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붕이와 얀순이는 20대 중반의 커플이야.

둘의 첫 만남은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하려는 얀순이를 도와주면서 시작되었고 이윽고 자연스럽게 카페에서 이런저런 애기를 하다 보니 서로에게 호감이 생기고 친구 사이에서 달달한 연인 사이로 발전하게 됐어.

그런데 사귄지 2년이 되기 한 달 전부터 얀순이의 모습이 이상했어.

누가 봐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표정을 가끔 지었고 가끔 어떤 번호로 전화가 오면 얼굴이 굳어지면서 전화를 받으러 가기도 했어.

아무리 봐도 신경 쓰였지만 중요한 개인 사정 일수도 있다는 생각에 함부로 물어보지는 못하는 상황이었어.

1달 뒤 얀붕이는 얀선에게 줄 2주년 기념 선물인 커플링을 챙기고 약속장소로 갔고 얀붕이의 얼굴을 마주한 얀순이는 말했어.

"얀붕아.....우리 헤어지자."

".......뭐?"

"말고 대로야.우리 이제 그만 만나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데...그걸 왜 지금 이 순간에 얘기하는 건데!"

"............미안해"

"이유라도 물어보자.왜 헤어지려는 건데."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는 거야?"

"........."

"너,다른 남자 생겼지?"

".....얀붕아! 그게 아니라."

"됐다,그 새끼랑 실컷 물고 빨고 잘살아라.차단할거니까 연락할 생각도 하지 말고 앞으로 그 낯짝 안보였으면 좋겠네."

그렇게 얀붕이는 커플링이 담긴 상자를 얀순이가 보는 앞에서 바닥에 내팽개치고선 집으로 돌아가서 소주를 병나발째로 빨면서 한참을 울어 재끼다가 잠들고 말아.

다음날 눈을 떴을 때는 이제 얀순이가 없다는 허전함에 다시 슬퍼지려 할 때 집에 초인종 소리가 울렸어.
택배라도 온 건가 하고 현관문을 열자 보인 건 얀붕이의 대학교 후배인 서연이였어.

"아니,얀붕선배 뭔 짓거릴 했길래 아침부터 이렇게 술에 찌든 상태인 거에요.아무리 여자친구분과 2주년이라고 하셔도 너무 거하게 하신...."

"헤어졌어."

"예?"

"차였다고,개한테."

"어...죄송합니다."

얀붕이에게 모든 상황을 들은 서연이는 화내기 시작했어.

"아니 뭐 그딴 년이 다 있답니까?다른 남자가 생겼다면서 헤어지자고 하다니."

"차인 건 난데,왜 네가 난리냐."

"선배도 그걸 가만히 받아들인 거에요?저였으면 명치에 주 먹이라도 한 대 갈겼어요!"

"어차피 다 끝난 일이야.근데 넌 여기 왜 왔냐?"

"....어제 선배가 새벽에 전화로 내일 집으로 안 오면 죽어버릴 거라면서요.

"와,나 이젠 술 취해서 멀쩡한 애까지 자살로 협박했나 보네...미안하다 서연아.내가 다음에 밥이라도 사줄 테니 돌아갈래?"

"이미 여기까지 불러놓고 그냥 가는 건 좀 아니죠.밖에 나가서 같이 놀다 들어가요."

"내가 지금은 상태가 영 안 좋아서.다음에...."

"여기서 멍청이 처럼 계속 질질 짜지 말고 나가기나 해요.그래야 이별도 극복할 수 있는 거에요.평생 그러고 있을 생각이에요?

"하……. 살다살다 너한테 한소리 들을 줄 몰랐네.그래 네 말이 맞아.그럼 오늘 하루 부탁할게?"

"예예~알겠습니다!나으리~"

그렇게 서연이와 카페,영화관,수족관,노래방 코스를 즐긴 얀붕이는 점점 마음이 치유되기 시작했고 늦은 시간이 돼서 슬슬 헤어질 때가 되었어.

"고맙다 서연아 너한테 정말 큰 도움을 받고 말았네."

"오늘 하루 어땠어요?전 재밌었는데."

"그러네....너가 내 여자친구였다면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까짓거 여자친구 하면 되죠."

"어?"

"지금까지 마음 있었지만, 임자가 있었기에 가만히 있었던 거에요.하지만 지금은 골키퍼도 없는데 골 넣는걸 걱정할 이유가 있나요?"

