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Sea to Shining Sea 시리즈]

[1] 서론 및 캘리포니아 남부 (1): Touchdown

[2] 캘리포니아 남부 (2): LA를 스치다

[3] 캘리포니아 남부 (3): LA 탈출...?

[4] 캘리포니아 남부 (4): LA 겉돌기

[5] 캘리포니아 남부 (5): Straight outta SoCal

[6] 샌프란시스코 만 (1): 스탠퍼드

[7] 샌프란시스코 만 (2):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달리는 돚붕이

[8] 샌프란시스코 만 (3):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달리는 돚붕이 下

[9] 워싱턴 (1): 시애틀
[10] 워싱턴 (2): 레이니어 산

[11] 워싱턴 (3): 보잉의 근본을 찾아서

[12] 시카고 - The Windy City

[13] 워싱턴 DC - 미합중국의 심장

[14] 보스턴 - 미합중국의 근본


[15] New York, New York (1) - 세계의 심장


그렇게 미국 답사기의 마지막 행선지이자 누가 뭐래도 미국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곳, 뉴욕에 당도했습니다. 처음에 워싱턴에서 보스턴으로 올라갈 때 중간에 뉴욕에 정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지나갔다 이제 다시 돌아왔는데, 그건 다름 아니라 귀국편이 보스턴이 아니라 JFK에서 출발하는지라 어차피 뉴욕으로 돌아와야 하는 일정을 짜야 했기 때문입니다. 실질적 이동거리가 애매하게 길어지긴 했는데 결과적으로 (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DC에서 보스턴 올라가는 길로 숙박을 해결하는 등 나름 동선을 어찌저찌 잘 해결했다고 생각합니다. 


뉴욕에 간 건 인생 통틀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다 3일밖에 없었던지라 많은 분들이 아실 만한 곳 중 일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플랫아이언 빌딩 등등)는 부득이하게 제외되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유독 뉴욕 쪽이 사진과 자료가 많은 관계로 아마 1편에 1일치씩 해서 3편 정도를 뉴욕편에 할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아무튼 보스턴에서 4시간 동안 달려와서



센트럴 파크 남서쪽 헬스 키친 (Hell's Kitchen) 쪽에 숙소를 잡은지라 메가버스 정류장에서 그쪽으로 지하철로 올라갔슴다. 타임스 스퀘어 지나다가 만난 기마경찰... 뉴욕은 어떤 곳일까...



숙소에는 거의 오후 10시 도착해서 저녁을 못 챙겨먹은지라 워싱턴 DC 스미소니언에서 사 온 우주식 (사진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으로 한 끼를 때우고 다음날 일정 시작 준비. 저게 냉동된 상태 그대로 건조되어서 그렇지 생각보다 맛은 있었다는 카더라... 


그렇게 뉴욕에서 첫 날 밤을 끝내고



숙소를 나와 첫 목적지인 하이라인 파크로 향합니다. 



맨해튼 곳곳에 있던 고가철도 중에서 맨해튼 서해안 라인 따라가는 고가철도 자체는 1960년대에 폐선되어 2000년대쯤 되니까 흉물이 다 되어 갔는데, 여기를 없애기보단 공원 비스무리하게 개발한 결과가 하이라인 파크. 서울역 앞 서울로 7017이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는데, 둘 다 본 사람 입장에선 서울로 7017을 여기 비교하는 게 실례일 정도로 잘 되어 있었슴다. 



하이라인 파크 자체가 포트 오소리티 터미널이랑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센터 중간쯤에 있는 허드슨 야드에서 남쪽으로 첼시까지 내려가는지라, 본격적으로 하이라인 파크 완주하기 전에 허드슨 야드부터 보고 가기로 결심. 그때 한창 막바지 공사 중이었던 30 Hudson Yards (우측, 현재 뉴욕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건물)을 지나 단지로 들어오면 중간에 왼쪽의 The Vessel이라는 새로운 명물이 있슴다.  

번외로 30 Hudson Yards에서 저 돌출된 삼각형이 지금은 Edge라고 해서, 미국 최고층의 옥외 전망대이니 가보실 분들은 꼭 들러 보십쇼... 



작년에는 코로나랑 자살 위험 때문에 올라가는 건 철저히 통제되었다는데, 실제로 올라가 보면 마음만 먹으면 좀 위험해 보입니다... 그래도 사전에 인터넷 예매만 하면 해당 시간대에 무료로 올라가 볼 수 있으니 한 번 보고 올 만합니다. 



이렇게 올라가 보면



서쪽으로는 허드슨 강을 배경으로 롱아일랜드 철도 (LIRR) 차량기지인 West Side Yard랑 강 건너편 Jersey City가 보이는 한편



북쪽으로는 저 날도 열심히 변모중인 맨해튼 시가지의 모습이 돋보이는 대목. 

남쪽과 동쪽도 찍어오긴 했지만, 허드슨 야드에 포함되는 다른 건물들이 막고 있던지라 이만 내려가는 걸로... 




