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중앙을 흐르는 길이 4,700km의 콩고강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량이 많은 강으로, 광활한 유역 분지에는 사하라 이남 최대의(234만 km²) 콩고민주공화국과 콩고공화국 2개국이 있음. 양국엔 약 1억의 인구가 거주하며(대부분 지분은 DR콩고), 그 중 절반 정도는 도시 인구임. 콩고강은 항행이 가능하지만 하류의 급류로 인해 바다로의 진출입이 어려운데, 양국의 수도인 킨샤사와 브라자빌은 급류의 끝자락에 위치해 강 유역과 대양을 연결하는 지점. 그 외 도시들은 밀림 남쪽 변두리와 동쪽 대호수 지역, 광물자원이 풍부한 최남단 지역 등지에 분포함.

콩고민주공화국의 인구는 1984년 인구조사에서 2,964만 명으로 나타났고, 이후 40년 동안(...) 인구조사가 실시된 바가 없음. 그래서 정확한 국가 및 도시 인구는 사실 아무도 모르는 상태. 이 글에서는 2018년 총선 당시 등록한 유권자 수를 통해 인구를 추정했음. 구체적으로는 UNPD의 2018년 인구 추계치(8,708만 명)를 기준으로 ‘유권자 분포 = 인구 분포’라는 가정 하에 각 도시 유권자 수×(전국 인구 추계치 ÷ 전국 유권자 수)라는 공식으로 다소 무식하게 계산함 ㅋㅋ; 한편 콩고 공화국은 다행히도(?) 통계청에서 지역별 인구를 발표함(역시 2018년 기준).

음반자콩고 M'banza-Kongo (사진)

2014년 인구 155,174명.

앙골라 북부 자이르주의 주도. 왜 앙골라 도시부터 소개하냐 하면 바로 이 도시가 역사적으로 콩고 왕국의 수도였기 때문. 14세기 세워진 콩고 왕국은 포르투갈과 접촉한 후 기독교와 서구 문물을 받아들여 강력한 국가를 이뤘는데, 이후론 내분과 외침으로 파란만장한 세월을 겪다가 19세기 포르투갈의 속국이 되었다고. 왕국 시절 상살바도르(São Salvador)라 불린 도시에는 15세기 대성당 등의 유적이 남아 있음.

보마 Boma (사진)

1984년 인구 94,984명 → 2018년 인구 약 30만 명 (연평균 약 +3%)

콩고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 보마는 콩고어로 ‘요새’라는 뜻으로, 원래는 16세기 포르투갈이 세운 무역 거점으로 노예 매매가 이루어졌음. 1884년 베를린 회담 결과 콩고 분지에는 벨기에의 레오폴드 2세 통치하의 콩고 자유국이 세워졌는데, 보마는 자유국의 수도로 악명이 자자한 천연 고무가 수출되는 항구였다고. 자유국이 폐지된 이후로도 1923년까지 도시는 벨기에령 콩고의 수도 역할을 했음.

음반다카 Mbandaka (사진)

1984년 인구 137,291명 → 2018년 인구 약 30만 명 (연평균 약 +3%)

콩고 북서부 적도주의 주도로, 주명에 걸맞게 적도 거의 위(0°2′N)에 있음. 1883년 영국의 탐험가 헨리 스탠리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식민 시대에는 코킬라빌(Coquilhatville)로 불리다가 1966년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됨. 루키강이 콩고강에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한 도시는 강변의 주요 항구도시로 밀림에서 나는 고무와 목재 등의 산물의 집산지 역할을 한다고.

베니 Beni (사진)

1984년 인구 44,141명 → 2018년 인구 약 40만 명 (연평균 약 +7%)

북동부 북키부주의 도시로 만년설로 덮인 르웬조리 산맥 서쪽에 위치하며, 도시 자체도 해발 1,000m가 넘는 고원지대라 일대에선 커피가 많이 재배된다고 함. 도시는 1894년 벨기에인에 의해 세워졌으며, 동쪽으로 카신디(Kasindi)의 국경을 통해 우간다와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에 위치해 상업 중심지가 되었다고. 1990년대 이후로는 동부에서 지속된 내전으로 피란민이 유입되면서 도시의 인구가 크게 늘었다고 함.

