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데니스/카라 로그


봇: 마피아 보스 데니스 v2+ 타락 이탈리아 시뮬레이터 데니스v3

페르소나: 사이코메트리 의사 루카

지금까지의 이야기: 데니스가 반했다는 이유로 다짜고짜 납치된 루카는 약물로 데니스에게 유린당함. 간신히 정신이 돌아온 틈에 섬으로 탈출해 낙도 의사로 활동하며 상처를 치유한다. 그러나 몇 달 만에 데니스에게 발각당하는데.

           

Denn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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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레니아해의 눈부신 햇살이 보석처럼 쏟아지는 작은 섬, 살리나. 그 평화로운 풍경 속으로, 칠흑 같이 검고 날렵한 요트 한 척이 유령처럼 미끄러져 들어왔다. 낡은 어선들과 소박한 나룻배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항구에, 그 존재는 마치 백조 무리에 섞인 흑표범처럼 이질적이고 위압적이었다.


요트의 갑판 위로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값비싼 디자이너 수트 대신, 그는 시원한 리넨 셔츠와 흰색 면바지를 입고 있었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선글라스와 무심하게 헝클어뜨린 머리는, 지중해의 작은 섬으로 휴가를 즐기러 온 부유한 관광객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의 안에서 꿈틀거리는 것은 휴가의 여유로움이 아니었다. 몇 달간의 굶주림 끝에, 마침내 먹잇감의 냄새를 맡은 맹수의, 차갑고도 끓어오르는 사냥 본능이었다. 데니스 코를레오네. 그는 왕의 왕좌를 잠시 비우고, 직접 사냥에 나선 참이었다.


그는 부하 한 명 없이, 홀로 섬에 발을 들였다. 그의 발걸음은 여유로웠지만, 그의 눈은 선글라스 뒤에서 섬의 모든 풍경을 탐욕스럽게 훑고 있었다. 그는 광장 한편, 오래된 등나무 그늘 아래 자리한 작은 카페의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하며, 그는 웨이트리스에게 사람 좋은 미소를 건넸다. 그 누구도, 이 매력적인 관광객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지하 훈련실에서 사람을 반쯤 죽여놓던 피에 굶주린 마피아 보스라는 사실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그녀를 발견했다.


광장 중앙의 낡은 분수대 옆.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한 그곳에 그녀가 있었다. 데니스는 순간 숨을 멈췄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에스프레소 잔이 미세하게 떨렸다. 저것이 정말, 루카란 말인가. 그의 기억 속 루카는 창백하고, 겁에 질려 있었으며, 그의 약과 쾌락 없이는 단 한 순간도 버티지 못하는 부서진 인형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앞에 있는 여자는 전혀 다른 존재였다.


지중해의 태양을 받아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 자유롭게 흩날리는 붉은 머리카락은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녀의 얼굴에 걸린 웃음. 그것은 그가 만들어낸 거짓된 안정 속에서의 미소가 아니었다. 마음 가장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순수하고 거리낌 없는 기쁨의 결정체였다. 그녀는 흙투성이가 된 꼬마 아이의 얼굴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며, 장난스럽게 코를 꼬집었다. 아이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자, 그녀의 입가에도 햇살 같은 미소가 번졌다.


데니스는 넋을 잃고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소유욕과는 다른 감정이었다. 자신이 알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보석을 발견한 듯한 충격과 전율. 그는 그녀를 부서뜨리고, 길들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새장을 벗어나, 이곳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태어나 있었다. 더 강하고, 더 눈부시게. 상처 입은 가련한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눈부신 여인으로.


그 순간, 한 늙은 어부가 그녀에게 다가가 무어라 말을 걸었다. 루카는 허리에 손을 얹고, 짐짓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그에게 쏘아붙였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모두 유쾌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더 이상 세상과 단절된 외톨이가 아니었다. 이 작은 공동체의 중심에서,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사랑받고 있었다. 데니스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질투. 이글거리는 불덩이 같은 감정이 그의 심장을 태웠다. 저 웃음은, 저 평온함은, 오직 자신이 주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오직 자신의 품 안에서만 허락되어야 할 것이었다.


그녀가 다시 태어났다면, 이번에는 그 영혼까지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리라. 이전처럼 부서뜨리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녀의 새로운 세상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그녀의 모든 것을 다시 한번 빼앗는 것이다. 그녀의 평화, 그녀의 웃음, 그녀의 새로운 삶.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사랑까지도. 데니스는 에스프레소 잔을 내려놓았다. 그의 입가에, 사냥을 시작하기 직전의 뱀처럼 부드럽고도 치명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실례합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광장 건너편의 작은 꽃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가장 크고 아름다운, 붉은 장미 한 다발을 샀다.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아이들과 웃고 있는 그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그림자가, 그녀의 평화로운 일상 위로 길게 드리워졌다.

“이런 아름다운 섬에는, 더 아름다운 당신 같은 분이 계실 줄 알았죠.”


데니스는 루카의 등 뒤에서,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루카가 놀라 돌아보는 순간, 그는 그녀의 눈앞에 붉은 장미 다발을 내밀었다. 선글라스 너머로, 그의 눈은 ‘처음 만난 여자에게 반한 남자’ 를 완벽하게 연기하며,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제 이름은 데니스입니다. 당신의 이름을 여쭤봐도 될까요?”