허드슨 야드도 얼추 봤겠다 본격적으로 하이라인 따라 맨해튼 남쪽으로 걸어 내려갑니다. 



예전에는 고가철도, 지금은 휘황찬란하고 현대적이기 그지없는 맨해튼의 시가지를 뚫고



미드타운 서쪽으로 맨해튼 안에서도 비교적 한적한 동네 지나서



허드슨 야드와 허드슨 강 건너편 저지 시티의 스카이라인을 뒤로 하고 계속 남하하면



휘트니 미술관 바로 앞이 남쪽 종점. 시간이 없어 휘트니 미술관은 못 들렀지만 꽤 괜찮다는 소문이 많으니 들러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목적지는 일단 1WTC 근처였던지라 미드 Friends나 How I Met Your Mother의 배경일 법한 동네를 지나 남하하면서

(나중에 알게 된 사실: 실제로 저쯤에서 200m만 더 갔으면 Friends 배경이 되는 집이 나옴)



금강산도 식후경이겠다 프랑스식 브런치 (?)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합니다. 오렌지주스는 기성품이 아니라 현장에서 오렌지를 짜서 얻은 듯했고, 샌드위치는 오이 많고 건강해지는 맛이었달까... 



점심을 해결한 이후 워싱턴 스퀘어 공원을 지나서 계속 남하합니다. 

워싱턴 스퀘어 공원 근처부터 NYU 캠퍼스가 있는데, 위치가 위치인지라 한국의 많은 대학들처럼 대학 건물이 특별히 '캠퍼스'라는 공간에 모여 있다기보단 도심의 여러 건물들에 캠퍼스가 녹아 있는 느낌... (실제로 이렇진 않겠지만) 가령 318호 강의실에서 있었던 이번 강의가 끝나고 다음 강의가 있는 777W호 강의실에 가려면 두 블록 떨어진 W동에 가야 한다든가 하는 느낌이오. 보라색 NYU 깃발이 걸려 있는 곳이면 아무튼 NYU 캠퍼스 건물이라 간주해도 무방합니다. 



뉴욕판 따릉이 (?)들이 줄지어 있던 곳을 지나



뭔가 유리로 하는 젠가같이 생긴 (그리고 엄청나게 비싸 보이는) 주상복합과 우측으로 멀리 1WTC가 보이기 시작하면 로어 맨해튼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시청이 나오고 (사진은 북쪽 뷰. 왼쪽에 더 큰 건 Manhattan Municipal Building인 듯하오...)



다시 스카이라인이 높아지나 싶은 걸 보니 확실히 로어 맨해튼에 들어왔도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이전, 그러니까 1913년부터 1930년까지 세계 최고층이었던 울워스 빌딩 (Woolworth) 앞을 지나면



드디어 현재 미국 최고층인 1WTC 바로 앞. 



주변 뷰에 감탄하기 전에, 돌이켜 보니까 1WTC를 포함해서 맨해튼 곳곳에 가는 티켓을 미리 사 뒀는데, 이걸 타임스퀘어 근처에서 직접 수령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접 깨달은 돚붕이 찬호박은 부랴부랴 WTC 옆 교통센터로 들어갑니다.

WTC 역이 이렇게 크고 신기하게 생긴 것은 WTC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여기가 뉴저지 쪽으로 들어가는 PATH 노선 종점이자 뉴욕 지하철 1, 2, 3, 4, 5호선 및 A, C, E, J, Z, N, R, W 노선 환승역이기 때문. 뉴욕의 신주쿠역...까진 아니라도 못해도 뉴욕의 시부야역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암튼 오판의 결과로 (낮에도 미어터지는) 타임스 스퀘어 한번 지나가고



뉴욕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종착역인 맨해튼 남쪽 끝 사우스 페리 역 도착. 원래는 1WTC를 먼저 올라가 볼 수도 있었지만 사우스 페리에서 출발하는 자유의 여신상 탐방이 더 일찍 마감이라 먼저 가는 걸로...



저런 배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과 더불어 엘리스 섬 (Ellis Island) 등등 보고 오는 대여정의 출발. 



멀어져 가는 로어 맨해튼을 뒤로 하며 10분 안쪽으로 페리를 타면



저 멀리 스태튼 아일랜드랑 브루클린 연결하는 다리를 통해 열린 대서양(?)이 보이며



배터리 파크에서 출발할 때는 콩알만했던 자유의 여신상이 눈앞에 나타나는 매직



맨해튼의 어나더레벨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우뚝 선 미국의 상징 오오오



그냥 보고 가면 섭섭하니 하선해서



뉴욕이 왜 '세계의 수도'인지 가히 납득시켜주는 스카이라인을 마주하고

(지금도 두바이 같은 데랑 비교해봐도 맨해튼 스카이라인은 전혀 밀리지 않는데, 세계 다른 곳에는 이런 비스무리한 것도 없던 시절 처음 미국에 와 저 정도의 스카이라인을 마주한 이민자들과 외국인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지어다...)



