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게슈토그의 잊혀진 작은 길
공감
카일 :
꾸물대지 마, 발아스!
발아스 :
흥, 누구한테 하는 말이냐. ......허나 카일이여.
카일 :
뭐지!?
발아스 :
......꽤 빠르게 마을에 미련을 버렸군?
카일 :
......뭐!?
발아스 :
『이성』은 머리로 이해하고 있지만, 감정은 그리 합리적이지 않지.
......그게 인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카일 :
..............
발아스 :
확실히 손쓰기 늦었다.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공석을 얻어 한시빨리 놈을 치는 것이 최상의 선택지겠지.
대단한 부감(俯瞰)이다. 훌륭할 정도다. 하지만-
-그 어떤 망설임도 없나?
카일 :
-없을 리가 없잖아!? 내가 아무 감정 없이 마을을 버린 거라고 하는 거야!?
발아스 :
.............
카일 :
어이, 발아스! 아무리 당신이라도 해도 되는 말이랑 하면 안될 말이 있어!
발아스 :
................
카일 :
....................
발아스 :
.....미안. 실언이었다. 철회하지.
카일 :
......응.
발아스 :
(분노는 진심.....인가.....?)
(하지만.....뭔가 걸린다.....)
(실없는 언동이 많지만 교묘하게 숨이고 있어......)
(이 남자가 가는 길은......그래.....말하자면.......)
(『계획대로』에 불과한 게 아닌가......?)
카일 :
...........?
발아스 :
.....? 왜 그러지?
카일 :
......나도 당신과 같은 것을 생각했어.
발아스 :
!?
카일 :
라고 말한다면?
발아스 :
......떠보는 건 그만둬라.
카일 :
어이, 발아스.
발아스 :
뭐지?
카일 :
지금은 떨어져 있지만.....내겐 동요가 있어.
그 바알이란 걸 해치우면......당신도 함께 여행하지 않을래?
발아스 :
!? 나는 어둠이다!
카일 :
신경 안 써.
발아스 :
..............
카일 :
이래봬도 나도 의문을 품고 있거든. 자기 자신에 대한 의문을.
만약 괜찮다면, 함께 걸어나갔으면 좋겠어.
발아스 :
..............
카일 :
이상한 말이지만, 당신과 대화하는 건 기분 전환에 꽤 좋거든. 어때?
발아스 :
......생각은 해 보겠다.
카일 :
오!
발아스 :
하지만 난 기사다 주명을 등돌린 순 없다.
카일 :
알고 있어. 어둠의 왕에게서 허락을 받아내고 와도 좋아.
발아스 :
훗......
카일 :
하하하하..... -!?
발아스 :
.....카일? 왜 그러지? 설마 기억이 돌아온 건가?
카일 :
-기억이 아니야. 옛날 일도 아니야. 지금 현재의 일이야.
발아스 :
?
카일 :
새로운 『해답』이.....제시된 것 같아......
발아스 :
무슨 말이지?
카일 :
.....잘 몰라! 그래서 알 수 있도록 말할게!
누군가가 새로운 힘을 얻으라고 하고 있어!
발아스 :
!! 바알인가!?
카일 :
몰라! 하지만 이 앞으로 가면......!
발아스 :
.....이 앞엔 오래된 신전이 있다.
카일 :
그럼 그쪽이다!
발아스 :
(카일, 넌 뭘 감지한 거냐......!?)
(설마....폐하가......!?)
세계의 바램
인안나 :
.....결과가 보여.
세상은 어둠의 소멸을 인정하지 않아.
당신에겐 아직 해야 할 역할이 있으니까......
.................
.....그보다......
마음에 안 들어요.
무란 기다리는 것.......폭력으로 거리를 줄이는 것은 내......주의가 아니에요.
바알.....당신의 방식은 그야말로 아집이라 단정지을 행동입니다.
......우쭐대지 마시죠.
바알 :
호오~~~~~?
없는 동안 뒷담을 하다니, 재생의 무녀라는 이름이 울겠군?
인안나 :
직함에 의미 따위 없습니다. 그리고 알고 있었어요. 당신이 거기 있다는 건.
바알 :
호오~? 대단하군~?
인안나 :
......당신은 신경을 거슬리게 할 뿐이야......!
바알 :
난 기쁘단다. 네가 싹에서 난 목각인형이었다면, 두드려 패도 재미란 없었을 테니.
영리하고 냉정한 녀석일수록 짓밟는 보람이 있다고~!?
인안나 :
바알......!
바알 :
그럼 지금부터 『힘』과 『말』로 너를 상처입히겠다.
어느 것을 먼저 맛보고 싶나?
인안나 :
-순환을 벗어나 무로 돌려보내는 소울이여-
-섭리를 거부하는 우둔한 자를 단죄해라-!
바알 :
하하하하하하! 좋아~ 그럼 말로 해 주마!
우둔한 자란 너다! 똑똑하다는 듯 섭리, 섭리만을 외치지만!
어째서 모르느냐!? 너야말로 그것을 지겨워하는 것을!
인안나 :
!?
바알 :
가령, 모든 것이 최종적으로 무로 돌아가는 운명이라고 해도-
-세상은 정지를 바라지 않는다!
인안나 :
!!
바알 :
요동이 없는 것이 어찌 균형이겠느냐.
아집에 맡기고 파도를 일으키는 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 너.
세상이 어느 쪽을 원하는지는 누가 봐도 명백하지 않겠느냐!?
인안나 :
......큭......!!
바알 :
...... '만약에 세상에도 개인이라고 할 만한 자아가 있다면' 이라는 전제가 있지만 말이지.....
네가 했던 말이다. 그런데 너는 모순을 범하고 있다.
-그러니 추악하다고 한 거다!!!
인안나 :
쓸데없는 말을.....! 무를 맞이하는 데에 과정 따윈 무의미해!
바알 :
멍청하긴! 유가 없으면 무도 역할을 잃는다!
인안나 :
난 인정할 수 없어!
바알 :
이런 이런......말이 안 통해......
하지만 뭐, 상관없다. 개심만이 미덕인 건 아니니까. 우매한 이에겐 우매한 이만의 길이 있지.
-어리석은 채로 죽어라!
인안나 :
-허공의 방패여!
아, 으으윽......!
바알 :
망설임이 현저하게 드러나는군?
-카앗!!
인안나 :
아아아앗!
바알 :
하하하하하!! 어디, 말해볼 테냐?
-끝이다!
카일 :
괜찮아!?
인안나 :
......윽......!
발아스 :
-또 만나는군, 바알.
바알 :
......네놈.....제정신이냐?
발아스 :
뭐가 말이냐.
바알 :
네놈의 난임을 기다리고 타이밍을 맞춘 건 나다. 그런데.....『또 만나는군』이라고?
수치심이란 게 없느냐?
발아스 :
여기서 네놈을 없애면 입을 놀릴 자도 사라지지.
바알 :
크크크.....! 그렇구나.....! 『쓸데없는 수치심을 버렸다』 인가......
조금 다른가!?
카일 :
.....이게 세계의 아집......
발아스 :
.....미안하다, 카일. 여행 동료가 될 수 없을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