치카파 Tshikapa (사진)

1984년 인구 116,016명 → 2018년 인구 약 50만 명 (연평균 약 +4%)

남서부 카사이주의 주도로, 콩고강의 주요 지류인 카사이강을 끼고 있음. 도시는 1907년 일대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된 이후 미국-벨기에계 광산회사였던 포르미니에르에 의해 세워졌으며, 카사이강 유역에서 이루어지는 다이아몬드 채굴의 중심지가 되어 발전했다고 함. 일대의 많은 농민들이 돈을 벌고자 다이아몬드 채굴에 뛰어들었는데, 채굴 작업은 거의 삽 하나 들고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고.

키퀴트 Kikwit (사진)

1984년 인구 149,296명 → 2018년 인구 약 50만 명 (연평균 약 +4%)

콩고 남서부 퀼루주의 도시로 카사이강의 지류인 퀼루강 서안에 위치해 있으며, 1번 국도상에 위치해 킨샤사와 내륙 지방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 도시는 1901년 세워졌으며, 처음에는 고무와 상아를 실어나르는 항구였다가 현재는 기름야자와 땅콩, 카사바 등 농산물의 집산지가 되었다고. 일대에 거주하는 펜데족은 전통 무용으로 유명하다는데 (현재는 가치 하락으로 쓸 일이 없지만) 10상팀 지폐에도 그려져 있음.

리카시 Likasi (사진)

1984년 인구 213,862명 → 2018년 인구 약 50만 명 (연평균 약 +2%)

콩고 최남단 상(上)카탕가주의 도시로 옛 이름은 자도빌(Jadotville). 이 일대는 예로부터 현지인들 사이에서 구리 산지로 알려져 있었는데, 1917년 본격적 광산 개발과 함께 도시가 세워졌다고 하며, 현재도 세계 3위의 구리 생산국인 콩고의 중요한 구리 채굴 중심지라고. 도시 남쪽에는 지금은 폐광되었지만 대규모 우라늄 광산이 있는데, 2차대전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에 사용된 우라늄의 3분의 2가 여기서 공급되었음.

마타디 Matadi (사진)

1984년 인구 138,798명 → 2018년 인구 약 50만 명 (연평균 약 +4%)

콩고강 하류에 있는 항구도시이자 중앙콩고주의 주도로, 도시는 1879년 헨리 스탠리에 의해 설립됨. 앞서 언급했듯 콩고강은 항행이 가능함에도 하류의 급류 때문에 대양과는 연결이 끊어져 있는데, 1890년대 급류 아래 마타디와 킨샤사를 잇는 철도가 놓이면서 비로소 대서양과 콩고분지가 연결되었음. 현재도 도시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가장 중요한 무역항인데 킨샤사와의 교통은 이젠 철도보단 도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카빈다 Cabinda (사진)

2014년 인구 596,428명.

앙골라 최북단의 도시...인데 사실은 남북으로 두 콩고의 영토로 둘러싸인 월경지. 카콩고 왕국의 항구도시였던 카빈다는 1885년 포르투갈령 콩고 보호령이 수립되면서 수도가 되었다가, 이후 보호령이 앙골라와 통합되면서 앙골라의 일부가 됨. 1960년대 대규모 유전 발견 이후 카빈다 지방은 앙골라 석유의 60%를 생산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느껴 분리주의 운동이 있는 지역이라고 함.

콜웨지 Kolwezi (사진)

1984년 인구 220,796명 → 2018년 인구 약 60만 명 (연평균 약 +3%)

콩고 최남단 카탕가고원에 있는 도시로 행정적으로는 루알라바주의 주도. 1938년 UMHK사에 의해 세워진 광산도시로, 이곳 역시 다른 카탕가 지역처럼 구리가 풍부하지만 무엇보다도 고용량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코발트 산지로 알려진 곳. 콩고의 코발트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이 콜웨지의 광산에서 채굴되고 있다고 함.