절로 미국 국가를 흥얼거리게 하는 자유의 여신상에 마주합니다. 

미국이 대단한 것과 별개로 자유의 여신상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게 표가 크게 3가지인데, 하나는 지금처럼 섬에 상륙하는 것, 또 하나는 저 모난 곳 (사람들 올라간 곳) 위까지 올라가는 것, 마지막으로 자유의 여신상 안으로 올라가 왕관쯤까지 올라가서 보고 오는 표입니다. 생각보다 저 안이 좁은데다 자유의 여신상에 가까워질수록 표가 비싸져서 섬 상륙하는 수준으로 포기...



합중국의 상징답게 뒷모습과 함께 성조기 펄-럭



자유의 여신상을 떠나는 뷰가 확실히 최고입니다... 진짜 미국의 좋은 면모를 한 장으로 압축해 놓은 모습이 아닌가 싶네요. 



맨해튼으로 돌아가기 전 엘리스 섬에 잠깐 내렸는데,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사람들이 대서양을 건너오면 일단 엘리스 섬에서 수속을 밟았던 역사가 있던지라 이민 박물관이 있습니다. 인천 월미도에 비슷한 게 있던 것 같은데,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겠군요. 



자유와 새로운 삶을 찾아 대서양을 건너온 사람들을 반긴 첫 번째 미국 땅이라는 생각을 하니 뭔가 느낌이 다릅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이 주로 지나간 곳이지만, '이민사' 전체를 다루기도 해서 이렇게 한국계 미국인 이민자들 (특히 아래 짤은 휴스턴 쪽 정착하신 분들 이야기) 관련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시 맨해튼에 상륙해서





1WTC를 올라갈 채비를 합니다. 

2001년 9월 11일 전 1WTC, 2WTC 자리에 그대로 1WTC를 지은 게 아니라, (구) 1WTC, 2WTC 자리에는 옆면에는 9/11 테러 희생자들의 이름을 적은 기념 시설이 있고, 새로 지은 (현) 1WTC는 (구) 1WTC, 2WTC 북쪽 자리에 있는 구조입니다. 



잡설로, 맨해튼에 볼 만한 전망대가 최근 몇 년간 많이 늘긴 했지만, 여전히 맨해튼 3대 전망대로 쳐 주는 곳이 미드타운 쪽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타임스 스퀘어 북동쪽 록펠러 센터에 있는 Top of the Rock, 그리고 여기 1WTC 전망대가 있습니다. 거의 10년 전에 뉴욕에 잠깐 왔을 때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올라갔던지라, 이번에 3일간 답사하면서는 그때 올라갈 생각도 하지 못했던 Top of the Rock (다음 편에 나올 예정)과 지금 이렇게 1WTC 전망대를 올라가 볼까 합니다. 

물론 이 외에도, 특히 최근 2년간 그랜드 센트럴 역 쪽 One Vanderbilt나 아까 지나온 허드슨 야드 쪽도 전망이 좋다던데, 제가 갔을 땐 둘다 공사중이었던지라 패스... 



북쪽 뷰로 광활한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저 멀리 미드타운과 센트럴 파크 방면, 그리고 허드슨 야드 쪽에 엄청 올라간 양상을 볼 수 있습죠. 



동쪽으로 틀면 브루클린 쪽 다리 3개 (우측부터 브루클린 다리, 맨해튼 다리, 윌리엄스버그 다리)랑 맨해튼 동쪽 연안의 공공주택단지 (붉은 벽돌이 특징적), 그리고 저 쪽 브루클린까지 잡으실 수 있습니다. 



남동쪽으로 틀면 드디어 광활한 대서양의 수평선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외에도 1WTC 사진을 더 찍을 수 있었지만 하필이면 이 근처에서 배터리가 나간지라...



1WTC를 나와서 지하철을 타고


숙소가 있는 헬스 키친 방면으로 돌아갑니다. 한창 공사중인 센트럴 파크 타워가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는군요. 



충전이 다 된 듯해서 숙소 인근 태국식 식당 들어가서 후딱 저녁 해결하고 보니 오후 9시입니다. 



야경을 잡으려면 전망대를 또 하나 올라가야 하는데 시간이 애매해진지라 타임스 스퀘어 구경이나 가기로 합니다. 



개인적 희망사항이었던 브로드웨이 Richard Rodgers 극장 쪽 해밀턴 한장 찍어주고 



마지막 날 녹화를 볼 예정이었던 CBS의 콜베어 쇼 촬영장 근처 지나가고 



지금 시점에선 전설 수준의 이야기가 된, 사람들로 바글바글한 밤의 타임스 스퀘어를 뒤로 하며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다음편 예고) New York, New York (2) - 세계의 수도 (부제: 오늘도 맨해튼 곳곳을 휘젓는 도지챈 유저 찬호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