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yandere/9411792


짧다.





약간 핀트가 어긋난 듯한 듯 하면서도 진아와 나는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노는 것을 좋아하고 가만히 있는 것을 제일 싫어했기에 금방 이야기할 거리가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으나 예상외로 진아는 내 이야기를 전부 재미있다는 듯이 받아주었다.



"그래서 내가 거기서 슛을 차기만 하면 됐는데 헛디뎌서....."



"꼴사납게 엎어진데다 팀은 그대로 역전패 당했다는 거잖아."



"말을 해도 꼭 그렇게......



"후후훗."




진아가 작게 웃었다. 별 의미없이 지은 미소라고는 해도 미인이 짓기만 하면 꽤나 다른 의미로 다가와서 나는 멍하니 그 얼굴을 바라봤다. 처음 봤을 때는 어수룩하기만 했지만 어떨 때 보면 이야기 중간중간에 이렇게 고혹적이기도 해서-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기를 몇 분 후 나를 안내해주었던 간호사가 다시 다가와 오늘 수고 많았다 말하며 나를 일으켜세워주었다.



"별 일은 없었죠?"



"네.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잘 들어줄줄은 몰랐는데...."



내가 간호사에게 이야기한 것을 들었는지 진아가 대신 대답했다.



"나는 밖에 거의 못 나가니까. 나랑 정반대인 사람의 이야기는 즐겁거든. 오늘 만나서 반가웠어 재현아. 다시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겠네."



진아는 손을 살짝 흔들어주었다. 다시? 그 말에 내 사고회로는 미친듯이 폭주했다. 처음 본 여자애한테 무슨 미친 짓이냐고 할 수 있껬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오늘로 이 아이를 만나는 것은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


내 머릿속 어딘가에서는 이건 미친 짓이라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지만 그것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내 입에서 말이 튀어나왔다.




"그,그럼............혹시 괜찮으면 번호 알려줄 수 있어? 딱히 뭔가 이상한 생각하는 건 아니고 절대! 그냥 이야기하는 게 즐거워서 나도 이야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런...절대 이상한 거 아니야! 지,진짜야"



"........"



"아,아니. 그게 아니라. 하하하! 미안미안. 농담이었어. 미안해. 그럼 난 일단 가볼게. 진짜 미안-"



밀물같이 밀려오는 부끄러움에 나는 그만 횡설수설하며 어떻게든 내가 한 말을 수습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진아는 다시 한 번 피식 웃더니 손짓으로 나를 불렀다.


내가 쭈뼛거리며 진아 곁으로 다가가자 진아는 빠르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조작하더니 번호가 적힌 액정을 내게 보여주었다.



"이야기한 걸로 봐서 재현이 너는 꽤나 머리가 잘 굴러가는 것 같으니까. 이런 번호 하나 가지고 엄한 생각을 할 정도로 바보는 아닌 것 같아서서 주는 거야. 가끔씩 연락정도는 괜찮아. 만나러 와도 상관은 없고. 면회 허락은 받아야겠지만."


"어,응....."



나는 멍하니 그 번호를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쫓겨나듯 우리 반과 합류하고 멍하니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서 휴대폰을 쳐다보다 진아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뚜루루루-



통화 대기음만이 무정하게 울렸다. 그럼 그렇지.

그렇게 생각한 내가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어,어어어?"


"여보세요?"


"나나나! 김재현!"


"아아. 한 번 진짜인가 해서 걸어본 거구나? 난 거짓말 안해. 그래서,혹시 따로 할 이야기 있어?"


"......아냐. 늦은 밤에 전화해서 미안해."


"그래. 그럼 다시."



진아는 그렇게만 말하고 쿨하게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뚜-

뚜-

뚜-



이거,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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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왠일이래. 진아야,네가 번호 주는 거 처음 아니니?"



재현이 나가고 간호사가 진아 옆에서 흐뭇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지금까지 번호를 따려던 사람들 속내가 너무 뻔해서 그런 거지. 아주머니도 보셨죠? 제가 일부로 어수룩한 척 해도 저한테 딱히 껄떡대거나 하지 않는 거요."



진아는 카메라를 눈으로 흘깃 가리켰다.



"물론이지. 처음에는 좀 거친 학생이면 어쩌나 했는데 완전 쑥맥이더만. 음...마치...."


"시골에서 서울로 막 올라온 것 같지 않았어요? 저는 이야기하면서 딱 그 생각 들던데."


"어머어머! 딱 그거다. 애가 좀 남자답긴 한데 바보같이 순진한 느낌?"


"뭐,번호는 일단 줬으니 그 다음에는 어떻게 나오나 보려고요."


"알겠어. 그런데 진아야,"



간호사는 진지한 얼굴로 진아를 마주보고 이야기했다.



"혹시나 일이 잘 된다 해도 절대 깊게 빠지거나 그런 건...."


"알아요,아주머니. 저도 그 정도 생각은 있다고요."


"그래. 진아가 나보다는 훨씬 똑똑하지. 그럼 아줌마는 일단 가본다?"


"네,수고하세요. 아,그런데 아줌마."


"응?"


"진짜로 학교생활은 국가의 선전이에요?"





어쩌면 재현의 생각이 일부는 맞지 않을까 생각하는 간호사였다.








장편....길다.....3편의 장편....후회된다.....연재주기....늘리고 싶다....근데 그럼 안 쓸 것 같다


내일은 독일군 얀붕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