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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세 사람을 따라 얼마정도를 날아갔을까.

   

대지를 지나, 그 다음에 보이는 건 호수, 그 다음에는 논밭, 대지, 호수, 산…

   

다양한 풍경을 보고 난 후에 도착한 목적지는 꽤 괜찮은 저택이였다. 마치 예전에 내가 만들었던 저택같은…

   

…다시 보니, 저거 내 집 맞는거 같은데?

   

뭐야, 왜 더 상태가 좋아졌어.

   

“일레시아, 저거 내 집 아니야?”

   

“맞아, 현자. 너가 죽고 나서 왕국쪽에서 관리를 하더라고. 무슨 관광명소로 만들려고 한다던가? 뭐, 집주인이 돌아왔으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렇게 답하는 일레시아의 말에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하긴, 지구에서도 위인의 생가들 중 일부는 인기있는 관광명소가 되지 않던가?

   

‘내가 될 줄은 몰랐지만…’

   

그래도, 꽤 인기를 증명받는 듯한 느낌이라 기분이 좋아지는건 어쩔 수 없다.

   

“…현자, 기분 나쁘게 웃고있어.”

   

음, 테라가 핀잔을 줄 정도로 표정이 이상했나 보다.

   

   

물론 리모델링 한 왕국 입장에서는 갑자기 죽은 현자가 살아 돌아왔고, 거기에 기껏 공들여 만든 곳에 다시 살기 시작하면 억울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겠지만 내 알바는 아니다.

   

   

‘그러게, 나중에 사람이 살아돌아올 때도 생각했어야지.’

   

왕국 차원의 서비스 좋네.

   

그렇게 생각도 잠시. 왜 세 사람은 여기로 날 데려온걸까.

   

“여기에 뭐라도 있어? 왜 날 여기로…”

“당연한걸 물으시네요. 저택에서 현자님의 죄값을 치려야죠?”

   

‘뭔지 알거같은데.’

   

숲에서 세 사람이 말이 없는데도 시선을 마주치던 것을 보면.

   

‘분명 전음을 셋이서 사용한게 분명하다.‘

   

중간에 그걸 눈치채고, 간섭을 시도했지만 마력이 적어서 그런지 아주 조금 밖에 들리지 않았지만. 어느정도 단서는 찾을 수 있었다.

   

- …안돼, 셋이서… 딱, 우리 세명…

   

- 건강… 아이… 남자…

   

그런 키워드들을 들었을 때, 이 세 사람에게 처음 든 생각은.

   

‘… 셋 다 조금, 그런 쪽에 관심이 많았구나…’

   

아니, 내가 무시하고 있던 걸지도 모른다. 그 때의 나는 마왕을 잡아 복수를 이루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세 사람을 이성으로서 생각하지도 않았으니.

   

-툭, 툭.

   

그렇게 손가락을 툭툭 치며, 생각을 이어갔다.

   

‘내가 추측하는게 사실이라면… 이건 내가 너무 잘못한 거다.’

   

세 사람이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면, 분명 어느정도 나에게 표출 했을거다. 세 사람은 그런 사람들이니깐, 그렇게 까지 한걸 내가 눈치를 못챈거고.

   

‘다른 사람이 있었다면, 분명 날 보고 답답해 했을거야.’

   

거기에,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세 사람은 조금씩 비틀려있었다.

   

‘심안.’

   

상태창의 고유 능력으로, 어느정도 부정한 마음, 감정 정도는 알아 챌 수 있다.

   

이거로, 우리 파티에게 악의를 가지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내가 솎아낼 수 있었지.

   

‘세 사람이 너무 강해서 정확한 감정은 알 수 없지만, 그게 나와 관련된거라는건 알겠네.’

   

세 사람의 대화 일부로 알 수 있는 담합, 나에 대한 집착, 거기에 내 추측하고 있는 것 같이 포함하면 세 사람의 비틀린 감정은….

   

‘질투.’

   

3년동안 연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감정은 조금씩 변형되어 더욱 어둡고 짙어졌을탠데, 다른 사람도 한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 

   

‘좋지 않다.’

 

나를 그정도로 좋아한다는 것은 기쁘나, 질투라는 감정이 짙고 어두워지면, 끝이 분명 좋지 않을거다. 그러니, 그걸 해결해야한다.

   

‘그러니, 기회를 봐서 어느정도 제약을 건다.’

   

제약을 걸고, 우리 네 사람이사이좋게 계속 있을 수 있도록. 

   

‘미안해, 다들.’

   

* * * 

   

‘으음. 현자님이 이상한데…’

   

조금씩 흔들리는 동공, 살짝씩 뱉어내는 소리. 왼쪽 검지로 조금씩 무릎을 툭, 툭, 건드리는 행동.

   

‘깊게 생각할 때 나오는 현자님의 습관. 무슨 생각을 하시는건가요?’

