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a to Shining Sea 시리즈]


[1] 서론 및 캘리포니아 남부 (1): Touchdown

[2] 캘리포니아 남부 (2): LA를 스치다

[3] 캘리포니아 남부 (3): LA 탈출...?

[4] 캘리포니아 남부 (4): LA 겉돌기

[5] 캘리포니아 남부 (5): Straight outta SoCal

[6] 샌프란시스코 만 (1): 스탠퍼드

[7] 샌프란시스코 만 (2):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달리는 돚붕이 

[8] 샌프란시스코 만 (3):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달리는 돚붕이 下

[9] 워싱턴 (1): 시애틀


[10] 워싱턴 (2): 레이니어 산 - 동네 뒷산 (4000미터대 설산)


시애틀 시내 비중이 약간 짧아서 이대로 보내기 좀 아쉬우니 의도치 않게 오늘 올리는 시리즈 두 번째 글입니다. 


시애틀 자체도 참 좋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시애틀의 진짜 보석은 의외로 시애틀 주변에 있다는 사실... 도시 관광은 뒤로 하고 이번엔 날씨 좋으면 밴쿠버에서도 보인다는 캐스케이드 산맥의 최고봉, 레이니어 산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시애틀에서 3일밖에 없는지나 트와일라잇 촬영지로도 알려진 올림픽 반도를 갈까 고민했는데 레이니어를 더 추천한 캘리포니아 친구들의 조언으로 레이니어로 결정! 북서쪽 도로를 통해 들어가서 시계 방향으로 거의 한 바퀴를 돌며 날씨가 허락한다면 레이니어 북쪽 면이랑 남쪽 면 모두 보고 남서쪽 도로로 나가서 시애틀로 돌아가는 여정. 대부분의 당일치기 패키지 투어가 이렇게 돌아가니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죠. 



암튼 시애틀 시내를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한 시간만 달리면 바로 나오는 워싱턴 시골 정경을 약간만 지나면



목초지를 지나면 슬슬 고지대로 올라가고 있다는 기분이 물씬



산불이라도 나거나 벌목한 곳을 또 지나면 (여기는 국립공원 밖이라 벌목해도 큰 문제는 안 되었던 듯)



레이니어 산 북서쪽 입구 도착. 여기 말고도 레이니어 들어오는 입구는 많은데 이쪽이 겨울에 눈이 꽤나 오는지라 1년 내내 열린 입구는 여기 말고는 몇 군데 없다는 사실. 그래서 레이니어 관광하실 분들은 미국 산지가 대부분 그렇지만 여름에 오시는 걸 강추드립니다... 



들어오기 전 지금까지 지나온 길 한 장 찍고



평범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숲 속 도로를 다니다 보면 갑자기 왼쪽에서



갑자기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시애틀의 동네 뒷산 (4392m 짜리 설산)

어차피 레이니어 산 돌면서 침엽수림은 지겨울 정도로 많이 보는지라 큰 느낌이 없는데, 갑자기 구름을 뚫고 차창 너머로 보이는 레이니어 산의 모습은 이루어 말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 날은 날씨 운도 약간 따라 줘서 북쪽 면은 비교적 맑은 상태에서 보였다는 후문. 사실 진짜 날씨 운이 좀 따라 준다면 남쪽 면도 구름 없이 잘 보이지만, 날씨가 별로면 여름에도 북쪽 면은 구름 끼여서 아예 안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 정도면 날씨 좋았던 걸로. 



높이가 거의 2000미터라 그런지 슬슬 침엽수 키가 줄어들고 식생 조성이 약간씩 달라지는 게 보이는 대목. 달리는 차 안에서 아무렇게나 찍어도 그저 그림이 되는 레이니어 산... 



그렇다고 안 내리면 섭하니 조금 더 가까이에서 레이니어 산 보러 하차. 



하차해서 이런 트레일을 쭉 따라가면



나무 때문에 조망이 약간 가려지긴 했지만 북쪽 면이 나타남. 전반적으로 알프스가 부럽지 않은 정경... 수백만이 사는 시애틀 광역권에서 100km도 안 떨어진 곳에 있는 활화산이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라는 게 참 신기할 따름. 



나무에 덜 가려진 산을 보기 위해 조금 더 고지대에 있는 트레일로 올라가봅니다. 



밑의 다른 산들은 덮어도 레이니어 산 정상만큼은 절묘하게 드러내는 구름의 마법




아까 트레일에서 내려와 시계 방향으로 레이니어 산 주위를 걷돌면서



산 남쪽 면으로 내려오면 Reflection Lake가 있는데, 확실히 남쪽 면은 북쪽만큼 구름도 끼고 날씨가 좋지 못하다는 게 느껴집니다. 구름이 없는 맑은 날에는 원래



이런 모습으로 보여야 합니다 (다만 사진 모습처럼 일출 근처 잡으려면 여름 기준 새벽 3시에 시애틀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슬픈 사실)



레이니어 산 남쪽 면 트레일 시점에 일단 정차. 



레이니어 반대쪽이긴 하지만 벌써부터 범상찮은 정경. 



물론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연어 들어간 수프 한 그릇을 흡입하고 출발!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인 존 뮤어 옹께서도 극찬을 남기신 레이니어 산 오오



올라가면서 레이니어 반대쪽 모습도 약간씩 봐주고 (진짜 알프스 모습 부럽지 않음)



여름이라 여기까지 쌓였을 법한 눈이 많이 사리진 모습 확인. 



구름 속에 있는 게 레이니어 산 남쪽 면. 특이하게 북쪽 면은 날씨가 따라 줘서 잘 보이는데 산 남쪽은 구름에 가려져 있음. 



레이니어 산 자체는 확실히 아까 봤던 푸른 알프스 같은 모습 대신 빙하(였던 것) 모습이 강해지는 양상입니다. 



빙하가 깎아 낸 정석적인 U자곡. 저 밑으로 흐르는 강은 빙하가 녹은 물이 흘러 하얗게 보인다고 해서 이름도 White River랍니다.



구름 낀 레이니어 산에서 그나마 보이는 빙하의 단초. 



여기서 더 올라가면 차 놓칠 것 같아서 이만 하산. 



다시 익숙한 푸른 정경으로 돌아오면서 하산 마무리. 



레이니어 산 남서쪽 도로로 나가면서 계곡과 침엽수림을 지나고 



레이니어 산 내 마지막 정차지였던 Myrtle Falls를 지나가면서 레이니어 산은 끝. 



다시 시애틀로 돌아가면서 남쪽 Renton 쪽 보잉 시설 지나고 (약스포: 다음 편에 여기 지나가는데 여기서 보잉 737 기종을 만드는 듯)



I-5를 타고 가다 보이는 시애틀 시가지로 레이니어 산 답사 마무리. 구름 틈새로 서쪽 끝에 햇빛이 보이는 게 상서롭기까지... (?)


전날 시애틀 시내 관광이 오후를 날린 덕택에 가장 아쉬웠다면, 이날 레이니어 산은 3주간 답사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존 뮤어만큼 많은 알파인 정경들을 보진 못했지, 제 좁은 고견으로는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알게 된 그 어떠한 산보다도 빛나고 아름다운 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애틀에 이틀 이상 있으시고 날씨가 충분히 허락해 준다면 레이니어 산은 꼭 가보시길 감히 추천드립니다. 


시애틀편 및 미국 서해안 마지막 편인 다음 편으로 시애틀 하면 빠질 수 없는 보잉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음 편 예고) 맥스가 있는데 왜 날지를 못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