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조금 바꾸고 추하게 재업...
"여보세요, 야나기 씨?"
"...6월 18일, 오후 10시, 과장님의 생신까지 남은 시간, 2시간."
"이 시간에, 오늘같은 날짜에, 와이즈 점장님이 제게 연락을 주셨다는 건...단 하나겠군요."
"...역시, 눈치가 빠르시네요."
와이즈가 전화를 시작하자마자 뭔갈 눈치챈 듯이 말하는 야나기에게 감탄했다.
"솔직히...저번 제 생일 때의 미야비가 해줬던 것 이상으로 뭔갈 해줄 수 있는게 떠오르지 않아요."
"당시에는 어느 정도밖에 진도가 안 나갔을 때니...저를 그, 오빠라고 부르는 미야비가 정말 파괴적으로 다가왔지만...
지금은, 제가 미야비를 뭐 어떻게 부르던 간에 별 의미도 없을 걸요. 딱히 생각나는 좋은 명칭도 없고..."
와이즈가 나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확실히, 그때 과장님은 정말 파괴적이긴 하셨죠."
"솔직히 저도 같은 여자지만, 저나 과장님이나 상당히 독특한 그, 취향...이라고 해야하려나, 아무튼, 그런 걸 가지고 있는지라, 좋은 선물이 떠오르지도 않고요."
"애초에 과장님 성격상 물질적인, 아, 멜론을 제외한 물질적인 건 받지도 않으시려고 할 테니, 과장님이 하셨던 것처럼 그런 비물질적인 선물이 맞는 것 같은데..."
야나기도 와이즈의 고민을 듣자, 한층 진지해지며 말했다.
"...과장님은 주무시나요?"
야나기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 씨익 미소짓더니 물었다.
"물론이죠. 방금 전에 잠들었어요. 혹시나 몰라서 몰래 방에서 나와가지고 조용히 전화받고 있고요."
"약간, 와이즈 점장님에게 많은 부분이 달려있긴 하지만...이런 서프라이즈는 어떠세요?"
물론 와이즈는 볼 수 없었지만, 야나기의 미소에는 그 소우카쿠조차 잠시 먹는 것을 멈추고 바라보게 만드는 수준의 엄청난 미소가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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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미야비와 와이즈의 집.
"...와이즈는, 일찍 간 건가."
미야비가 조용히 일어나 자신의 옆을 더듬으며 말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진...알고 있겠지."
자신의 옆자리를 쓰다듬다, 이내 일어나 미소지으며 둘의 침대 옆에 걸려있는 결혼사진을 쓰다듬는 미야비.
"...그래도, 전화는 해 볼까."
나름 서운했는지, 아니면 단지 걱정이 된 건진 모르겠다.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을 수도 있다.
미야비는 왜인지 이유를 알 수 없게 와이즈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 굳이 이유가 필요한 건 아니니까.'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뭐?'
그러나, 곧 이유를 찾아야만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차갑고 기계적인 음성사서함 메시지가 들려왔다.
'이제껏, 와이즈가 아무리 바빴어도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은 없었는데...심지어 아침인데 말이야.'
미야비는 커져가는 위기감을 애써 억누르며, 와이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고객니..."
뚝.
두려움의 숨을 몰아쉬던 미야비에 의해, 제 일을 하던 것일 뿐인 기계음은 순식간에 끊겨버렸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문자도 Dm도 보내보았지만, 단 하나도 읽지를 않는다.
바쁘겠지 생각하고 넘기기엔, 평소의 와이즈랑은 너무나 다르다는 알 수 없는 느낌이 든다.
불안감에 휩싸인 미야비는, 다급하게 야나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과장님. 무슨 일로..."
"야나기, 지금 혹시 와이즈와 연락이 되나요?"
"...와이즈요?"
야나기는 의아하다는 듯이 되물었다.
"야나기? 와이즈가 왜..."
"와이즈가...누구죠?"
그리고, 상당히 어이없는 물음이 하나 더 미야비에게 되돌아왔다.
"...야나기, 장난하지 마세요. 와이즈 말이에요, 와이즈. 제...남편이요."
