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많은 일들은 의도치 않은 방향으로 일어난다. 편의점의 점장인 내가 '바코드 스캐너'를 주문했는데 정작 상품의 바코드는 읽지 못하는 불량품이 왔던 것처럼 말이다.


포장을 뜯어 시험해봐야 불량품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제품은 환불이 되지 않는다. 스캐너의 불은 들어왔지만 무슨 영문인지 먹통이었다. 내가 아무리 대봐도 그 기계는 바코드의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뭐야...이 쓰레기는...?"


환불도 안되니 어쩌겠는가. 돈만 날린 채, 스캐너는 그대로 쓰레기통에 들어갔다. 이게 불량품이 아닌 어떤 걸로도 바꿀 수 없는 보물임을 모른 채 말이다. 그렇게 내 기억에서 잊혀지다가 우연한 계기가 그 기계를 다시 내 손에 쥐어주었다.


쓰레기통을 비우려다가 꼬깃하게 구겨진 사용설명서를 나는 무슨 이유인지 일일히 펴서 읽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볼 필요를 느끼지 못해 버렸던 사용설명서를 다시 보지 않았더라면, 아다도 못때는 찐따로 평생을 살아갔을 지 모를 일이다. 


내가 왜 이 설명서를 버려서 뒤늦게 봤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 물론 설마하는 의심과 불신이 더 크긴 했지만, '사람'을 구매할 수 있다니...만우절 기념 상품이라도 사람을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서에 적어놓을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


<사용 설명서>


본 제품은 인간을 구매가능한 대상으로 바꾸는 바코드 스캐너입니다. 스캐너에 인식된 인간은 그 즉시 인격이 소멸돼 사용자가 자의로 취급가능한 물품으로 전환됩니다. 또한 스캐너의 빛을 쬔 부위는 사용자만 인식할 수 있는 바코드가 기입됩니다. 상품이 된 인간은 사용자가 원하시는 '어떤' 플레이도 가능하오니, 자유롭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단, 스캐너를 찍어 구매할 경우 구매한 인간은 영구히 사용자에게 귀속되므로 신중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합니다.


.....


 '사람을 구매할 수 있다'. '이 바코드 스캐너의 빛을 받은 사람은 사용자의 소유물의 된다' 따위의 문구가 눈에 들어 올 수록 나는 흥분되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다. 흥분되는 것이 정작 가슴인지 아니면 내 소중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당연히 내가 이 기계로 찍고 싶은 대상은 여자였다. 아리따운 여성이 나를 향해 옷을 벗고,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내 물건에 힘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당연히 테스트해봐야 겠지만, 만약 그게 거짓이면 어떻게 하지...? 사람은 고작 이딴 기계로 조종할 수 있다니 말이 안되는 일이지 않은가.


마치 데스노트처럼 악마가 만든 금단의 물건이 나를 시험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만약 찍었는데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성희롱을 한 혐의로 처벌받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걱정과 번민에 빠지다가 문득 자괴감이 들었다. 이렇게 항상 소심하게 행동해 왔기 때문에 여자가 없었던 거야...


'그래, 한 번 목 뒤에 몰래 가져다가 대보면 들키지 않을 지도 몰라.'


가장 첫 번째로 가계에 들어오는 여자에게 시험해 보기로 했다. 그저 슬쩍 스캐너를 찍는 간단한 일인데도 그 기계를 쥔 손에 땀이 나기 시작했다. 내 자신이 참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 순간 편의점 유리문에 달린 종(鍾)이 금속 특유의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여자가 편의점에 들어왔다. 어린 애의 손을 잡고 들어온 여자. 얼굴을 보니 애 엄마인데도 반반하니 딱 봐도 목표물로 삼을 만했다. 


아이가 말도 하고 혼자서 걸어다닐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이라고 보기에는 또 어려 보였다. 어린 애엄마라...


"어서 오세요~~"


긴장감에 목소리가 살짝 갈라진 것이 느껴졌다. 문이 닫기면서 이어지는 종소리에 흠칫 놀랄 정도였으니까. 난 왜 이렇게 잔뜩 겁을 먹은 건지 스스로 되물었다.


이 기계에 적힌 설명서가 누군가의 장난일까봐? 아님 들키지 않고 기계를 찍을 자신이 없어서? 어쩌면...


"사장님...?"