"넌....날 배신하지 않을 거야?"

"전 걱정하지 말고 선배야말로 다른 년 쳐다보면 죽을 줄아세요?"

그렇게 얀붕이와 서연이는 키스를 나누면서 커플이 되었어.

그로부터 3년이 지나고도 여전히 그 둘의 관계는 변함이 없었고 서로가 사랑하는 나날의 연속이였어.
그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반찬거리를 사고 집으로 돌아오는 얀붕이는 집 앞에 한 여자가 있는 걸 봤지만, 거리가 멀어 얼굴이 보이지 않았고 거리가 가까워지자 여자의 얼굴이 보였는데.그건 얀순이 였어.얀붕이는 당황하여 뒷걸음질을 쳤고 뒤를 돌아본 얀순이와 눈이 마주치게 됐어.

집에 얀순이를 들여놓았다간 큰소리를 칠거 같아서
사람이 없는 놀이터로 얀순이를 데리고 갔어.

"무슨 낯짝으로 집까지 찾아온 거야."

"얀붕아.우리 다시 시작하자.응?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왔어,이제 우리 관계를 위협하는 건 아무것도 없...."

"뻔뻔하게 그딴 소리를 짓걸이려고 여기까지 온거야?우리 헤어진 지 3년이야.우린 이제 끝났다고!그리고 나 여자친구 있어.알아들었으면 이제 그만 컥...커억......"

얀순이는 얀붕이의 말이 끝나기 전에 그 목을 양손으로
잡은후에 괴력으로 숨통을 조이기 시작했어.

"아니야 얀붕아.네가 할 말은 그게 아니야.여자친구라니.너한테 있어서 여자친구는 과거에도 나였고 현재도,그리고 미래도 나뿐인걸?안그래 얀붕아?응?그렇지?왜 대답을 안 하는 걸까?"

"컥...커억...살ㄹㅕㅈ......."

결국 얀붕이는 정신을 잃고 말았어.얀순이는 죽은눈 으로 얀붕이를 바라본 후에 건장한 남성 2명을 시켜서
얀붕이를 차에 싣고 떠나버렸고.그 장소에 남은건 주인을 잃은 반찬거리와 핸드폰 뿐이였어.

얀붕이가 정신을 차렸을때 보인것은 서양풍으로 꾸며진 화려한 방의 장식들 이였어.납치라고 생각하기엔 어째서인지 얀붕이의 몸에 족쇄같은것은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지.이윽고 눈앞의 문이 열리면서 얀순이가 건장한 남자2명과 함께 들어왔어.

"아,얀붕아.눈을 떳구나?미안해.목은 아직도 아파?
얀붕이가 그런 말을해서 나도모르게 조금 열받아서
그만 저질러버렸네.그래도 이젠 결혼 직전의 연인 사이니까 행복하게 지내자?"

"헤어지자고 해놓고서 이제 와서 연인이라고?"

"아,그러고 보니 얀붕이에게 애기해주지 않았구나."

사실 얀순이의 가문은 이탈리아의 마피아 중 하나였는데 그 보스인 얀순이의 아버지가 얀붕이와 얀순이의 관계를 알고 헤어지라고 협박을 했고 시기를 기다리다가 얀순이는 쿠데타를 일으켜 지금의 보스가 되었다는 게 얀순이의 말이었어.

"난 너하고 결혼은 물론이고 연인도 할 생각 없어."

"얀붕아,내가 왜 너를 가두지도 않고 가만히 자유롭게 풀어줬다고 생각해?여긴 한국이 아닌 이탈리아의 우리 패밀리의 구역이야.

"탈출할수도,도움을 청할 수도 없어.그러고 보니 서연이라고 했나?그래,그계집의 일가족을 죽이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할게....결혼 할 테니까,서연이는 건들지 마!"

"그래,그거면 된 거야.처음부터 이랬다면 좋았잖아 얀붕아~"

"넌....사람도 아니야.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일을....."

"얀붕이는 원래 내 것이었는걸?물건이 원래 주인에게 돌아왔을 뿐인걸?자,이제 둘이서 행복해지자...."

그렇게 둘은 이탈리아에서 행복하게 신혼생활을 보냈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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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순이가 마피아 보스인 경우도 써봤는데 난 마피아가

더좋은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