미야비의 침착한 대답이 무색하게,
"과장님이 결혼을 하셨다고요...?"
야나기의 진심으로 의아하다는 듯한 질문이 되돌아왔다.
"...제발, 그러지 마요. 6단지의 비디오 가게 Random Play의 점장이자, 저 호시미 미야비의 로프꾼이자, 제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사람, 와이즈. 야나기도 잘 알잖아요."
"네...? 과장님, 또 무슨 수행 중이셨나요?"
"...6단지의 비디오가게 Random Play의 점장이자 로프꾼이신 분은...벨 점장님이잖아요. 홀로 가게를 운영하고 계시는."
물어보면 물어볼수록, 미야비의 심정을 후벼파는 대답만이 돌아온다.
"야나기, 솔직히 재미없어요. 이런 좋지 않은 장난은 그만둬요."
"장난치는 거 아니에요, 과장님. 아사바 씨가 장난을 쳤으면 쳤지, 언제 제가 이런 걸로 장난치는 거 봤어요?"
"아니에요. 야나기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사실이...있단 말이에요."
미야비의 목소리는, 급기야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과장님."
"일단, 6과로 와주시겠어요? 거기서 만나서 같이 대화해보죠."
"...뭔가, 어떤 쪽도 이런 장난을 치는 건 아닌 것 같네요."
"과장님께서 먼저 끊어주십시오. 그럼."
야나기도 미야비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를 눈치채곤, 한 수 물러나며 말하곤 그대로 전화에서 나갔다.
"...말도 안 돼."
분명, 장난일 것이다.
장난임을 알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 얼굴을 쓰다듬고, 그 목소리를 듣고, 그 몸을 껴안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없는 사람 취급이 되어버리다니.
하지만, 장난인것을 알고 있지만.
와이즈라는 사람이 없다는 야나기의 말이 들리는 순간순간마다,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앉았다.
내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영원히 곁에 있겠다 약속해 준 소중한 사람이 없다는 것.
그런 감정에 섞인 야나기의 차갑게까지 들리는 답변이, 항상 간직하는 와이즈를 생각하는 마음을 후벼팠다.
미야비는 잠시 감정을 추스린 후, 이번엔 벨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 미야비 씨. 무슨 일이세요?"
"벨...와, 와이즈는...가게에 있어?"
"미야비 씨? 반말 하시기로 한 거에요? 뭐 나쁘지는 않지만...조금 갑작스럽긴 하네요."
"아, 아니...그것보다도, 네 오빠이자 내 남편, 와이즈...비디오가게에 있어?"
"...미야비 씨."
순간, 벨의 목소리가 싸악 내려앉았다.
"와이즈...처음 들었을 땐 정말로 잘못 들은 건가 싶었어요."
"...아주 오래 전에 죽은 제 오빠의 이름을, 알고 계실줄은 몰랐죠."
"뭐...?"
"...어떻게 알아내신 거에요?"
"아, 아니야. 내...남편이잖아.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있었는데..."
"미야비 씨."
당황하며 계속 말하는 미야비의 목소리를, 처음 들어보는 벨의 차가운 말투가 끊어낸다.
"솔직히...어떻게 알아내셨는지, 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는지 하나하나 다 묻고 싶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불쾌감이, 먼저 올라오네요."
"오빠를 잃었던 그날, 전 시간 개념을 상실할 정도로 혼자 울었어요. 눈물이 다 그치고 달력을 확인했을 땐 사흘이 지난 후였죠."
"...그 눈물로 뒤덮인 날을, 미야비 씨의 말씀 몇 마디에 담긴 헛되고 어이없는 희망으로 망치지 말아줘요."
"...나중에, 비디오가게로 와주세요. 어떻게 된 건지 말씀을 듣고 싶네요."
"아주 조금, 책임감을 가져주셨으면 해요."
마지막까지 차가운 벨의 말을 끝으로, 전화가 뚝 하고 끊어졌다.
"...말도 안 돼."
끊어진 전화 화면만을 넋 놓은 채 바라보며, 미야비는 망연자실한듯 혼잣말을 내뱉었다.
"말도 안 돼...."