"아 네...죄송합니다..."


나는 애엄마가 눈 앞에 있는 줄도 모르고 내 생각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그래도 다른 사람같으면 짜증섞인 말투로 내 속을 긁었을지 모르지만, 이 여자는 짜증은 커녕 여전히 밝은 미소로 일관하고 있었다.


사용설명서대로라면 내가 바코드로 그녀를 찍는 순간 그녀의 자아는 사라진다. 오직 내가 구매할 수 있는 물건이 되어버리는 셈이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얌전히 있는 아이에게 엄마를 뺏을 수는 없는 일...


나는 다른 사람도 아닌 한 아이의 엄마에게 내 마수를 들이민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 것이다. 그래도 유부녀답지 않게, 아니 유부녀니까 가능한 육덕진 몸. 왠지 놓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하필 그녀는 하얀 셔츠를 입었다. 풍만한 가슴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 아이의 엄마라는 자애로운 아우라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일단 일반적인 바코드 스캐너로 물건을 계산했다. 띡...띡...바코트가 물건을 읽어내리는 신호음이 들릴 수록 내 마음은 더욱 조급해져만 갔다. 나는 죄책감과 일말의 양심이 만들어낸 가느다란 선에 내 발을 걸치고 있었다.


이 선만 넘으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내가 주문한 바코드 스캐너처럼 이 여자의 인생도 환불되지 않는 것이다. 악마의 장난에 한 번 걸려들어 볼까하는 일종의 호기심이 내 등을 떠밀고 있었다. 


"호준아 안녕히 계세요 해야지?"


"안녕히 계세요~~"


내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순백의 그녀는 뒤를 보이며 문을 나섰다. 아들 앞에서 짜증한 번 내지 않고, 예의를 가르치는 좋은 엄마인듯 했다.


 그리고 참 좋은 사람, 그리고 좋은 여자라는 생각이 몇 분 안되는 시간이었는데도 들 정도였으니, 저 여자와 결혼한 남자는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얼굴도 두말할 여지 필요 없이 단아하고 아름다웠다. 


"잠시만요"


나는 계산대를 올려 그녀 앞으로 다가갔다. 아마 그녀는잘못 계산이 된 물건이 있다거나, 원 플러스 원 상품이 누락됐겠거니 생각을 했겠지.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나를 보는 그녀의 얼굴...


그녀의 아름다움이 내가 저주받은 스캐너를 결국 들게 만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의 밤 모습은 어떨까? 하는 궁금증, 그리고 이 고운 얼굴을 자식 앞에서 더럽히고 싶다는 내 일그러진 욕망도 나의 탈선에 가담한 공범이었다.


미안하다 아이야...네 엄마는 이제부터 내가 살게...


띡...!


물건을 대도 침묵을 지키던 스캐너가, 불량품이라고 생각해 버리려고 했던 그 스캐너가 드디어 소리를 냈다. 과감하게도 그녀의 얼굴에다 대고 스캐너를 찍은 것이다.


"엄마...? 왜 그래...? 엄마...?"


아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보채도 아이의 엄마는 묵묵부답이었다. 평소같으면 다정한 말로 아들을 달랬을 한 아이의 엄마는 마네킹처럼 서 있을 뿐이었다. 정말 밀랍인형을 연상시킬 정도로 생명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말로 스캐너로 이 여자를 손에 넣자 나는 일단 블라인드를 치고 문을 잠갔다. 한편 그녀는 손에 물건을 쥘 힘도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피아니스트의 손을 연상시키는 길고 고운 손가락에서 비닐봉지가 서서히 빠지고 있었다. 툭 하고 떨어지더니 과자나 음료수 따위가 바닥에 널부러졌다. 아마 아들에게 줄 간식이었을 것이다.


"으아앙...엄마가 이상해..."


아이는 그제서야 자신의 엄마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울음을 터트렸다. 내가 이 아이의 엄마를 없에버린 것이다. 사용설명서의 말대로라면 이 여자, 그러니까 한 아이의 엄마는 내 상품이 되어버렸다. 인격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는 뜻이다. 그리고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


"난...개쓰레기 살인자야..."


그리고 내 어리석은 미련에 쐐기를 박듯 이 여자의 눈밑에 바코드가 새겨졌다. 



