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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한다고 할 때는 언제고 얀붕이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가 버리자 얀순이는 분노와 앞날의 공포에 미쳐 날뛰었어


매일같이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연락하기 위해 수백 통씩의 전화만을 걸어 보았지만, 그 전화들은 전부 걸리지 않은 채 쌓여 가더니

   

어느 새부턴가는 핸드폰 너머에서 이 번호는 없는 전화번호라면서 얀붕이가 연락처마저 바꿔 버렸음을 알리는 소리만 들려 올 뿐이었지

   

그날부터 자신의 아기를 위해서라도 그녀는 과거보다도 더 절실하게 얀붕이를 향해 그저 수천 통씩의 전화와 카톡, 문자만을 보내 왔지만 그저 전부 없는 연락처라고만 뜰 뿐이었어

   

너무나 필사적이어서 불쌍해 보일 정도로, 얀순이는 자기가 임신까지 했으니 얀붕이는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을 거라면서


스스로를 위로하고 얀붕이가 좀만 있으면 돌아오겠지, 다시 내게 연락을 해 주겠지 하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전과 마찬가지로 절대로 얀붕이가 그녀에게 되돌아 오는 일은 없었어






설상가상으로 그녀의 배 속 아이는 점차 커져 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그 마른 몸매 덕분에 배가 눈에 띄게 나온 데다 입덧까지 하는 바람에 그녀의 부모님마저 그녀의 임신 사실을 알아채고 말았지

   

방구석에만 쳐박힌 폐인이 된 딸이 이제야 좀 회복되나 했더니 누군가의 애를 배어 버려진 채 돌아왔고

   

그것도 그 남자는 어렸을 때 그녀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이기에 그 부모에게 따질 수조차 없는 데다


딸은 돌아오지도 않을 그 남자만을 기다리면서 돌아올거야돌아올거야얀붕이는내게다시꼭돌아올거야 하면서 중얼거리기만 하는 상황

   

결국 그녀의 부모님은 그 짜증나고 답답한 상황 때문에 생긴 분노를 모조리 그녀에게 다 풀어 버리고는


집안의 망신이 되어 버린 그녀에게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겠다며 그녀를 강제로 집에서 내쫓아 버렸지

   

결국 부모님의 정신나갈 듯한 압박, 자신을 구해 줄 조력자 한 명 없는 그 비참한 상황, 능력도 없는 자신에게 떠넘겨진 양육의 부담


게다가 태아는 친자 확인 검사도 안 되어 검사지를 들고 얀붕이에게 찾아가 책임져 줄 것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에


얀순이는 결국 얀붕이가 자신에게 돌아와 줄 거라는 모든 희망을 버려버리고 말았어


오직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그 죄에 대한 벌을 드디어 받게 된 거라며, 이 모습이 그 악독하고 표독스럽던 자신에게 맞는 모습이라며 깔깔깔깔 미친듯이 웃을 뿐이었지

   

산모의 몸임에도 자해에 술 담배까지 해 가며 뱃속의 아기를 해치는 행위를 하는가 하면

   

언제는 멍하니 뱃속의 아기에게 너는 엄마가 믿고 의지할 유일한 엄마의 친구라면서 대답도 없음에도 계속 말을 걸더니

   

언제는 또 뱃속의 아기에게 너 때문에 내가 벌을 받게 되었다고, 너 때문에 사랑하던 얀붕이에게 내가 이토록 끔찍한 죗값을 치르게 되었다며 너를 뱃속에서 지워버리고 싶다며 폭언을 퍼붓다가

   

또 언제는 다시 미안하다고 뱃속의 아기에게 싹싹 빌면서 표독스럽고 나쁜 년인 엄마가 다 잘못한 거라며 정신나간 채 중얼거리기까지 했고 말이야






그렇게 정말 정신나갈 것 같은 폐인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며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날을 보내던 얀순이는

   

더 이상 이렇게만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느꼈어

   

이대로는 아이를 낳기 전까지 자신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살아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끼고는

   

적어도 아무 죄 없이 나랑 살다가 고통받게 될 가엾은 아이를 위해서라도

   

다시 얀붕이에게 돌아가서 비굴하게 싹싹 빌겠다는 다짐을

   

매일같이 얀붕이에게 학대받는 삶을 살게 되더라도 다시 얀붕이에게 돌아가 그의 따스한 품 속에서 안정을 취하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굳게 하였지   

   

결심을 굳힌 그녀는 이미 배가 많이 불러 예전의 아름다움을 되찾지는 못했지만 최대한 예전처럼 아름답게 스스로를 꾸미고는

   

무작정 얀붕이가 다닌다는 샤울대학교로 찾아가 하나하나 수소문을 해 가며 얀붕이를 찾기 위해 애썼고

   