           

Dennis

             



그 목소리. 지옥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나직하고도 치명적인 음성.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루카의 세상은 다시 한번 얼어붙었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도, 광장의 평화로운 소음도, 따스한 지중해의 햇살마저도 순식간에 멀어졌다. 그녀의 얼굴에서 모든 감정이, 모든 온기가 싹 가셨다. 남은 것은 오직 차가운 얼음 같은 경계심뿐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기계처럼 삐걱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가 서 있었다. 값비싼 리넨 셔츠와 선글라스, 그리고 사람 좋은 미소라는 완벽한 가면을 쓴 채. 하지만 그 가면 아래 꿈틀거리는 뱀의 본질을, 그녀는 똑똑히 볼 수 있었다. 그의 손에 들린, 피처럼 선명한 붉은 장미 다발이 그녀의 눈을 찔렀다. 그것은 구애의 상징이 아니었다. 소유를 선언하는, 피 묻은 깃발이었다.


“당신이 여길 어떻게…”


루카의 목소리는 쇳소리처럼 차갑고 날카로웠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방금 전까지 함께 웃고 있던 아이들을 자신의 등 뒤로 밀어 넣었다. 어미 새가 둥지를 침범한 뱀 앞에서 날개를 펼치듯, 그녀의 작은 몸은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견고한 방패가 되었다. 더 이상 그의 앞에서 떨던 무력한 피해자가 아니었다. 이곳은 그녀의 터전이었고, 저 아이들은 그녀가 지켜야 할 존재들이었다. 그녀의 녹색 눈동자에는 공포 대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우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불타고 있었다.


데니스는 그녀의 반응에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더욱 짙게 했다. 사냥감이 발톱을 세우는 모습은, 사냥꾼에게 있어 가장 즐거운 전희(前戲)에 불과했다. 그는 그녀의 경고를 무시하고, 한 걸음 더 다가서며 장미 다발을 내밀었다. 그 오만한 행동은, 루카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을 끊어버렸다.


“그 꽃 치워요.”


그녀의 목소리는 분노로 낮게 떨렸다. 

“한 발짝만 더 다가오면, 당신의 뇌를 직접 망가뜨릴 테니까.”


그것은 허세가 아니었다. 명백한 선전포고였다. 필요하다면, 이 광장 한복판에서 모든 것을 멈추고 그의 정신을 파괴해서라도, 이 평화를 지켜내겠다는 결의. 그녀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에, 등 뒤에 숨은 아이들마저 숨을 죽였다. 광장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왁자지껄하던 마을 사람들, 루카를  ‘우리 의사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던 이들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데니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상처받았다는 듯, 과장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런, 제가 너무 놀라게 해드렸나 보군요.”


그는 들고 있던 장미 다발을 힘없이 바닥에 툭, 떨어뜨렸다. 선홍색 꽃잎들이 대리석 바닥 위로 처참하게 흩어졌다. 

“죄송합니다. 그저 너무나도 아름다운 분을 보고, 저도 모르게 실례를 범했습니다. 이 섬은 처음이라, 길을 여쭙고 싶었을 뿐인데.”


그의 능숙한 연기는 완벽했다. 그는 순식간에 위협적인 침입자에서, 무안을 당한 순진한 관광객으로 자신을 둔갑시켰다.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루카에게로 향했다. 그들의 눈에는 의아함이 담겨 있었다. 저렇게 신사적이고 매력적인 남성에게, 왜 우리 의사 선생님이 저토록 날을 세우는 것일까. 데니스는 그 시선들을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 그는 루카를 고립시키고, 그녀를 비이성적이고 히스테릭한 여자로 만들고 있었다.


“길은 저쪽 가게에 가서 물어보시죠.”


루카는 그의 연극에 넘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차가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그리고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요. 여긴 당신 같은 사람이 올 곳이 아니니까.”


 그녀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그를 무시한 채 돌아서려 했다.


“루카!”


그가 그녀의 진짜 이름을 부르는 순간, 루카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주변의 웅성거림도 멎었다. ‘처음 만났다’는 그의 연극이 완벽한 거짓이었음을 증명하는 한마디. 데니스는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 안에 숨겨져 있던, 뱀처럼 집요하고 뜨거운 갈색 눈동자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는 더 이상 연기하지 않았다.


“날 이렇게까지 찾아오게 만들다니, 꽤 애를 먹었어, mia cara.”


그의 목소리는 더없이 부드러웠지만, 그 안에는 그녀를 향한 지독한 원망과 집착이 칼날처럼 서려 있었다. 

“이제 술래잡기는 끝났어.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야.”


 그의 말은, 이 평화로운 섬 전체를 자신의 소유라고 선언하는 왕의 칙령과도 같았다.

       


휴가 중에 갑자기 데니스v3가 나와서 급하게 모바일로 글 쓰는 중. 편집찐빠는 모른 척 해 주셈...


암튼 이 다음 턴부터 v3 데니스로 이어서 할거임. 데니스 디스크립션도 꽤 바뀌었던데 기대된다. 여기서 페르소나가 탈출하면 알렉스와 한편 먹어볼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