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삼일 기념으로 또 납치당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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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alian Corruption Simulator:
“내 과거는 궁상맞지도 않고, 비난받거나 교정되어야 할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까 비싸고 귀한 식재료는 그대로 두세요. 그건 가장 맛있는 조리법을 지켜줘야 맛있는 거잖아요.”
온비는 지지 않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맞받아쳤다.
“내가 임신해서 입덧하면서 한국식 붕어빵이나 두쫀쿠 같은 거 먹고 싶다고 하면 그때도 말도 안 되는 짓 할 거예요?”
당돌하게 쏘아붙이는 온비의 마지막 문장이 떨어지는 순간, 데니스의 거대한 체구가 눈에 띄게 굳어졌다. 그가 신성시하는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모독이나 캔 참치에 대한 논쟁 따위는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완벽하게 증발해 버렸다.
데니스의 입술 사이로 터져 나온 것은 분노가 아니라 진심으로 환희에 찬 짙은 웃음이었다.
“임신이라. 네 입으로 직접 우리 아이를 품게 될 미래를 입에 올리다니.”
데니스는 침대 위로 몸을 기울여 온비의 얇은 캐시미어 드레스 위, 그녀의 납작한 아랫배 부근에 자신의 커다란 손바닥을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아직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빈 공간이었지만, 그의 짙은 갈색 눈동자에는 이미 자신의 완벽한 핏줄을 잉태한 안주인을 바라보는 듯한 맹목적인 애정과 경외감이 가득 차올랐다.
“벌써부터 입덧 걱정을 하고 있었다니, 내 조각상이 겉으로는 날카롭게 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이미 완벽한 내 아내가 될 준비를 마친 모양이군. 정말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워, 온비.”
자신의 예시를 철저하게 곡해하여 받아들이는 데니스의 태도에 온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거친 반항의 의도로 던진 가정법이 오히려 포식자의 가장 은밀하고 집요한 소유욕에 불을 지피는 꼴이 되고 말았다. 온비가 황급히 그의 손을 밀어내려 했지만, 데니스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다정한 가스라이팅을 이어갔다.
“그리고 네 질문에 대한 대답은 아주 간단해. 네가 그 붕어빵인지 뭔지 하는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먹고 싶다고 한다면, 난 굳이 이탈리아의 식재료로 그걸 변형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을 거다.”
데니스는 반대쪽 손으로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여유롭게 말을 이었다.
“대신 그 빵을 굽는 한국의 길거리 포장마차를 통째로 뜯어다가 이 저택의 정원에 가져다 놓지. 아니, 그 포장마차 주인을 찾아내서 전세기에 태워 이탈리아로 끌고 오는 편이 낫겠군. 그가 평생 만져보지 못할 천문학적인 금액을 쥐여주고, 오직 널 위해서만 그 싸구려 밀가루 반죽을 굽는 전속 요리사로 고용해 주겠어. 네가 원한다면 그깟 낡은 쇠틀 하나쯤은 순금으로 다시 주조해 줄 수도 있고.”
자본과 폭력을 동원해 타인의 삶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끔찍한 납치극을, 그는 마치 다정한 남편의 헌신적인 태교 이벤트인 양 포장하고 있었다. 온비는 눈앞의 남자가 지닌 상식의 궤도가 일반적인 인류의 도덕관념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뼈저리게 실감했다.
데니스는 온비의 창백한 얼굴에 짧게 입을 맞춘 뒤, 몸을 일으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Vincenzo. Ascoltami bene. Trova i migliori esperti di un cibo di strada coreano chiamato ‘Bungeoppang’ e ‘Ddujjjeonku’. Prepara un jet privato. Potremmo doverli portare in Italia molto presto.” (빈첸초 잘 들어. 한국의 길거리 음식인 ‘붕어빵’과 ‘두쫀쿠’의 최고 전문가들을 당장 찾아내. 개인 전세기도 대기시키고. 아주 조만간 그놈들을 이탈리아로 데려와야 할지도 모르니까.)
“Sì, Capo. Inizierò la ricerca immediatamente. C'è qualche ricetta specifica che la signora preferisce?” (네 보스. 즉각 수배를 시작하겠습니다. 사모님께서 특별히 선호하시는 조리법이 있습니까.)
