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니 부라 산등성이




『두 번째』




카일 :


꽤 높이 올라갔어.




발아스 :


그래.




카일 :


분위기가 신비한 산이야. .....어딘가 그리운 것 같이......




발아스 :


그립다고? ......이상한 남자로군.




카일 :


왜?




발아스 :


......마을 사람의 말로는 허공과 이어져 있는 산이라고 했잖나?




카일 :


아~ 뭐 그건, 전승이잖아? 정말인지 아닌지는 완전히 별개일지도 모르니까.




발아스 :


..............




카일 :


의외로 내 기억을 되찾을 열쇠가 될 지 모르겠네.




발아스 :


......아스트라 섬, 이었나? 여기서는 멀어 보이는데.




카일 :


아, 그쪽이 아니라.




발아스 :


?




카일 :


스키엔티아에 도착하기 전의 기억이 없어.




발아스 :


......뭐?




카일 :


사실 기억 상실, 두 번째거든. 이젠 익숙해. 하하하.




발아스 :


어이.....그 이야기를 조금 더 물어봐도 되겠나?




카일 :


말했지만 기억이 없다니까.




발아스 :


최초의 기억은?




카일 :


아......엑스라는 녀석과 만났을 때부터가 시작이었어.




발아스 :


언제 있던 일이지?




카일 :


분명 4, 5년 전 일이던가?




발아스 :


................




카일 :


당연히 기억을 되찾기 위해 여러가지로 시험해 봤는데......전부 헛수고로 끝났어.


그래서 그 전의 내가 누구였는지는 더 생각하지 않게 되었어.




발아스 :


고작 그 정도로.....?




카일 :


아니, 진지하게 몰두했었어. 그렇게 해도 무리였으니까.




발아스 :


............


....엑스, 라는 사람은?




카일 :


처음으로 만난 모험가 동료야.




발아스 :


벗인가?




카일 :


공감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말이지. .....여기 없는 녀석을 이래저래 언급하는 건 공평하지 않아.


다만......깊은 녀석이었어.




발아스 :


.....그 남자가 꾀어서 섬을 나간 건가?




카일 :


아니, 내 의지로 나갔어.




발아스 :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된 건가?




카일 :


.....아니라곤 못하겠네.




발아스 :


(.....틀림없어.....!)


(광대.....! 그놈이다......!)


(그 때부터 이미 이 남자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던 건가.....!?)


(대체 어떻게 된 거지....!? 놈은 뭘 알고 있는 거지......!?)




카일 :


-!!




발아스 :


음?




카일 :


마을이-!!




발아스 :


!!


바알인가!?




카일 :


제길! 하늘만 경계한 게 독이 되었어......!




발아스 :


이제와선....




카일 :


.....돌아갈 수 없어. 돌아갈 수는 없어. 쓸데없는 희생이 늘어난다.


공석을 얻어 놈을 없애야만 해......!




발아스 :


......현명하군.




카일 :


천만에! 제길!




발아스 :


.....중립.....인가......


...............






선택과 해답




 다른 세계의 장면들




[세계는 어떻게 되는 걸까.]


[낳아라. 대립하는 자를. 그것에 저항하는 자를.]


[구세주는 나타나지 않을까.]


[저, 적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이제 다 끝이야.]


[저기 봐! 누군가가-]


[가라-! 해치워-!]




어둠의 왕 :


.................




-사념은 기대한다. 강대한 선과 강대한 악의 탄생을-


-그것은 그저 힘뿐만인 것이 아니다-




그런 건가.




-나는 응하고 있는 건가?-


-나는, 어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무엇을 세상에 제시하는가-




...............


무수한 사념은 또한 무수한 시행 착오다. 그것은 이미 새로운 해답 따위가 아니다.




-바로 그것이다. 그렇기에 묻는다-


-나는 어째서 세계의 일부인 것인가-




................


결론은 이미 나왔다. 툭하면 돌아오는 것이니까.




-말해라-




어둠이 가져오는 것은 영원한 안식이다.


모든 존재를 영원한 안식 속에 묻는다.




-옅군-




그런가? 계속 말하지.


자아란 고통의 원천이며, 종언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그 허무 속에서. 허공에 몸을 던져 형상이 없는 무수한 사념에 둘러싸여 가혹함을 맛보고 있다.


 


-여기서 『개인』을 유지하려고 한다면-




『개인』의 포기가 실현되는 전재 따위는 모른다.




-나는 말이지-




그러면 누가 알고 있지?




-......모른다-




그렇겠지. 밝혀낸 결과가 이것이다.


영구적인 무도 소용없다. 뭐, 변화가 없는 영원 따위 순간과 마찬가지니. 어느 쪽이든......


그것을 경험한 자는 없다.




-..............-




그러면 영원한 평화는 어떤가? ......이것도 체험한 자는 없다. 왜냐면......


이야기는 거의 일상을 부수는 시점에서 시작되니까.




-................-




허무와 평온. 그 어느 쪽도 완전한 실감을 얻은 자는 없다면-


-동격이 아닌가? 영원한 어둠도.


결론은 단순하다. 『한 번 해 보면 된다』


내가 안내하겠다. 확신이 있다. 어쩌면-


 -의외로 나쁘지 않겠지.


한번의 쾌락을 위해 열 번의 고통을 견디는 것을, 우매하다고 부르지 마라. 선택은 자유다. 하지만.......


어둠은 쾌락과 맞바꿔 고통 또한 없앤다.


단순히 비교하면 무와 평온보다 이점도 많다. 하지만 결단 또한 하나의 고통이다. 그러니 그것은 내가 부담한다. 내게 『강제당했다』라는 형식을 통해서


내가 이끌겠다. 아직 누구도 경험한 적 없는 안식의 어둠 속으로.




-.............-


-시험해 보겠다-




........오오.......!


.....흠, 생각도 못한 안도감이다. 보람이 있군.




-가기 전에 전별을 주마-




전별?




-모든 유는 제로 안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