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중국와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도시 인구가 많은 국가로, 많은 사람들이 이름만 대도 알 법한 세계적인 대도시들이 많이 위치해 있음. 2020년 인구조사 당시 미국에서 인구 200만을 넘기는 도시권은 총 36곳(푸에르토리코 포함)으로, 이들 도시권에 전체 인구의 약 49%가 거주하고 있었음. 역사적으로 미국의 대도시는 처음으로 유럽인들이 정착한 대서양 연안과 공업이 발달했던 오대호 연안에 주로 분포했는데, 20세기 중반 이후로는 남부와 서부 지역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도시의 분포 양상도 변화하고 있음. 현재 인구 200만을 넘기는 36개 도시권의 분포를 보면 서부 11곳, 중서부와 남부 각각 9곳, 동부(워싱턴·볼티모어 포함) 6곳 순으로 분포하는데, 이 중 남부(지난 30년간 年 +2.1%)와 서부(年 +1.3%) 도시권의 인구증가율이 동부·중서부(年 +0.6%)의 증가율을 상회하는 편.

※ 이하 각 도시 인구는 광역권(Metropolitan Statistical Area) 기준.

산호세 San Jose, CA

1990년 인구 1,534,274명 → 2020년 인구 2,000,468명 (연평균 +0.9%)

북캘리포니아의 도시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남쪽으로 약 70km 떨어져 있음. 1777년 스페인인에 의해 세워진 산호세는 2차대전 전후로 항공·군수산업이 발달하였고, 전후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기술기업들이 밀집하면서 현재는 구글·애플 등 네임드 기업들이 소재한 세계적 첨단산업 집적지인 실리콘밸리를 형성하였음. 참고로 아시아인(38.1%)이 백인(32.5%)보다 많은 도시권이기도 함.

산후안 San Juan, PR

1990년 인구 2,271,966명 → 2020년 인구 2,081,265명 (연평균 -0.2%)

미국 본토의 도시는 아니고 카리브해에 떠있는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의 수도로, 섬 인구의 60% 가량이 거주하고 있음. 도시는 1521년 세워져 미국 영토 내 유럽인들이 세운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함. 북쪽 해안에 튀어나온 작은 섬에 스페인 식민시대 건설된 요새와 구도심이 있고, 본토 쪽은 이후에 형성된 지역. 2000년대 이후 푸에르토리코가 경제난에 빠지면서 심각한 인구 유출을 겪고 있는데, 산후안 역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

클리블랜드 Cleveland, OH

1990년 인구 2,102,248명 → 2020년 인구 2,088,251명 (연평균 -0.0%)

중서부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도시로, 북쪽으로 이리 호수를 끼고 있음. 1796년 세워진 도시는 19세기 이리 운하와 철도를 통해 대서양과 연결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해 1920년에는 미국 제5의 대도시가 되었음. 그러나 20세기 중반 이후 석유·철강 산업의 쇠퇴로 도시의 경제는 다소 타격을 입었고, 현재는 중서부의 여러 도시들 중 하나 정도의 위상.

인디애나폴리스 Indianapolis, IN

1990년 인구 1,424,886명 → 2020년 인구 2,111,040명 (연평균 +1.3%)

미국 중서부 인디애나주의 주도. 도시는 1821년 설립되었으며, 처음 세워질 때부터 인디애나주의 주도로 삼기 위해 조성되었다고 함. 도시의 원래 목적은 행정수도였지만 편리한 교통 덕분에 대도시로 성장하였고, 현재도 중서부 도시들 중에선 상당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 그 외에 도시의 유명한 것으로는 모터스포츠가 있다고.

콜럼버스 Columbus, OH

1990년 인구 1,462,258명 → 2020년 인구 2,138,926명 (연평균 +1.3%)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주도. 옆동네의 인디애나폴리스처럼 이곳 역시 주도로 삼기 위해 조성된 계획도시로 행정 및 교육의 중심지 성격이 강했으나, 20세기 이후 고속도로 교통의 중심지가 되어 각종 산업이 발달해 현재는 한때 오하이오주 최대 도시였던 클리블랜드의 규모를 추월하였다고 함.