급기야, 눈물이 한 두 방울, 미야비의 핸드폰 화면 위로 똑똑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자신의 세상의 전부와도 같았던 인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상황.
이제 슬슬, 머릿속으로 자신을 의심하는 단계까지 와버렸다.
그리고, 자신을 의심하는 그런 자신이, 가장 소중한 사람을 의심하는 자신이 너무나도 싫어진다.
모멸감과 슬픔, 그리고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해 발생하는 모든 혼란스러운 감정이, 미야비의 눈에서 물줄기가 되어 흐른다.
"...아닐 거야. 아니여야만 해."
'일단은...6과로 가보자. 뭐라도 알아내야겠어.'
'와이즈가 가르쳐줬던 것처럼...가만히 있지만 말고, 용기를 내는 거야.'
와이즈가 설령 진짜로 사라졌대도, 그가 미야비에게 남긴 것은 여전히 있다.
여우 시렌 소녀의 굴하지 않는 용기는, 분명 와이즈가 심어준 것이었기에.
이런 느낌이 드는 것이야말로 와이즈는 분명 어딘가에 있는 것이리라는 증거라고 생각하며,
미야비는 숨을 고르고 눈물을 닦으며, 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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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과장님..."
아침의 통화 내용이 떠오른듯, 평소와 다르게 반갑게 인사하지는 못하는 야나기.
소우카쿠도 함께 그 소식을 들었는지, 답지도 않게 눈치를 살살 보는 듯 하였다.
"...야나기. 아침의 그 이야기 좀 이어서 해볼까요."
"과장님, 또 무슨 수행 중이신거면 빨리 말해주세요."
"솔직히...얼마나 놀랐는지 알아요? 왠 와이즈라는 이름하며, 결혼이니 남편이니 하며...진짜로, 엄청 놀랐다고요."
야나기가 이마에 머리를 짚으며 좋다는 듯 대답했다.
"...분명, 제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 겁니다."
"와이즈는 제 평생을 함께하기로 한 남자이자, 저 호시미 미야비의 로프꾼이에요."
"절대로...저를 이렇게 놔둘리가 없어요. 전 틀리지 않았다고요."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도 여럿 있어요. 그러니까...제발,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요."
미야비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며, 어이없다는 듯한 표정을 짓기까지 하는 야나기에게 맞섰다.
"증거라니...그 증거가 뭔지나 보죠."
야나기도 이제 슬슬 참기 어렵다는 듯, 숨길 수 없는 신경질적인 말투가 튀어나오고 있었다.
"좋아요. 우선, 첫 번째 증거입니다."
"이건 제...저와 와이즈의 집에 걸려있는 둘의 사진이에요. 결혼했을 때의 사진이죠."
"비록 데이터 상일뿐이지만...야나기를 비롯한 저희 6과 멤버들과 다른 사람들이 함께 나와있는 사진도 있어요. 원한다면 언제든 인쇄가 가능하죠."
"과장님. 이 사진은...대체 언제 찍으신 건가요?"
야나기가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계속 장난칠 건가요? 지금으로부터 4개월 전, 호시미 저택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찍은 사진이라고요."
"...과장님."
"대체 어떻게 된 지는 모르겠지만...제 머릿속엔 이런 남자의 기억이 없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과장님..."
야나기의 목소리에는 이제, 측은함까지 묻어나오고 있었다.
왜인지 비참해지는 느낌에, 미야비는 조용히 사진을 집어넣고서 잠시 침묵을 유지했다.
분명, 이 사진에 담긴 남자는 내 세상의 전부이자 명실상부히 가장 소중한 사람인데.
이 사람의 존재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하는 상황 자체가, 너무나도 슬프게 느껴진다.
어떻게든 소중한 것을 잃지 않으려, 와이즈를 지키려 하는 것임을 알지만,
너무나도, 너무나도 외롭다.
당신이 조금이라도 없는 세상은, 너무나도 외롭다.
'와이즈...제발.'
'그냥 뿅하고, 어디선가 나타나주면 안될까?'
'언제나 그랬잖아, 언제나 상상하지도 못한 방법으로 날 구해줬잖아.'
