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https://arca.live/b/yandere/8161916?target=all&keyword=%ED%9A%8C%EA%B7%80&p=1 

1편: https://arca.live/b/yandere/8221543?p=5 

분기-후배 1편: https://arca.live/b/yandere/8239033 

분기-후배 2편: https://arca.live/b/yandere/8241102 

분기-후배 3편: https://arca.live/b/breaking/8356453 

분기-후배 4편: https://arca.live/b/yandere/8440221 

분기-후배 5편: https://arca.live/b/yandere/8682671

분기-후배 6편: https://arca.live/b/yandere/8717986 

분기-후배 7편:https://arca.live/b/yandere/9012300

분기-후배 8편:https://arca.live/b/yandere/9358162

분기-선배 1편: https://arca.live/b/yandere/8233455?p=3

분기-선배 2편: https://arca.live/b/yandere/8253154?mode=best&p=9 

분기-공시생 1편: https://arca.live/b/yandere/8297847


글이 좀 안써기도 했고 철야 때문에 피곤한 것도 좀있어서 늦음;; 이번 편은 맘에 안들어서 나중에 수정할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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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오늘도 가시는 거예요?"



"얀순이가 강의 관련해서 뭐 좀 물어볼 게 있다그래서..."



"읏...!"



얀진이는 입술을 짓씹으며 인상을 썼다. 나는 애써 그 얼굴을 못본척했다. 하지만 얀진이도 오늘은 물러설 생각이 없는지 다시금 말을 꺼내왔다.



"선배가 그렇게까지 할 필요없잖아요. 선배가 잘못한 것도..."



"늦겠다. 나 먼저 가볼께."



나는 티나게 얀진이의 말을 끊었다. 얀진이는 그런 내게 상처받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얀진이에게 미안함을 느끼면서도 나의 발걸음은 얀순이가 입원한 병원을 향하고 있었다.



얀순이가 민우 선배에게 폭행을 당한 그날, 나는 그녀와 병원까지 함께했다. 119 구급차 안에서도 손이 하얗게 되도록 내 손을 꼭 붙잡고 놓지 않는 그녀를 보며 자책했다. 당시 내 머릿속에서는 그녀가 정신을 잃기 전 속삭였던 애절한 말이 계속 맴돌았다. 



'무서워.... 내 곁에 있어줘....'



전생의 그녀는 이런 나약한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나 당당함을 잃지 않던 그녀를 무너뜨린 것은 민우 선배의 폭력과 주변의... 아니 나의 무관심이었다.



나는 전생의 민우 선배가 여자 관계가 지저분하며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얀순이가 선배와 사귄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도 그부분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나의 알량한 복수심과 무관심이 제때 조치를 취하는 것을 막았고 결국 그녀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



'내 잘못이야...'



 이후에도 기회는 있었다. 얼마전부터 나를 대하는 얀순이의 태도가 변했던 것을 나는 느끼고 있었다. 한동안 얀순이는 묘하게 나를 주시하고 있었고 틈만 나면 나에게 무엇인가를 전하려고 했었다. 아마 민우 선배의 폭력에 대한 얘기였겠지. 학과에서 고립된 그녀는 고민했을 것이다. 얼마나 절박했을까. 얼마나 절박했으면 자신의 손으로 버린 남편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일까. 나는 그녀가 느꼈을 감정을 생각하며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다.



병원에 도착한 뒤 그녀는 바로 검사를 받았다. 검진 결과 다행히 머리의 타박상은 피부가 약간 찢어진 정도에 불과했다. 다만 다친 부위가 부위였기 때문에, 2주 정도 입원해 경과를 보기로 했다. 소식을 들은 얀순이의 부모님- 그러니까 과거의 장인, 장모님께서 병원으로 뛰어 오셨을 때, 나는 그저 그분들께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죄송합니다. 전부... 전부 제 잘못입니다."



내게 자초지종를 전부 들은 장인어른은 잠시간 말이 없으셨다.



"그래서 학생이 우리 애를 병원까지 데리고 온건가?"



"예 그렇습니다."



나는 다가올 비난을 예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귀중한 외동딸이, 그것도 남을 감싸다 다쳤는데 화내지 않을 아버지가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장인어른의 입에서는 내 예상과는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



"다친 우리 애를 안전하게 데려다 줘서 고맙네."



"...네?"



 도리어 감사인사를 받게된 내가 어안이 벙벙해 되묻자, 장인어른께서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셨다.



"우리 애한테 얘기 다 들었네, 남자 친구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와중에 자네가 대신 나서 줬다지?"



"하...하지만"



반론하려는 내 말을 끊듯 장인어른을 내 어깨를 토닥여주셨다.