캔자스시티 Kansas City, MO-KS

1990년 인구 1,614,534명 → 2020년 인구 2,192,035명 (연평균 +1.0%)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도시권으로, 캔자스강과 미주리강의 합류점을 중심으로 동쪽의 캔자스시티(미주리주)와 서쪽의 캔자스시티(캔자스주)가 연담화되어 있음. 1850년 세워진 동쪽 캔자스시티가 서쪽보다 역사도 길고 규모도 큰데, 19세기 중반 미주리강을 건너는 철교가 처음 개통되면서 서부로 가는 관문으로 성장한 도시라고 함.

신시내티 Cincinnati, OH-KY-IN

1990년 인구 1,851,893명 → 2020년 인구 2,256,884명 (연평균 +0.7%)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도시로, 남쪽으로 켄터키주와 경계선을 이루는 오하이오강을 끼고 있음. 1788년 세워진 도시는 19세기 오하이오강 수운의 중심지로 발전해 한때 미국에서 6번째로 큰 도시였으나 이후로는 수운 교통의 중요성이 줄어들면서 성장이 둔화된 편. 현재 지역의 유명 기업으로는 생활용품 기업 P&G가 있다고.

라스베이거스 Las Vegas, NV (사진)

1990년 인구 741,459명 → 2020년 인구 2,265,461명 (연평균 +3.8%)

모하비 사막 한복판에 위치한 서부 네바다주의 최대 도시로, 주 인구의 70%가 밀집된 곳. 도시는 1905년 철도 기착지로 세워졌는데, 1930년대 인근에 후버 댐이 건설되면서 호텔과 카지노들이 들어서기 시작해 60년대 이래로는 초대형 리조트들이 밀집된 세계적인 오락의 도시가 되었다고. 20세기 후반 도시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증가가 가팔랐는데, 오른쪽 한켠 말라가는 후버댐에서 보이듯 물 부족 문제도 대두했다는 듯.

오스틴 Austin, TX

1990년 인구 846,227명 → 2020년 인구 2,283,371명 (연평균 +3.4%)

미국 남부 텍사스주의 주도. 텍사스 중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밸커니스 단층 산맥 동쪽 자락에 위치함. 도시는 1835년 텍사스 공화국이 수립될 때 수도로 만들어진 도시로, 행정 및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해 오다가 20세기 후반에는 IT기업들이 많이 들어서 실리콘밸리에 빗댄 실리콘힐스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델과 테슬라 등의 본사가 오스틴과 위성도시들에 위치함.

피츠버그 Pittsburgh, PA

1990년 인구 2,468,289명 → 2020년 인구 2,370,930명 (연평균 -0.1%)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제2의 도시. 애팔래치아산맥 한복판, 앨러게니강과 머농가힐라강의 합류점에 위치해 있으며, 골짜기를 따라 들어선 다리들 때문에 다리의 도시라는 별명이 있음. 1758년 세워진 도시는 일대에 풍부한 석탄과 철광석에 힘입어 미국의 대표적인 제철산업 도시가 되었으나 여기도 美 제조업 쇠퇴의 타격을 입었다고. 다만 명문대들이 여럿 위치해 첨단산업 중심으로 산업전환을 이루긴 했다고 함.

새크라멘토 Sacramento, CA

1990년 인구 1,481,102명 → 2020년 인구 2,397,382명 (연평균 +1.6%)

캘리포니아 북부 내륙에 위치한 캘리포니아주의 주도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북동쪽으로 100km 정도 떨어져 있음. 캘리포니아 북부에 넓은 평야를 이루는 새크라멘토 강변에 위치한 도시는 1850년 세워졌으며, 당시 골드 러시로 한창 인구가 증가하던 캘리포니아에서 대륙횡단철도인 센트럴 퍼시픽 철도의 종착지가 되는 등 교통 중심지로 발달했다고.

포틀랜드 Portland, OR-WA

1990년 인구 1,523,741명 → 2020년 인구 2,512,859명 (연평균 +1.7%)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의 최대도시로, 월래밋강이 컬럼비아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항구도시. 참고로 미국 북동쪽 끝 메인주의 최대도시도 포틀랜드인데, 실제 도시 이름이 거기서 유래했음. 1845년 설립된 도시는 초기에는 목재를 수출하는 항구로 발달했으며, 현재도 미국 북서부의 주요 항구인 한편 IT기업이 밀집한 도시이기도 하다고. 동시에 서부 도시들 중에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로 유명하다고 카더라.