'...그러니까, 이번에도 그래줘.'
여우 시렌 소녀의 간절한 바람이 무색하게, 회색머리 청년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리까지 되어버렸으니 당연한 일일까, 하고. 미야비는 다시 생각해본다.
그러고는, 마음을 가다듬으며 준비한다.
두 번째 증거를 통해, 와이즈의 진짜 존재를 입증할 준비를.
"...좋아요. 솔직히 첫 번째로도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번째까지 꺼내야겠네요."
"원래도 말씀드려야 했던 것이니..."
미야비가 품을 뒤적거리며 무언가를 꺼내려던 순간.
쾅!
6과 사무실 한 구석의 심문실 문이 열렸다.
"거, 거기까지 해요. 야나기 씨...."
그리고 들려오는 아주 익숙한 목소리와, 이내 보이기 시작하는 그토록 그렸던 얼굴.
뒤따라 나오는 하루마사를 뿌리친 듯 숨을 헐떡이며 말하는 건, 분명히 그 사람.
와이즈. 처음 이 6과 사무실에서 만났던 때처럼, 심문실에서 예상치도 못한 사람이 튀어나왔다.
"...!!!"
미야비는 많은 의미가 담긴 외마디 탄식을 내뱉더니, 이내 와이즈에게 돌진하듯 안기었다.
"우, 우왓. 미야ㅂ..."
"어디 갔던 거야, 어디로..."
"이제, 이제...이러지 마. 이러지 마아..."
애써 눈물을 참고 있었다는 듯, 와이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은 미야비는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
"...하아, 죄송해요 부과장님."
"점장님의 힘이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순간 방심해버렸어요."
하루마사가 머쓱해하며 말했다.
"괜찮아요. 솔직히 저도 좀 많이 힘들었거든요."
"...저 사진을 본 순간엔, 뭔갈 할 의지를 잃기도 했고요."
야나기가 미야비의 손에 들려있는 둘의 결혼사진을 보며 말했다.
"...진짜, 너무하셨어요."
"그냥 아침 일찍 나와서 서프라이즈만 하자길래 아무 의심없이 왔는데...이렇게까지 하실줄은, 전혀 몰랐다고요."
"진짜, 처음 하루마사 씨가 저를 잡으셨을 땐...<파에톤>을 잡기 위한 고도의 함정인 줄 알았어요."
와이즈가 미야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미야비, 괜찮아?"
"나, 나...진짜로, 진짜로 무서웠어..."
미야비는 여전히 펑펑 울며, 제대로 말을 꺼내지도 못하고 있었다.
"야, 야나기도오, 벨도...전부 너가 없다고 하잖아..."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자고, 같이 밥먹고 했는데...왜 다들 없다는 거야아..."
"잠깐, 벨...? 설마..."
뒤돌아보며 째릿한 시선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와이즈에게, 야나기와 하루마사, 소우카쿠 셋은 급기야 등을 돌리고 말았다.
"...벨까지 섭외한 거에요?"
"죄, 죄송해요. 로프꾼 대장님...혹시 몰라서 그런 건데..."
"...뭔가, 감당할 수도 없는 큰 잘못을 저지르게 된 것 같네요. 정말 죄송해요."
"...더러운 변명같이 들리겠지만,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눈치를 살살 보던 소우카쿠, 야나기, 하루마사는 급기야 무릎을 꿇고선 정중히 사과하였다.
"...전 괜찮아요. 미야비가 괜찮냐가 문제죠."
"누구보다 잘 아실 분들이 왜 이런 일을 계획하신 거에요..."
"미야비, 일어나 봐."
와이즈가 난감하다는 듯이 머리를 짚으며, 겨우 울음을 그친 미야비를 일으켜 세웠다.
"..."
미야비는 조용히, 벨에게 다시 전화를 걸고서 말했다.
"...미야비 씨."
"다시 전화할 양심이 있으ㅅ..."
"...왜 이런 일들을 벌이신 건지는 묻지 않겠습니다."
순간, 미야비가 자신의 서리만큼이나 시리고 차갑게 느껴지는 말을 그 조그만 입에서 꺼냈다.