"모델명 <이은정> 구매완료되었습니다. 주인님"


이은정. 나에게 인생이 종료당한 여자의 이름은 이은정이었다. 이제 이 여자는 내 것이다...조금전까지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나는 어느새 이 여자의 가슴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가슴을 만지고 심지어는 옷 안에 손을 넣어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히토미에서나 보던 고기인형이 실제로 내 눈앞에 서 있었다.


"엄마에게 손대지 마...!!"


어린 나이에도 내가 엄마에게 몹쓸 짓을 한다는 것을 알았나 보다. 나를 엄마에게서 때어놓으려는 아들. 호준이랬나? 막상 즐기고 있었는데 방해를 받으니 호준이란 아이는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다.


뭐, 그래도 여기서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으니 이 여자의 집에서 본격적으로 즐기면 될 일이었다. 가게는 잠시 문을 닫았다. 금전 상의 손해는 발생하겠지만 지금 그런게 중요한 것은 아니었다.


"잠만...너는 내가 명령하는 모든 게 가능해?"


"네 주인님"


내 소유가 되기 전과는 아주 다른 냉랭하고 딱딱한 목소리. 사람의 목소리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나 싶었다. 아이도 겁을 먹어 '엄마 아니야'라면서 엉엉거렸다. 일단 아이를 달래기 위해 본래 엄마로 '위장'할 필요성이 있었다.


소위 위장 인격이랄까.


"그럼 원래 인격으로 돌아와서 애를 달래. 물론 나를 주인님으로 모시는 상태로"


"네 주인님 본래 인격을 구현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치 기가지니나 빅스비와 같은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인간적인 따스함은 전혀 담겨있지 않은 말투. 그녀의 눈조차도 본래의 청초함은 사라지고 흐리멍텅해졌으니...사실상 이은정이라는 인간의 외피를 뒤집어 쓴 로봇이나 다를 바 없었다.


"주인님...! 본래 인격이 복구되었네요. 제 아들이 피해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제 아들을 달랠게요...!"

"호준아 엄마야..."


"엄마...?"


"응 그래 울지마...엄마한테 안겨서 집에 가자"


이 애새끼는 울다가 지쳤는지 엄마 품에 안기자 마자 새근거리며 잠에 들었다. 아이를 달래고 또 품에 안는 모습은 어김 없는 엄마다. 


"내가 소중해 아님 아들이 소중해?"


뜬금 없을 뿐더러 유치한 질문이지만...


"당연히 주인님이죠..."


됐다. 이 대답이, 그리고 나만 보이는 바코드 문양이 이 여자는 내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들을 사랑하는 척할 뿐 이 여자의 속마음까지 내가 정복한 셈이다.


"그럼 집에 가요 주인님...준비되어 있으니까요...."


"그래..."


은정은 은근히 요염한 구석이 있는 여자였다. 나는 이 여자의 구애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치마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으읏..."


"이은정. 바로 '인형절정'해"


"네 주인님. 인형절정하겠습니다..."

"하흣...주인님...저 가는...것...흐흣...오랜 만인댓..."


아이를 안으면서 가버리는 엄마라니. 참으로 천박한 모양새였다. 나는 오히려 이 배덕감을 연료삼아 팬티 안의 질퍽한 보지를 더욱 후벼파기 시작했다. 이미 내 손등을 타고 뜨듯한 애액이 흘렀다.


"애 깨겠다. 입 막아"


"읍..으읍....♡♡♡♡"


처음 느껴보는 여자의 안. 나는 그 야릇한 촉감을 즐기면서 거침없이 은정의 질구를 공략했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나는 그녀를 가지고 놀았다. 내가 생각해도 짖궂을 정도로.


"으으으읍...으읍...♡♡♡...!!!!"

"으으으읍..!!!!!....♡♡♡♡♡♡"


내가 손을 때자 시오후키, 즉 고래가 물을 뿜는다는 어원처럼 시원하게 싸지르는 은정.


"이 암캐야...집에 가서 더 해야지...?"


"네...네 주인님...마음껏 이용해 주세여..."


그녀의 허벅지를 따라 몇 개의 물줄기가 흘렀다. 이미 그녀의 치마는 오줌싸개나 다를 바 없을 정도로 젖어 들어갔다. 애액을 흘리고 다니는 엄마....이은정의 타락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최면세뇌챈에서 왔슴다.

쓴소리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