카낭가 Kananga (사진)

1984년 인구 298,693명 → 2018년 인구 약 70만 명 (연평균 약 +2%)

남부 중앙카사이주의 주도로 카사이강의 지류인 룰루아 강변에 위치해 있음. 1884년 독일 탐험가 헤르만 폰 비스만이 이곳을 룰루아부르(Luluabourg)로 명명했고, 1890년대 콩고의 아프리카 병력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고자 군 기지가 설치된 이후 지역 중심지가 되었다고. 1960년대 도시는 카낭가로 개칭되었으며, 한편으론 서쪽으로 치우친 킨샤사를 대신해 천도하려는 계획 역시 있었으나 실현되진 않았음.

부템보 Butembo (사진)

1984년 인구 73,312명 → 2018년 인구 약 70만 명 (연평균 약 +7%)

콩고 북동부 북키부주의 도시. 해발 1700m에 위치한 고산도시로 일대는 차와 커피 산지로 유명하며, 동쪽으론 활화산과 고릴라 서식지로 유명한 비룽가 국립공원이 위치해 있음. 앞서 봤던 베니(북쪽으로 50km 떨어짐)처럼 우간다 국경 가까이 있는 도시로 교역 중심지로 발달한 곳인데, 여기도 1990년대 내전 시기 이후 동부 지방에서 피란민이 도시로 모여들고 비공식적 금 채취가 성행하는 상황 속에서 급격한 팽창을 겪음. 

키상가니 Kisangani (사진)

1984년 인구 317,581명 → 2018년 인구 약 80만 명 (연평균 약 +3%)

콩고 북부, 콩고강 상류에 접한 항구도시로 행정적으로는 초포주의 주도. 도시 바로 옆에 보요마 폭포가 위치해 킨샤사에서 직접 하천 항행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상류 지점으로, 19세기 말 스탠리빌(Stanleyville)이란 이름으로 세워진 이래 자연스레 중요한 항구가 되었음. 원래 콩고 제3의 도시였으나 90년대 콩고 전쟁 당시 르완다와 우간다의 격전이 이곳에서 벌어지면서 다소 피해를 입었다고 함.

고마 Goma (사진)

1984년 인구 77,908명 → 2018년 인구 약 90만 명 (연평균 약 +7%)

키부 호수와 맞닿은 북동부 북키부주의 주도로, 동쪽으로 르완다의 기세니(Gisenyi)와 맞닿아 있음. 원래는 작은 교역 중심지였으나 1990년대 이웃한 르완다 내전으로 대규모 난민 유입을 겪으며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고. 도시 북쪽엔 해발 3,470m의 니라공고 화산이 있는데 최근에는 2002년과 2021년 폭발해 시내로 용암이 흘러듦. 도시 일대에서는 탄탈럼의 원료인 콜탄이 (비공식적으로) 많이 채굴되어 여기서 거래된다고.

부카부 Bukavu (사진)

1984년 인구 167,950명 → 2018년 인구 약 90만 명 (연평균 약 +5%)

콩고 동부 남키부주의 주도. 도시는 키부 호수 남쪽에 있으며, 루지지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 르완다와 맞닿은 국경도시. 도시는 1901년 벨기에 당국에 의해 코스테르만스빌(Costermansville)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졌고, 이후 키부 지방의 행정 중심지가 되었다고. 금을 비롯, 일대에서 나는 자원이 모이는 도시는 동아프리카와의 무역 중심지이며, 다른 동부 도시들처럼 90년대 난민 유입으로 빠르게 인구가 늘었다고 함.

푸앵트누아르 Pointe-Noire (사진)

1984년 인구 294,203명 → 2018년 인구 1,006,611명 (연평균 +3.7%)

콩고공화국 제2의 도시로 수도 브라자빌에서 서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항구도시. 도시는 대서양을 향해 튀어나온 곶에 위치해 있는데, 15세기 포르투갈 항해사들이 바위 색깔을 보고 ‘검은 곶’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이곳은 1930년대 콩고강 하류의 급류를 우회하고자 콩고-대양 철도가 개통되면서 대양으로 나가는 항구로 발전했고, 독립 이후 석유가 발견되면서 국가의 기간산업이 된 석유산업의 중심지가 되었음.

