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루 갈의 폐옥좌




벌레




바알 :


카앗-!




발아스 :


.....큭......!




인안나 :


.....으윽.......




카일 :


............




바알 :


......으음???




카일 :


............




바알 :


어이 어이.....중요한 게 빠졌잖냐. 평범한 무기로 날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발아스 :


......이 남자는 무관계하다. 조작당한 것 뿐이니까.




바알 :


벌레가 지껄이는 듯한 말이지만......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군.


어이, 벌레. 난 지금 기분이 좋다. 어디로든 썩 가라.




카일 :


................




발아스 :


.....작별이다, 카일. 다시 만날 일도 없겠지.


-간다! 나의 검이여!




인안나 :


-순환을 벗어나 무로 돌려보내는 소울이여-


-가시가 되어 얽혀라-!




바알 :


흐하하하하하......! 한꺼번에 정리해주마!




카일 :


하압!!!




바알 :


네놈도 같이!




카일 :


-칫!




발아스 :


카일!? 뭘 하는 거냐!?




카일 :


바알 씨라고 했었나. 벌레를 얕봤다간 허를 찔릴걸?




바알 :


아~~~~~~~~~~~~?


-말투에 조심해라!


......음.....?




카일 :


그 거구로 그렇게 민첩하다니.....! 반칙이잖아......!




바알 :


...............


카앗!!




발아스 :


으아아악!!




바알 :


카앗!!




인안나 :


아아아악!




바알 :


......크크크크.....! 벌레를.....뭐였더라?




카일 :


그게 당신의 특기구나.




바알 :


......아아?




카일 :


상대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습격하는 거.


그걸 항상 노리고 있으니까, 스스로도 경계하고 있는 거지?




바알 :


갑자기 때리는 쪽이 즐겁거든.


.....하지만......


......날 관찰한다고?




카일 :


당해본 적 없다는 표정인데. 뭐, 그렇겠지. 첫 번째 일격으로 대강 마쳤으니까.




바알 :


어이 어이.....설마라곤 생각했지만 그런 하찮은 관찰이 돌파구가 될 거라 생각하나?




카일 :


관찰이란 건 연쇄하지.




바알 :


.....아아!?




카일 :


기습과 불의의 공격에 능하다면 그만큼 방어가-


-라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야. 그런 행위를 좋아하는 당신의 성격 자체에 힌트가 있지.




바알 :


.....그것도 단순하더냐?




카일 :


헤에, 그 이상 생각하고 싶진 않은데? 안 그래?


힌트는 하나로 충분해. 거기서부터 무한하게 생각하는 거야.




바알 :


약삭빠르군......!




카일 :


생각해 봤어. 당신에 대해서 찬찬히!




바알 :


그럴 틈이 있겠느냐!?


뭘 하려는 것이냐!? 이 나를 관찰하고 분석한다고!? 분수를 알거라!!!


벌레는 벌레답게 계속해서 두려워 해라!!!




카일 :


칫!




발아스 :


바알을.....동요시켰다고.....? ......카일.....넌......?




카일 :


.....일어나지 마.....표적이 될 거야......




인안나 :


.....제가 일어나겠습니다.




카일 :


당신!?




인안나 :


저는 인안나. 놈이 마음에 안 들어요.


시간을 벌고 허를 찌른다. 말할 필요도 없이 그런 거겠죠?




카일 :


......그래, 그거다!




바알 :


비밀 이야기라도 하나!?




인안나 :


망설임이 현저히 드러난다. 그렇게 말했었죠?




바알 :


재생의 무녀......!




카일 :


얼마나 버틸 수 있지?




인안나 :


과도한 기대는 하지 마세요.




바알 :


-어둠의 왕이나 빛의 왕이라면 몰라도 너희같은 왜소한 존재에게-


-이렇게까지 불쾌한 생각이 든 것은! 자아를 얻고 나서 처음이구나!


파괴 따위는 미적지근하다! 영겁의 고통을 계속해서 주마!




카일 ;


......간다!




인안나 :


네.




바알 :


카앗-!!










전별




발아스 :


뭐라고.....!?




인안나 :


.....앗......!?


.....저, 정말로.....!?




