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알람이 울려 힘들게 일어난 오늘은, 대망의 3월 2일!

고등학교를 첫 입학하는 새해이자, 앞으로 독립해 살아갈 사회생활의 시작이었다.

서울의 명문사립고에 간신히 입학한 나: 김얀붕이는 지방에 살고계시는 부모님의 허락을 간신히 따내어 이곳 서울 한복판에 원룸을 구할 수 있었다.

한 평생 자취란 해본적이 없는 사나이(17)인 나는 물론 걱정이 태산마냥 크고 높지만 이 걱정이 주된 감정은 아니었다.

무려 자취! 로망! 낭만! 사나이(김얀붕)은 이러한 기회를 져버릴 수 없었다!

자취의 허락을 구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나 하는것과 앞으로의 생활이 얼마나 고달플까 하는 고민들은 이 '독립의 뽕' 앞에서는 단연코 별게 아닌것이었다.

물론 지각까지 15분 남은 입장에서 이러한 잡생각을 하고 있기는 빠듯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다.

나는 크게 부푼 마음을 추스리며 학교갈 채비를 해 나갔다.

+

-딩동댕동~-

"이로써 제 24학년도 입학식을 마치겠습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이후 각자의 교실로 배정받은 학생들은 담임 선생님들을 따라 하나 둘 씩 강당을 떠나갔다.

1-3

김얀붕의 학급이자
앞으로의 청춘 로맨스가 시작될 배경이었다.

+

수업이 끝난 뒤의 하굣길.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나의 상황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무슨 첫날부터 바로 수업이냐."

"그래도 첫날이라고 자기소개나 시켰잖냐."

-중학교에서부터 친구였던 애들.

"으응.. 집 가면 톡할께!"

"그래, 집가서 톡하쟈!"

-첫날부터 연애질인 놈들.

"오오! 그 카드를 벌써 얻은거냐구!"

"크크큭 놀라지 말라구 집가면 3장 더 있으니까 말이징!"

"이야! 오늘 가서 보여주면 않되나?"

"오늘 학원있어서, 고멘"

-첫날부터 끼리끼리 뭉쳐다니는 애들.

"하아... 쓰벌, 나만 혼자냐고...."

중학교가 너무 멀어서 그랬을까, 아는 애들도 없고, 조금 무섭게 생겨서일까, 다가오는 애들도 없다.

서로의 패거리를 만들어가는 아이들.

"1주안에 친구들 못사귀면 1학기 동안은 쭉 혼자일텐데."

앞날이 막막하다.
분명 핑크빛 까지는 아니더라도, 이성, 하댜못해 동성하고 대화만 해도 만족이었을 첫날동안,
어떡게 한 대화의 전부가

'옆으로 비켜줄래?'
'어? 아! 미안'

이 전부냐고.

+

이렇게 비극인 등하굣길은 무려 1달이 넘게 지속됐다.

어째선지 내 소문중 '담배핀다, 일진이다' 하는 것들이 생겨 그나마 다가가려고 한 노력들이 무산되었다.

+

2달이 지났다.
여전히 친구는 하나도 없었다.
반장도 내게는 말을 걸지 않는다.

선생님도 나를 탐탁치 않게 본다.

소문은 점점 늘어난다.
-어제 길 가다 사람을 팻다며?

뒷담화가 들린다.
-그 때문에 얀돌이도... 전학...$€£¥※£□.

"내가 무슨 잘못을... 했을까...?"

+

외롭다.
너무나도 외롭다.

'나 그런애 아니다.'
'헛소문은 누가 퍼트렸냐.'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혐오감 섞인 눈으로 바라보며 떠날갈 뿐.

이해가 가질 않는다. 왜지? 나한테 왜 이럴까?

+

집도 내게는 안식처가 되지 못한다.
아무도 없는 원룸속에서 무엇을 바랄까.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께 연락해 볼까 싶었지만...

아들인 내가 차마 부모님 가슴에 걱정이란 못을 꽂고 싶지는 않았다.

분명 애들도 알아주겠지,
낙관적으로 생각해보자.

+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뭉쳐 스터디카페를 갈 때,
난 쓸쓸이 스벅을 향해 걸었다.

'1+1은 2 이니까 분명 2는 1의 두배일거야'

외로움을 잊고 수학공부를 하던 내게 누군가가 '톡, 톡' 하고 접근해왔다.

교복이다.
나와같은 얀챈고의 학생이었다.

그녀는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혹시, 옆자리 앉아도 될까?"

-뭐지, 실환가.

"어...어! 물론이지! 같이 공부하자!"

-아 너무 오지랖인가.
오래간만의 대화라 실수했다.

오해하면 어떡하지.

나, 나 이상한 애 아닌데.

"프흐흐, 그게 뭐야!"
"그래, 같이 공부하자."

그녀의 이름은 강얀순.

지옥같던 학교생활을 하던 내게 학교에 남을 이유를 준 유일한 아이였다.

+

"얀순아! 기다렸지?"

중간고사가 끝나고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특별한 일 이라면,

"아냐, 방금 왔는걸?"

그녀 얀순이가,

"그럼 입장해볼까?

-내게 고백했다는 점.... 정도?

"무슨 생각해?"

"히히, 아냐...  그냥 얀순이의 손은 정말 따듯하다 정도?"

"아으 그게 뭐야. 주변에 다 들리게."

"얼굴 빨게졌어 얀순아."

"알면 좀 적당히 해줘라... 힘들어....♡"

나도 그녀가 좋았다.
내게 유일하게 손을 뻗어준 여인이자.
나는 몰랐지만,
1학년중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났었던 그녀이기에.

보기만 해도 좋았을텐데, 사귀다니.

학기 초 까지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못했을 과분한 여친이라 생각한다.

+

놀이공원에서 한참을 놀다, 얀순이가 잠시 화장실을 갔을 때, 그 때,
내가 얀순이의 폰을 맡고 있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관계가 사뭇 다르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오래된 생각이다.
이루어졌어야 했을 바람이었다.

+

-까톡
[후... 너가 말한 얀진이도 처리 완료했다.]
[처음 계좌로 계약금 입금해라]

-까똑
[너도 참 별종이다.]
[사유가 고작 남학생과의 대화라니]

-까톡
[또 퍼트릴 소문이라도 있으면]
[연락 꼭 줘라]

[우리 순애보 물주님^^]

+

"봤구나."

+

그녀는 내게는 동아줄이었다.
그 줄이 팔을감고 올라와 목을 감았다.

동아줄은 나를 지옥으로 안내했다.

-'이제 너를 인간으로 봐주는 사람이 나 말고는 없는걸?'
아아, 그래 너 말이 맞아 얀순아.

나는 널 떠나지도 미워하지도 못할거야.

나는 너 말곤 남아있는게 없는걸?

+

그녀는 내게 유일한 구원이다.
비록 그녀로 인해 구원이 필요한거 였어도.

그녀는 내게 유일할 구원이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변함없이 끝까지.
나의 구원이었다.



—————————

처음으로 글 써보내요.

공급이 넘나 부족하단 글 보고 써봅니다.

앞으로 또 땡깡 부리시는 분 계시면 또 써오겠습니다.

부족한 글솜씨 이지만 앞으로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오타, 전개방법, 전체적인 내용 등등 맘에 안드시는 분 계시면 제발 지적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