음부지마이 Mbuji-Mayi (사진)

1984년 인구 486,235명 → 2018년 인구 약 100만 명 (연평균 +2%) ※ UN은 도시 인구를 200만 이상으로 추산함.

콩고민주공화국 중남부 동(東)카사이주의 주도로, 옛 이름은 바캉과(Bakwanga). 원래는 1918년 다이아몬드가 발견되면서 형성된 광산도시로, 독립 당시에는 인구 3만의 작은 도시였으나 광산 붐과 함께 급격히 대도시로 성장함. 이때 계획이 전무한 상태로 도시화가 진행되어 다소 무질서한 공간구조가 형성됐다고. 참고로 이곳을 중심으로 채굴되는 콩고의 산업용 다이아몬드는 전 세계 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함.

브라자빌 Brazzaville (사진)

1984년 인구 585,812명 → 2018년 인구 1,932,610명 (연평균 +3.6%)

콩고공화국의 수도. 콩고강 중류의 말레보 호수 북쪽에 위치하며, 남쪽으로는 킨샤사와 마주보고 있음. 서두에 언급했듯 콩고강의 항행 가능한 최하류 지점에 형성된 도시로, 1880년 탐험가 피에르 브라자에 의해 세워진 이후 프랑스령 콩고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곳. 도시는 1960년 콩고공화국이 독립하면서 수도가 되었으며, 현재는 콩고공화국 인구의 약 40% 정도가 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음.

루붐바시 Lubumbashi (사진)

1984년 인구 564,830명 → 2018년 인구 약 250만 명 (연평균 약 +5%)

콩고민주공화국 최남단 상(上)카탕가주의 주도로, 콩고 제2의 도시이자 최대 광업 중심지. 도시는 해발 1,200m의 고원 지대에 위치해 의외로 온대기후가 나타나는 곳. 1910년 엘리자베트빌(Élisabethville)이란 이름으로 세워졌으며, 카탕가 지역에 풍부한 구리를 비롯해 코발트·아연·주석·석탄 등 각종 광물이 거래되는 중심지가 되어 대도시로 성장함. 여기서 모인 광물들은 남아공의 항구를 통해 (주로 아시아로) 수출된다고.

킨샤사 Kinshasa (사진)

1984년 인구 2,664,309명 → 2018년 인구 약 1,000만 명 (연평균 약 +4%)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이자 최대도시로, 콩고강 중류 말레보 호수 남쪽에 위치함. 1881년 헨리 스탠리가 세운 도시는 레오폴드 2세의 이름을 따 레오폴드빌(Léopoldville)이라 불렸으며, 초기엔 콩고 내륙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다 1923년부로 수도가 되었음. 독립 후 킨샤사로 개칭된 도시는 인구 천만이 넘는 중앙아프리카 최대의 도시로 성장해 콩고의 명실상부한 정치·경제·문화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음.

도시 사진 출처

킨샤사와 브라자빌은 말레보 호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서로 다른 두 나라의 수도가 마주보고 있는 유일한 사례(도시국가인 바티칸 제외). 두 도시의 거리는 1.5km 정도지만 의외로(?) 콩고강을 건너는 다리가 없기 때문에 여객선으로만 연결되는데, 예로부터 교량 건설 계획이 있었으나 양국의 안습한 경제력 때문에 번번이 좌초되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도시의 교류는 굉장히 활발하다고.

전반적으로 보면 콩고의 도시들은 광업에 힘입어 성장한 도시들이 많은데, 보다 보면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은) ‘이렇게 자원이 많은데 GDP가 왜 이렇게 낮지...?’ 하는 생각도. 사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미약한 행정력으로 인해 비공식 경제 규모가 매우 큰데, 노동인구의 97.5%가 비공식 부문에 고용되어 있고 전체 경제규모의 절반이 지하경제라고 함(참고). 특히 반군 활동이 많은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음성적으로 채굴된 광물이 밀수를 통해 유출되는데, 이러한 경제활동 중심지들이 90년대 이후 굉장히 빠른 성장을 보인 걸 확인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