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찢을 듯이 크게 울리는 알람에 눈을 뜬다



오전 7 30등교 준비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고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나는 인상을 쓰면서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



머리가 추라도 달린 것처럼 무겁다아마도 어제 늦게  탓이겠지.



평소처럼 아침을 거르고 교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선다.



거리는 안개가 자욱해 하늘에서 떨어진 어슴푸레한 빛만이 자동차의 창문에 부딪혀 깨지고 있다.



어제와 같은 아침이다



나는 습한 공기로 범벅이  거리를 걷는다



부실공사로 한두개씩 삐져나온 보도블럭들이 가끔씩 신발코에 걸린다.



나는 눈에 익은 가로수길을 가로질러 학교 앞의 횡단 보도 앞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그녀가 있다



그녀는 항상 횡단보도에서 기다리고 있다.



까만 애나멜 구두와 밑단을 조금 잘라낸 교복 치마하얀 피부와 고양이같이 커다란 .



그녀는 아름답다



그녀는 나를 보며 살짝 웃고는  옆으로 다가선다



과일에서 나는  같은 달콤한 향기가 코를 간지럽힌다.



오늘은 조금 늦게 도착했네?”



어제 늦게   같아많이 기다렸어?”



전혀어제 네가 새로 나온 게임 한다고 벼를 때부터 예상하고 있었지.“




...그랬었나게임이라어쩐지 피곤하더라니.



우리는 함께 학교를 향해 걷는다.



그것은 언제부턴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같이 교문을 지나치는 서로의 보폭에 맞추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걷는 가끔씩 서로의 눈을 마주치는 .



우리는 교정에 도착한다




내가 3학년..3반이었나?”



무슨 이상한 소리야. 2반이었잖아. 농담도 참.“



그녀는 내가 칠칠치 못하다는  미소를 짓는다.




우리는 3학년 2반으로 들어간다.



수업 시간은 대개 빨리 지나가는 편이다눈을 감았다 뜨면 쉬는 시간이다



쉬는 시간에 그녀와 나는 대개 실없는 대화를 나눈다.



그녀가 보통 대화를 주도하곤 하는데그녀는 여러 분야에 해박해 재미있는 일화들을 곧잘 말해준다.



오늘 그녀는 그리스 신화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은 신들을 기만한  인간에 관한 것이다.








“.... 이렇게시지프스는 그의 얄팍한 속임수에 대한 벌로 영원히 바위를  위로 올려놓게  거야.“



그거  바보같은 인간이군



괜히 신과 얽혀서 말이야.



나는 돌을 끊임없이 끌고 올라가는 남자를 생각한다



올려 놓으면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굴레에 갇힌 멍청이를



그녀는 이야기에 대한  감상을 물어본다
















..내가 뭐라고 얘기했더라.



눈을 감았다 뜨니 학교가 끝나 있다



시간은  빨리 흐른다



너무 빨라서 마치 멈춘  같다.



그녀는 집에 가려던 나를 불러세운다




네게  말이 있어잠시 시간을  줄 수 있을까?”



홍조를  그녀의 얼굴나는 잠시 고민하다 얘기한다.



물론이지.”










나는 그녀와 학교 뒷편의 공터에  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얘기한다




 사랑해.



나랑 사귀자



그리고 영원히 함께하는거야.



나만의 시지프스가 되어줘.”







-그리고 함께 하는거야영원히.








-영원히 나의 것이 되어줘.







.... 잠깐네가  말을  적이 있나



어디선가 비슷한 말을 들은  같은데.



....너에게서 말이야.



그리고오늘이 몇월 며칠이지?



어딘가 잘못되었다.


나는 왜 어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거지


아니애초에 나는  여기 있는거야


수업 시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더라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갑자기 고백이라니?




머리가아프다마치안개가  아무 생각이나지 않는다







”넌 누구야?“




나는 말한다아니말해야한다




물론이지 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




?



무언가.



이상하지않아나는그녀를사랑해그녀를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영원히



그녀의 표정이 이상하다



화가   같다



 그래고백을 받아줬잖아 우는 거야.



처음부터그게 무슨 말이야



이해하지 못하겠어



..다시



그녀의 몸이 변하기 시작한다그녀의팔다리에선부정형의촉수가자란다


촉수에는108개의빨판이달려있는데그곳에선모두피가흐르고있다


그녀의눈은뱀의것이다붉으면서노랗고나는그것을바라보고그녀의형형한송곳니덕지덕지떨어지는살점검붉은다리에선거미다리가솟아오른다


나를바라보지마미쳐버릴것같아제발그만해제발


검은핏물으깨지는창자들은끊임없이비산하는새까만공터에는토막난시체나는회상한다그것은모두나죽은나와산내가만나서인사를나눈다


거무죽죽한 핏물다시부러지는오른다리아침종이친다다시그리고또다시


벗겨지는붉은거죽사이로드러난허연뼈떨어진다핏물부정형의세모난꼬리리위로드러나는것은삶이며죽음이다


나는죽음을원한다삶을거꾸로박제한것은그찢어진눈사랑해사랑해사랑해사랑해나는행복해행복해행복해행복해영원한영원영원히



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너를






















그리고 그녀가 말한다.





































...

















귀를 찢을 듯이 크게 울리는 알람에 눈을 뜬다



오전 7 30등교 준비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이고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



나는 인상을 쓰면서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머리가 추라도 달린 것처럼 무겁다아마도 어제 늦게  탓이겠지.



평소처럼 아침을 거르고 교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선다.



거리는 안개가 자욱해 어슴푸레한 빛만이 자동차의 창문에 부딪혀 아스라히 깨지고 있다.



나는 습한 공기로 범벅이  거리를 걷는다



이제는 익숙한 가로수길을 가로질러 학교 앞의 횡단 보도 앞에 다다른다



그곳에는 그녀가 있다



그녀는 항상 횡단보도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나를 보며 살짝 웃고는  옆으로 다가선다



까만 애나멜 구두와 조금 잘라낸 교복 치마.



고양이같은 커다란 눈과 백옥같은 피부는 가히 아름답다.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시점은 어제가  수도이틀 전이  수도수십 세기 전이 수도 있다



 계기조차도 이젠 흐릿하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가



그녀를 향한 나의 사랑은 필연이다



그것은 반드시 일어났을 일이며일어나야  일이고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녀를 사랑함으로써 나의 사랑은 필연이 된다마치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돌을 옮기는 시지프스처럼그리고 산을 오르기 위해 떨어지는 돌처럼.



그녀는 나를 보며 웃는다



그녀의눈이초승달모양으로휘어진다.



오늘은 예감이 좋다



모든 것이   것이다.



우리는 같이 교문으로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