바알 :


......있을 리가 없다.....! 나는.....백과 흑, 그 둘에 저항하는 파괴는......!


필수적인 역할이다......!


절대로.....!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아.....!


섭리에......맞지 않아......!




카일 :


......몰라. 그런 룰은.




바알 :


!! 서, 설마.....!?




카일 :


-바알! 빼앗아 온 목숨의 몫이다!


오오오오오!!!




바알 :


느오아아아아아-으아아아악......!


......으윽......


-




발아스 :


카일.....!? 대체 어떻게......!?




카일 :


아니.....창으로......




발아스 :


.....창이 좋았던 건가......!?




카일 :


-!?




발아스 :


왜 그러지?




카일 :


아니야......그런 단순한 게......


나는......내가 아니라면 놈은-


아아아아아아아악!!?




발아스 :


!?






-호전된 것 같군.


나의.....모든 것이.




발아스 :


!!


폐하.....! ......용케 무사히.....!




어둠의 왕(카일) :


......오랜만이구나. 그 후로 얼마만이지? ......그리 오래 지나진 않은 모양이군.


아무튼 시간이 의미를 잃은 곳에 있었다.




발아스 :


......답을 찾으신 겁니까?




어둠의 왕 :


......발아스여.




발아스 :


예......




어둠의 왕 :


나는 폭군이었다.




발아스 :


예.....? 아니, 그, 그건......




어둠의 왕 :


그건 내가 내 생각을 강요하려 했기 때문이다.


『세상을 흑으로 물들인다』는 생각으로.




발아스 :


..........




어둠의 왕 :


나는 지금부터..... 『세상을 흑으로 물들이기』 위해서 행동을 시작한다.




발아스 :


.......뭐라고요......?




어둠의 왕 :


이전같은 행동은 아니다. 난 이제 대표자에 불과하다.


무한한 사념은 잠재적으로 내게 암묵의 이해를 보였다.


모두가 마음 어딘가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기쁨이 없는 대신, 일말의 고통도 없는 안식을.


지금부터 시작의 바다로 출발한다.


책임은 내가 지지. -발아스.




발아스 :


.....예.....!




어둠의 왕 :


너는 곤란을 베는 내 검이다. 기대하고 있겠다.




발아스 :


.....폐하......!


암흑기사 발아스, 이 목숨과 바꿔서라도.....!




어둠의 왕 :


.....파괴의 룬인가......


.....바알을 무찔렀군.




발아스 :


예. ......부끄럽지만 제가 아닌.......


폐하가 매개체로 삼은 그 그릇이 무찔렀습니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어둠의 왕 :


그렇겠지.




발아스 :


......?




어둠의 왕 :


전별을 받았다. 한 움큼의 지식을 말이다......


-이 그릇은...... 섭리 안의 존재가 아니다......!




발아스 :


!?




어둠의 왕 :


흐흐흐.....크하하하핫....하하.....!


손에 넣었다, 비장의 수를!




발아스 :


(.....카일.....! 역시 넌......!)


(하지만.....섭리의 안에 없다는 게, 무슨 의미지.....?)


...................


(이제 사색은 불필요한가.)


(폐하가......답을 얻으셨으니 말이야......!)




어둠의 왕 :


그것만 이해한다면-


힘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후엔 빛의 왕과 자웅을 겨룰 뿐.


마땅한 곳에서 기다리겠다. 유인 정도는 할 수 있겠지. 이 파괴의 룬으로.


그럼......이곳을 떠나기 전에.




인안나 :


앗.....!?




어둠의 왕 :


제로를 아는 것은 나 하나면 된다.




인안나 :


.....대체 무슨 짓을......!




어둠의 왕 :


.....뭐가 이상하지?


너의 지금까지와 지금부터. 가치에 차이는 없다.




인안나 :


..........!




어둠의 왕 :


-가자, 발아스.




발아스 :


예!




인안나 :


..........


..........


















(...........)


(사라지는 건가......)


(으음.....?)


(호오.....?)


(그래, 그렇군......!)


(균형의 일부......진실이었던 건가......)


(좋다. 세상이 나의......역할의 소실을 거부한다면.......)


(어디 보자......?)


(흠.......합격인가.....?)


-받아들여라......나의 <역할>-


-<파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