몇 시간이나 돌아다닌 끝에 얀순이는 드디어 얀붕이가 산다는 자취방을 알게 되어 거기로 찾아갈 수 있게 되었어

   

그런데 이상하게도, 얀붕이가 살던 곳은 자신이 알던 얀붕이네의 그저 그런 재력에는 맞지 않는 서울 한복판에 있는 고급진 오피스텔이었어

   

마치 누군가에 의해 크나큰 도움이라도 받아 그곳에서 살게 된 것처럼 말이야

   

하지만 이내 얀순이는 그런 거 신경 쓸 때가 아니라며 다시 마음을 굳히고는, 얀붕이가 산다는 집 앞으로 가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한 후, 얀붕이가 자신에게 어떤 행동을 하던지 감내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하며 초인종을 눌렀지






그런데 초인종 소리를 듣고 누구냐고 물으며 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얀붕이가 아니었어


다름아닌 그 옛날에 페북에 뜬 홍보 영상에서 얀붕이와 함께 하하호호 하면서 웃고 떠들던

   

바로 그 여자친구였지

   

그 우월한 외모와 학력, 재력으로 보는 자신에게 질투심을 느끼게 해 열등감으로 속을 박박 긁게 하던

   

얀붕이가 자신에게 헤어졌다고 분명히 똑똑하게 말했던 그 여자친구 말이야


분명히 헤어졌다고 한 여자친구가 돌연히 얀붕이네 오피스텔에서 나오는 그 뜬금없는 상황에 얀순이는 이해가 안 되어 얼어붙었고


그 모습을 본 여자친구는 피식 하고 웃더니 그녀보다도 더 큰 키로 그녀를 내려다보면서 혹시 이름이 얀순이 맞냐고, 얀붕이 보러 온 거냐고 물었어

   

그 말에 얀순이가 그저 그렇다면서 멍하니 대답하자

   

그녀는 갑자기 깔깔깔거리며 웃더니, 입에 담배를 하나 꼬나물고는 얀순이에게 마치 그녀를 조롱하고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어


그러더니 그녀는 방 안을 향해 얀붕이 오빠♡♡♡♡~~하고는 간드러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얀붕이의 이름을 불렀지

   

설마설마 하면서 여자친구가 아니라 그냥 놀러온 여사친일 거라며 머리속으로 필사적으로 부정하던 얀순이를 확인사살하면서 말이야

   

곧이어 그 말을 들은 얀붕이가 방 안에서 나왔어

  

방금 그 여자친구라는 년과 자신에게만 해 줄 거라 믿었던 그 음란한 행위들이라도 하고 나온 듯이 안경을 벗고 퇴폐적인 모습을 한 채 나온 얀붕이는

   

나오자마자 얀순이를 보고는 크게 낄낄거리며 웃더니 얀순이가 보는 앞에서 그 여자친구라는 년과 입을 맞춰 혀를 섞으며

   

사실 지금까지 일들은 전부 오해이고 얀붕이가 자신을 다시 사랑해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던 그녀의 모든 상상을 산산조각내었지


자신을 보면서 낄낄거리며 웃는 그 두 남녀를 본 얀순이의 머리 속엔 불길한 예감이 스쳐지나갔어


한 때 얀붕이와 잠시 사귄 데다 임신까지 한 여자가 나타났음에도 화내기는 커녕 


마치 다 알고 있기라도 했던 것처럼 자신을 비웃기만 하는 얀붕이의 여친의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은


자신이 그저 얀붕이의 여친마저 도와준 얀붕이의 복수극에 놀아났을 뿐이라는 그 절대로 믿고 싶지 않았던 진실을 확인시켜 주기만 할 뿐이었으니까...


충격에 빠진 얀순이가 제자리에 주저앉아 아니라면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필사적으로 부정하자

   

그 여자친구는 그런 비참한 모습의 얀순이를 비웃음에 찬 표정을 지으며 깔보듯이 내려다보았어

   

마치 자신이 과거에 얀붕이의 비참한 그 모습들을 보고 깔보던 그때의 얀순이 자신의 모습과 똑같이 말이야

   

그러고는 나지막히 얀붕이에게 안겨, 얀순이를 조소하며 중얼거렸지

   

"오빠... 그 썅년 올거라더니 진짜로 왔네... 우리 오빠 그토록 괴롭히던 그 썅년... 이제야 싹싹 빌면서 우리 앞에 나타났어♡♡♡"








쓰다 보니 10000자나 되서 그냥 반갈죽시킴

구상한 엔딩이 얀순이가 1화에 나온 악행의 죗값 치르는 걸로 끝나는 엔딩이어서 얀붕이가 싸튀충이 되버렸는데

그냥 매운맛 소설 본다고 생각해서 매워도 봐주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