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고로 모항에 건의함을 만들어 볼까 해"

각 진영 간부급들을 모은 월별 정기회의에서 지휘관이 꺼낸 말이였다.

"와! 엄청 민주적이고 멋진 제안이야 허니! 당장 시작하자!"

'역시 유니온인가? 이런거 좋아하네'

"음, 왠일로 하인이 작전을 제외하고 괜찮은 의견을 내는군. 이 여왕도 찬성이야"

'왠일로 여왕님이 딴지 안걸고 패스? 좋아!'

"지도자라면 인민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하는 법, 북련도 찬성하네"

'이런 부분은 의외로 느슨하네'

"저희 아이리스와 비시아도 찬성합니다"

'역시 자매간 다툼은 내 16인치 네오 암스트롱포로 중재해주는게 좋다니깐. 얼마전에 바르와 리슐리외를 같이 부르길 잘했어'

"좋아, 철혈과 중앵, 그리고 사디아는 어때?"

"지휘관님께서 하시겠다면 이 아카기는 무엇이든 찬성이에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다른 파벌과의 의견을 종합하지 않아서 일단 중립으로 할게요"

"고마워 아카기, 실망하진 않을거야"

"하지만 괜찮겠니 꼬마야? 안그래도 매일같이 야근을 하는데 일거리를 늘린다니 난 걱정되는구나"

"전 괜찮아요, 뭣하면 비서함 로테이션을 늘리도록 하죠 그로세씨. 그럼 중앵과 철혈은 중립, 나머지는 모두 찬성..아! 사디아는 어때? 베네토?"

"Zzz..."

"후에? 파인애플 피자 시러요..아..아! 저희 사디아도 찬성이랍니다!"

'뭔지는 알고 찬성한거..겠지? 폴로랑 리토리오는 들었으니 괜찮겠지'

"그럼 다수결로 찬성으로 알면 되겠지? 자세한 시행방안도 내가 생각해뒀으니 설명할게"

어디서 많이 본 무언가를 꺼내는 지휘관

"내일부터 이걸 각 진영별 기숙사마다 하나씩 설치할거야. 그래서 2주에 한번씩 저 함을 열어 안에 든 건의사항에 대해 내가 피드백을 해주려고 해."

"물론 건의함에 의견을 투고할때 본인 이름은 쓰고싶으면 쓰고 쓰고싶지 않으면 쓰지 않아도 돼. 투고자가 누군지는 나만 알고 있을테니까 괜찮아"

"대충 어떤 내용이면 되지 지휘관?"

엔터프라이즈가 물었다

"음..기본적으로 지급되는 보급품에 대한 건의사항이나 모항 시설에 대한 개선사항, 그리고 남들앞에서 하기 힘든 개인적인 고민같은것도 써도 돼"

"다른 질문 있어? 좋아, 없으면 내일부터 바로 시행할게!"

그렇게 2주가 흘러 처음으로 소원수리함(가칭)을 개봉하는 날

"먼저 중앵 의견부터 보도록 할까.. 응? 이건 왜 접어놨는데도 안쪽 글씨가 비치.."






"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사랑해요지휘관님다이호는지휘관님만보는데지휘관님근처의불여시들이..."

"끼야아아아악!"

"무..무슨 일인가! 지휘관!"

"아..별거 아냐 울리히..난 괜찮아..."

"그렇게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말해도 말이지.."

"흠흠! 일단 조만간 다이호 데리고 외출이라도 나가야겠네.. 그럼 다음"

"아야나미, 요새 출격에 나갈 일이 없는 거에요..그러니까 연등 시간을 늘려주세요"

"요새 아야나미가 나갈 일이 없긴 했지. 그래도 아직 성장기니까 잠은 오래 잤으면 하는데.. 아즈마에게 잘 달래달라고 하자"

"이건 익명이네? '하루 한번씩 중앵 기숙사로 와서 식사를 하는게 어떨까요?'라.. 울리히? 어떻게 생각해?"

"중앵이라면 지휘관의 고향과 가까운 곳 아닌가? 나도 마침 동양풍 음식이 궁금하던 참이다. 그래도 매일 가면 질리지 않겠나?"

"울리히 말이 맞아. 그럼 이틀에 한번씩 방문하는걸로 전해둘게"

"중앵은 이정도로 끝이고 다음은 로열이네? 한번 볼까"

"얼마 전에 구입하신 로봇청소기를 버려달라고? 아니.. 메이드대 일동?? 기껏 귀엽게 생긴 녀석으로 샀는데 어떻하지.."

"울리히. 혹시 로봇청소기 필요해?"

"응? 선물로 준다면 사양하지 않겠다"

어쩌다보니 횡재한 울리히였다.

" '로열 기숙사 내에 혼밥을 할 공간이 부족하다. 식사중에 옆칸에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아 아니 아무튼 요점은 혼밥을 할 장소를 만들어 달라!' 인건가? 이거 익명으로 쓴 의미가 없는것 같은데..."

"아카시? 혹시 남는 의자랑 널빤지 있어? 응응 사진 보내줄테니까 식당 구석탱이에 이렇게 테이블 만들어줘. 뭐? 지금 그말 아카기한테 그대로 전해줘도 되지? 그래 처신 잘하라고. 응"

대충 이런 사진

'지휘관은 은근 사람 부리는게 험한가? 나도 험하게 다뤄줬으면..핫! 집중해라 집중!'

로열의 M모씨를 위한 혼밥 좌석 설치와 울리히의 조교도 동시에 해내는 유능한 지휘관

"로열은 이걸로 끝인가? 그럼 다음은 유니온 차례구나. 한번 볼까?"









분량조절 실패했노.. 나머지 내용은 다음에 써올게


좋은 소재 있으면 추천받는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