면서 친절하게 대할때 솔직히 말해서 난 그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어!?"


"…………"


시티 "처음에는 그냥 단순한 변덕인 줄 알았어!당신의 애마로서의 여유도 있었어! 그러니까, 변덕으로 바람을 피더라도 금방 나에게 다시 돌아올거라고, 그렇게 믿었는데! 가상의 여자로 위장해, 실제로 변장하고 만나도 너는 눈치채지 못했어!!그런 건 너무해!!"



아까 G 씨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감정의 물결.


분노, 한탄, 외로움, 억울함, 질투, 시기…… 온갖 감정이 시티의 말을 타고 덮친다.


동시에 내 뇌 속에도 온갖 물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시티의 생각도, 그녀의 정체도 알아주지 못한 한심함,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한 후회……여러 감정이 뒤섞여 더 이상 정리가 따라가지 못한다.


무엇에 대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러갔다.



시티 "뭘 우는 거야? 울고 싶은건 너가 아니라 나야……그래 알았어, 이제 됐으니까.아무 말도 하지마."



그러자 시티는 내 옷에 손을 얹고 힘껏 찢었다.그리고 그녀도 입었던 목욕 가운을 벗어던지고 우린 서로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이 된다.


저항할 기운도 갖지 못한 나를 내려다보는 시티.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치켜올랐는가 하면 침대 바로 옆에 있는 탁자에 스마트폰을 설치하기 시작한다.그 렌즈에 닿는 부분에는 빨간 한 개의 빛이 둔하게 빛나고 있었다.



시티 "너는 영원히 나의 것이야.나도 영원히 당신의 것이 되어줄게,앞으로는 쭉, 쭉 계속 함께할거니까.트레이너"



내 몸에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열과 쾌락이 덮친다.


요염한 암컷의 교성, 찌걱찌걱 울리는 물소리와 둔탁한 살덩어리들이 탁탁탁 부딪혀지는 소리……그 모든 것을 다 듣기도 전에 나는 의식을 내려놓았다.




(나는 무엇을 잘못했을까…).




출처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umamusme&no=1214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