"정 그렇게 미안하면 우리 얀순이 입원해있는 동안 자주 좀 찾아와주게. 안사람이나 나나 바쁘게 일하다보니 딸아이가 외로움을 많이 타거든."



그럼 장인어른의 배려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그 뒤로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얀순이의 병실에 찾아갔다.









똑똑



"응, 들어와-"



내가 문을 두드리자 마자, 얀순이는 노크한 사람이 누군지 알고 있던 것 마냥 지체없이 나를 들여보내줬다.



"왔어?  오늘은 조금 늦었네?"



"어... 버스를 놓쳐서. 많이 기다렸어?"



"병실에 혼자 있으니까 너무 외롭더라... 그래도 괜찮아, 이제... 하나도 안 심심해."



침대에 반쯤 몸을 누인 얀순이는 그렇게 말하며 침대 위에 놓인 내 손위에 슬며시 자신의 손을 올렸다.



얀순이는 그 사건 이후로 나와의 스킨쉽에 약간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생과는 달리 얘기하는 도중 슬며시 손을 잡는다거나 걸어갈때 옆에 붙어 팔짱을 낀다던가하는 사소한 스킨쉽을 해왔다. 이런 스킨쉽은 짧게는 몇분, 길게는 몇시간 동안 유지되었다. 심지어는 내가 집에 갈때까지 계속 손을 잡고 있는 날도 있었다.



의사의 말로는 큰 충격에 의한 일시적인 불안증세라고 했다. 자신이 믿고 있는 사람과의 신체적인 접촉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나?



이런 명백한 호감의 표시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쩐지 그녀가 껄끄러웠다. 나 때문에 그녀가 다친거라고, 그러니 그녀를 밀어내서는 안된다고 이성이 나를 다독였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언제나 그녀를 멀리하라고 충고했다.



처음으로 이상한 것을 느낀 계기는 사소한 것이었다. 여느때와 다른없이 얀순이의 문병을 간 어느날이었다. 그날이 여느날과 조금 달랐던 점은, 내가 학과행사 때문에 몹시 바빴다는 점이다. 사람을 앞에 두고 계속 통화하는 것도 미안한 일이었기에 나는 얀순이에게 양해를 구했다. 얀순이는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지만 이내 잡고있던 내 손을 놓아주었다. 통화를 위해 1층으로 내려오자 3층에 위치한 병실 창문에 서있는 얀순이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의 눈이 호선을 그리며 휘어지고, 그녀가 나에게 미소를 보내오는 것이 보였다. 나 또한 미소로 화답하고 스마트폰을 들어 통화를 계속했다.



"네, 그러면 그렇게 진행하는 걸로 하시죠.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선배님."



"후... 길게도 통화했네. 거의 한시간 가까이 통화한 것 같은데..."



 긴 통화가 끝난 뒤 얀순이의 병동으로 올라가려던 나는 문득 다시 그녀의 병실 창문을 올려다보았다. 그곳에는, 얀순이가 그대로 서있었다. 미동도 하지 않은 듯 1시간 전과 동일한 위치 동일한 자세 동일한 표정을 한 그녀를 보며 나는 약간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우연의 일치겠지'



스스로를 설득하듯 되뇌였지만 그 뒤로 나는 그녀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에 무언가 위화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작은 위화감들이 쌓이고 쌓여 나는 얀순이에 대해 께름칙한 감정마저 가지게 되었다. 그녀도 그런 감정을 느낀 것인지, 온갖 구실을 대며 내가 그녀를 찾아오게 만들었다.



"여기."



내손을 쓰다듬는 그녀의 손에서 조심스럽게 벗어나면서 그녀에게 강의 내용을 정리한 노트를 건넸다.



"응? 노트?"



그녀는 내가 건넨 노트를 보며 쌩뚱맞은 표정을 지었다.



"오늘 강의 내용. 정리해서 가져다 달라며?"



"아! 어, 응. 고마워. 진짜 필요했거든."



말과는 다르게 그녀는 노트를 대충 서랍 위에 올려놓았다. 애초에 내가 찾아오게 만들 핑계에 불과했던 거겠지.



"오늘 저녁에 시간 좀 있어?"



내 눈치를 살피며 그녀가 말했다.



"나 오늘 퇴원하거든."



'뭔가 병실이 휑해보였던 것은 퇴원을 위한 정리 때문이었던건가.'



"혹시 우리집까지 바래다 줄 수... 있어?"



"그래, 그럴께. ○○동, 맞지?"



그녀가 다 나았다는 안도감과 더이상 그녀에게 병문안을 오지 않아도 된다는 홀가분함에 나는 그녀가 중얼거리는 말을 놓치고 말았다.


"오늘이야. 오늘.... 오늘이야말로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