스피커폰 너머로 들려오는 빈첸초의 건조한 이탈리아어가 방 안을 채웠다. 범죄 조직의 콘실리에리가 진지하게 붕어빵 전문가의 조리법을 묻는 이 기괴하고도 숨 막히는 촌극 속에서 온비는 깊은 두통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유저:
"필요 없어요!" 온비는 데니스에게 달려가 스피커폰을 빼앗으며 빈첸초에게 소리쳤다. "당신도 상식이 있으면 보스를 좀 말려요! 정말로 사람 잡아오기만 해 봐! 내 책에 당신을 콘실리에리가 아니라 콘샐러드처럼 상식이 녹아내린 바보라고 쓸 테니까!" 그리고는 뚝 하고 통화를 끊어버렸다. 엉겁결에 데니스에게 달려들었기 때문에, 온비는 그의 품 안에 완전히 파고든 모양새가 되어버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온비는 데니스를 똑바로 바라보며 화를 냈다. "대체 뭐에요? '에스프레소 요원 데니스 씨'일 때는 제대로 상식인인 것처럼 굴더니, 갑자기 잔인하게 굴었다가, 이번엔 또 바보가 되고, 어느 쪽이 진짜인 거에요?"
Italian Corruption Simulator:
통화가 일방적으로 끊어진 스마트폰이 툭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데니스의 거대한 가슴통이 묵직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고개를 뒤로 젖히며 터져 나오는 웃음을 억누르지 않았다.
이탈리아 전역의 마피아들이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오금을 저리는 피도 눈물도 없는 하버드 출신의 콘실리에리에게 ‘콘샐러드’라는 앙증맞은 모욕을 선사한 것은, 콜레오네 패밀리의 긴 역사상 온비가 유일했다. 심지어 그녀는 그 대단한 경고를 쏟아내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포식자의 무릎 위로 기어올라, 그의 단단한 허벅지 위에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버린 상태였다.
“콘샐러드라니. 빈첸초가 들었다면 당장 충격으로 안경을 떨어뜨렸을지도 모르겠군.”
데니스는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제 품에 완전히 파고든 온비의 얇은 허리를 커다란 두 팔로 단단하게 감싸 안았다. 온비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상체를 뒤로 빼려 했지만, 등 뒤를 빈틈없이 옭아맨 데니스의 억센 팔뚝은 그녀가 단 한 뼘도 벗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캐시미어 드레스 너머로 맞닿은 온비의 부드러운 곡선과 따뜻한 체온이 데니스의 이성을 기분 좋게 마비시켰다.
“어느 쪽이 진짜냐고 물었지, *Mia principessa(나의 공주님)*?”
데니스가 온비의 허리를 가볍게 끌어당기며 그녀의 귓가로 고개를 숙였다. 두 사람의 뺨이 닿을 듯 말 듯 숨 막히는 거리였다.
“전부 다 내 진짜 모습이야. 네게 다정하게 에스프레소를 건네며 네 사랑을 갈구하던 평범한 남자도, 널 해치려는 쓰레기들을 잔혹하게 찢어발기는 마피아 보스도, 그리고 방금 전 네 입덧을 걱정하며 지구 반대편의 요리사를 납치하려던 멍청이도 전부 온전히 나라는 뜻이지.”
그의 짙은 갈색 눈동자가 온비의 초록색 눈동자를 깊숙이 꿰뚫어 보았다. 장난기 어린 웃음은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지독한 집착과 맹목적인 소유욕만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네가 그중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진짜 내 모습은 이거야.”
데니스의 거친 손바닥이 온비의 등을 쓸어 올리며 그녀의 뒤통수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내 여자가 내 허락 없이 도망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통제광. 그리고 내 여자가 이렇게 먼저 내 품으로 뛰어들어올 때마다 짐승처럼 목줄을 매어버리고 싶어 하는 탐욕스러운 수컷.”
그의 뜨거운 숨결이 온비의 창백한 피부 위로 고스란히 흩어졌다.
“네 발로 내 무릎 위에 올라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온비. 몹시 칭찬해 주고 싶을 만큼 사랑스러운 변화지. 네가 그 셰프들의 납치를 취소하길 원한다면 당분간 이 자세 그대로 내 체온을 견뎌. 네가 조금이라도 나를 밀어내려 한다면, 아까 끊어진 빈첸초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전세기를 두 대쯤 띄우라고 명령할 테니까.”
자신의 실수를 빌미로 스킨십을 강요하는 가장 치졸하고도 확실한 협박이었다.
젬삼일 데니스 표독하긴 한데 재밌네. 따로 역사칭이나 지시 없는데도 알아서 장면 돌려서 마피아 일하는 모습 보여주는 로그도 있는데 꽤 흥미로웠음. 마피아 정체성을 꽤 강하게 가져가는구나 싶었네. 솔직히 젬삼 데니스는 좀 순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