벨도 무언갈 느꼈는지, 말을 끊고선 어버버하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까지 들려왔다.
"그냥, 와이즈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만약 다음에도, 저의 남편에게 손을 댄다면..."
미야비가 자신의 검에 손을 대며, 아까의 전화 너머로 들려왔던 벨과 야나기보다도 차가운 목소리로 계속 말했다.
"그땐,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네, ㄴㄴ네넨네! 무, 물론입죠! 호시미 미야비 님!"
"벨...넌 나중에, 나한테 따로 한 소리 들을 각오하고 있어."
지나치게 공손해져버린 벨과의 전화는, 와이즈의 말을 끝으로 끊어졌다.
"...이쯤하죠. 여러분들도 용서하겠습니다."
"다만...앞으로 이런 장난은 치지 말아주세요."
미야비가 자신의 앞에 무릎꿇은 셋에게 말하고, 다시 와이즈의 곁으로 가 안겼다.
"미야비...미안해.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미리 선물이라도 사놓는 건데."
"아무것도 준비를 못 했네. 서프라이즈로 선물 주자길래 조금 있다가 준비하려고 했는데..."
자신의 눈물로 젖은 와이즈의 품에 얼굴을 다시 파묻는 미야비에게, 와이즈도 변명 아닌 변명을 하였다.
"...괜찮아."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돼. 그냥 이렇게...곁에만 있어줘."
"그리고...뭘 준비하지 못하긴."
"생일선물은...진작에 받아놓았는걸."
미야비는 품 속에서, 방금 전 야나기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무언가를 꺼냈다.
"...이거, 봐봐."
행복하게 미소짓는 미야비의 손엔, 어떠한 주먹만한 도구가 들려있었다.
두 줄이 그여진, 간이 임신 테스트기가.
"생일선물은, 이걸로 충분해. 아니, 차고 넘치지."
"나한테 이런 행복을 선물해줘서...정말 고마워, 와이즈."
이제서야 활짝 웃는 미야비를 보며, 오히려 와이즈가 눈물이 다 나고 있었다.
그토록 바래왔던 결실이 맺어진 것을, 이렇게 보게 될 줄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듯, 한 줄기 눈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미야비."
"이건, 네 선물인 동시에, 내 선물이기도 해."
"사랑해, 정말로..."
간단한 말 몇마디로, 그 어떤 때보다도 벅차오르는 감사와 기쁨의 감정을 전한 와이즈는, 다시 한 번 미야비를 꼬옥 끌어안았다.
"...이 정도면, 어쨌든 해피엔딩이겠죠?"
"저 두 분한테는, 애초에 슬픔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하루마사와 그 광경을 보며, 아주 작은 목소리로 속닥속닥 야나기에게 말했다.
"자, 그러면...슬슬, 과장님의 출산휴가 준비를 해야겠네요."
"아사바 씨,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할 자신 있으시죠? 저희 둘이 과장님의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죄를 갚도록 하죠."
"ㄴ,네? 아니, 부과장님 혼자 아이디어 내시고 한 걸 제가 왜..."
하루마사가 자신 기준 궤변을 늘어놓는 야나기에게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어쨌든 동조했잖아요?"
"저도 평소보다도 훨씬 많이 일할테니까, 그렇게 섭섭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줘요."
"이런 게 어디있어요, 이런 게 어디 있냐고요..."
분명 해피엔딩은 아닌 것 같은 하루마사의 표정 너머로 보이는 미야비와 와이즈의 길고 긴 포옹을 끝으로, 대공동 6과의 시끌시끌했던 오전 업무가 마무리되었다.
To be continued...?
질문, 피드백 대환영.
여러분의 댓글과 추천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면 한 번씩 부탁드려요.
긴 글 끝까지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타 있어도 봐주세요....
+ 미야비 생일기념 에필로그 7편입니다. 생일은 도저히 못참겠더라...
황금의 후예 단편 보러가기 (붕스타 배신)
나타 메인스 리메이크 보러가기 (원신 배신) <- 여러분의 관심이 필요한 아이입니다...배신이긴 하지만 한 번씩 읽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