샌안토니오 San Antonio, TX

1990년 인구 1,407,745명 → 2020년 인구 2,558,143명 (연평균 +2.0%)

텍사스주 남부에 위치한 도시. 주도 오스틴에서 100km 정도 남쪽으로 떨어져 있음. 도시는 1718년 세워져 텍사스의 초기 역사에서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텍사스 전쟁 때 민병대가 멕시코군에 항전했던 앨러모 요새가 지금도 유명함. 현재 도시는 에너지·의료·군사 분야가 발달해 있다고. 미국 내 멕시코계가 밀집한 도시 중 하나로, 2020년 인구조사 결과 도시권 인구 중 히스패닉의 비율이 54.3%에 달했다고.

샬럿 Charlotte, NC-SC

1990년 인구 1,365,184명 → 2020년 인구 2,660,329명 (연평균 +2.2%)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최대도시. 도시는 1755년 세워졌으며, 초기에는 황금이 나서 골드 러시가 일기도 하였으나 금은 이내 고갈되었다고. 이후 19세기 말 철도 개통 이후 면화 가공의 중심지가 되면서 주내 최대 도시로 발전하였다고 함. 현재는 뉴욕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금융 중심지라고 하며, 1998년 이래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본사가 도시에 위치해 있음.

올랜도 Orlando, FL

1990년 인구 1,224,852명 → 2020년 인구 2,673,376명 (연평균 +2.6%)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중앙에 있는 도시. 도시는 습지대에 위치해 있으며, 무수히 많은 호수가 곳곳에 산재해 있음. 1843년 세워진 도시는 역사적으로 오렌지 재배의 중심지 정도의 역할을 하는 도시였으나 1971년 디즈니월드가 문을 연 이래 각종 테마파크와 컨벤션 센터가 모여 있는 관광 및 전시 산업 중심지로 급격히 성장했다고 함.

세인트루이스 St. Louis, MO-IL

1990년 인구 2,560,517명 → 2020년 인구 2,820,253명 (연평균 +0.3%)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도시로 미주리주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미국의 양대 하천인 미시시피강과 미주리강의 합류점에 위치한 하항(河港). 도시는 1764년 프랑스 모피 상인에 의해 세워졌으며, 19세기 수운교통의 중심지로 부상하여 20세기 초엽까지 뉴욕과 시카고, 필라델피아에 이은 미국 제4의 대도시로 번영하였음. 다만 20세기 이후로는 수운 및 제조업의 쇠퇴로 다른 중서부 도시들처럼 하락세를 겪은 도시.

볼티모어 Baltimore, MD

1990년 인구 2,382,172명 → 2020년 인구 2,844,510명 (연평균 +0.6%)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의 최대도시로, 체서피크만에 접한 항구도시. 도시는 1729년 세워졌으며, 초기에는 무역항으로서 남부의 플랜테이션에서 나는 담배를 수출하다가 19세기 이후 조선을 비롯한 공업 중심지로 변모하였음. 19세기 중반에는 미국 제2의 도시였던 적도 있지만 이곳 역시 20세기 들어 지속적 쇠퇴를 겪은 편. 근래에는 옛 항만 일대에 재개발이 이루어져 성공적 도심 재개발 사례로 꼽히는 듯.

덴버 Denver, CO (사진)

1990년 인구 1,666,979명 → 2020년 인구 2,963,821명 (연평균 +1.9%)

미국 서부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도시. 도시는 로키산맥 동쪽 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도시 자체의 해발고도도 1,600m에 달함. 1858년 세워진 도시는 콜로라도의 주 승격 이후 주도가 되었고, 대륙횡단철도 개통으로 미국의 타 지역과 연결되면서 서비스업 중심지로 발전하였음. 미국의 지리적 중앙에 근접한 위치 때문에 교통의 요지로, 미국에서 가장 넓은 덴버 공항은 2022년 기준 세계에서 3번째로 이용객이 많았다고 함.

이 글에서는 분량상 인구 200만대의 도시들을 다루었는데, 라스베이거스나 올랜도처럼 근래 성장한 도시들도 있지만 “왕년엔 ○○ 때문에 잘 나갔으나 교통망 및 산업구조의 변화로 침체되었다” 분류의 도시들이 뭔가 많은 느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