   

스텔라는 현자가 생각할 때 나오는 습관을 바로 눈치챘다. 가끔씩 보이던 습관을, 현자의 습관을 모를 리가 있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조금씩 테라와 일레시아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그 둘의 시선은 현자를 향해있지 않던 것을 확인했다.

   

‘그럼, 현자님이 생각하시는 건 저만 알고있는 사실이네요?’

   

아주 좋은 일이네요. 라고 생각하며, 이내 스텔라는 현자가 생각하는 것에 대해 유추하기 시작한다. 

   

현자님. 또 어떤 잔재주를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저에 대해? …아무래도 좋아요. 어차피, 현자님은 곧 저만을 바라보시게 될테니.’

   

“후후…”

   

‘다른 생각을 하시던 거면, 나중엔 저만을 바라봐주시면 좋겠네요. 일단, 다른 두 사람에겐 비밀로 할까요?’

   

그렇게 생각을 마친 스텔라는. 다시 아무 일도 없던 듯이 행동하기 시작했다.

   

현자도 그런 스텔라의 행동을 눈치 채지 못했다.

   

* * * 

   

현자를 끌고 저택으로 간 세 사람은 침실쪽을 향했다. 그리고, 현자를 죄를 심판할 가구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음! 테라, 스텔라. 꽤 크고 아늑한걸보니 괜찮을 거 같아. 네 사람이 올라타도 남을정도야.

   

“…이건 아닌거 같은데.”

   

“현자는 그런 말할 자격없어. 현자는 우리 세 사람과 하기 전엔 못나가.”

   

“이 기회에, 현자님 이름도 알아가면 좋겠지요. 현자님은 우리의 이름을 부르면서, 왜 우린 현자님의 이름도 모르고 있는거죠?”

   

그렇게 말하는 스텔라의 말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지금 내가 떠오르는 생각은

‘큰일났다.’

   

막상 눈 앞에 다가오니, 기대도 되지만 너무 무섭다.

   

‘3년동안 욕망을 참아온 세 사람을,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힘들거다. 중간부턴 내가 당하는 쪽이 되겠지.

   

‘…어떻게든, 내가 우위를 점해야 가능하다.’

   

그럼, 조금 

「등가 교환.」 

   

16시간 정도를 자는 댓가로, 지금 눈 앞의 세 사람을 감당할 정력을…

   

“현자, 혹시 방금전에 마법썻어?”

   

“아니. 왜?”

   

그렇게 말했지만 매우 초조한 상태였다.

   

‘들키면 죽는다.’

   

방금 쓴 등가 교환은 댓가로 목숨까지도 걸 수 있는 고유 마법이기 때문에.

   

이 ‘등가 교환’으로 저 세명을 살렸지만, 목숨을 댓가로 삼아서 내가 죽었던 것이다. 이걸 저 세사람에게 들킨다면 분명…

   

‘분명, 어딘가에서 하나는 잘리고 감금당할거야.’

   

그렇게 직감이 경고하기에, 거짓말이 입안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리고, 댓가를 삼아서 얻은 능력이 정착하는데엔 조금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조금의 시간벌이 수단이 필요하다. 물론, 이것도 댓가를 늘리면 즉시 발동되긴 하지만.

   

“…음, 30분 정도 동안 씻고 하지 않을래…?”

   

운이 좋게도, 나는 올바른 선택지를 찾아 낼 수 있었다.

   

그렇게 30분의 시간을 벌었고. 저녁이 다가온다.

   

* * * 

   

검은 하늘에 빛나는 별과 동그란 보름달로 인하여 생기는 빛이 창문 사이를 비쳐왔다.

   

“…현자님. 어째서 불을 끄자고 하자는 건가요?”

   

“창문을 통해서, 빛이 조금 들어오잖아? 지금도 너희 세명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는걸.”

   

또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게 더 마음에 들기에, 나는 조명을 끄는게 마음에 들었다.

   

‘어차피, 지금은 서로 조금씩 떨어져 있지만, 곧 코앞까지 가까워 질거고, 조금 있으면 모두가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보일거다.’

   

“그럼, 누가 먼저 할거야?”

   

그렇게 말하자, 스텔라가 즉시 답했다.

   

“후후, 현자님이 직접 선택하셔야지요?”

   

“그래, 이건 현자가 정해야해.”

   

“현자는 누굴 정하려나?”

   

그렇게 말하는 세 사람의 표정들은, 매우 자신감이 가득했다.

   

그런 모습을 보니, 왜인지 조금 기분이 이상했다. 


성자필쇠 라고 하던가. 지금 저 세사람의 자신감이 번성한 것을, 어째서인지 쇠하게 만들고 싶어졌다.


더는 그만! 거릴 때 까지.


'나도 변탠가 보네. 그런 생각이나 하고."


잡 생각도 잠시, 이제 선택을 해야한다.


그럼... 누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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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 지적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