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각지쟁

달팽이 더듬이의 싸움.


장자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국 전국시대, 위 나라의 왕인 혜왕은 동맹국인 제 나라가 동맹을 깨트리자 보복하려 합니다.

왕의 뜻을 따르는 전쟁파와 이 전쟁은 그저 서로간의 피해만 줄 것이라는 평화파가 갈리는 가운데, 신하인 대진인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왕께서는 달팽이라는 생물을 아십니까.

두 더듬이에는 각각의 나라가 있어 보름간 싸움을 이어가다 무수한 사람이 죽어 결국 싸움을 멈췄다고 합니다."

왕은 그게 무슨 이야기냐고 말합니다.그 작은 달팽이 더듬이에 나라가 있고 그 나라가 서로 싸운다니,왕에게 그 이야기는 너무나 황당한 것이었습니다.

대진인은 말합니다.

"우주는 끝없이 거대합니다.우리는 그 거대한 우주의 어느 나라 어느 수도 어느 자리에 있을 뿐입니다.드넓은 우주에 비하면 우리는 달팽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욕심부리고 질투하고 시기하다 끝내 자기만의 독단적인 판단에 빠져 서로 전쟁을 일으키다가 서로 멸망하기의 반복이었습니다.

그 모든 국가들이 결국 몰락하고 세습되고 도로 몰락하기의 반복이었습니다.

전쟁이란 것도 결국 무상하고 덧없는 분쟁인데 어찌 사람이 사람을 시기하여 질투하고 괴롭히는 것이 의미있는 행동이겠습니까.

그저 무상할 뿐입니다.




천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살한 사람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너무나 거대한 우주 속 미미한 자신을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미 우리가 그저 달팽이 더듬이 위에 있을 뿐이란걸 알았다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