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앙골라의 수도 루안다

아프리카에서 인구 다수에게 포르투갈어가 통용되는 나라는 앙골라·모잠비크를 비롯한 5개국으로, 약 7100만 명의 인구가 이 5개국에 거주함. 포르투갈은 가장 먼저 아프리카로 진출한 식민제국으로, 해안을 따라 요새화된 교역소를 건설하며 노예무역과 플랜테이션 등 식민제국 경영의 선례를 쌓음. 1880년대 이후 포르투갈은 내륙으로 진출해 광활한 영토를 획득했으나, 장기간의 식민지 전쟁 끝에 1975년 이들 5개국은 독립을 이뤄냄. 다만 이들 중 카보베르데를 제외한 4개국은 독립 후 정치 혼란에 시달렸고, 특히 앙골라와 모잠비크는 장기간의 내전을 겪음.

앙골라와 모잠비크의 인구는 둘 다 3천만 명 정도지만, 앙골라는 전체 인구 3분의 2가 도시에 거주하는 반면 모잠비크는 아직 농촌 인구가 다수를 차지함. 앙골라는 내전 기간이 더 길어서 농촌 인구의 탈출이 많았고, 또 전쟁 이후 석유 붐으로 (2014년 유가 폭락 전까지) 연 10%를 넘는 고도성장을 보인 영향도 있을 듯. 두 나라 모두 급격한 도시 팽창을 인프라가 지원하지 못해 무세크(musseque, 앙골라) 혹은 카니수(caniço, 모잠비크)라고 부르는 대규모 빈민가가 형성된 것은 공통적인 부분. 나머지 나라들은 절대적인 인구 규모가 작아 도시 역시 작은 편.

모잠비크 Ilha de Moçambique (사진)

1980년 인구 32,317명 → 2017년 인구 64,577명 (연평균 +1.9%)

인도양에 떠 있는 모잠비크섬은 면적 1km²에 약 1만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1507년 포르투갈 요새가 세워진 이래 400년간 동아프리카 식민지 경영의 중심지였던 곳으로 지금도 역사적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음. 수에즈 운하 개통 전까지는 유럽-아시아 항로를 통제하는 요충지로 황금과 향신료... 와 함께 노예 무역이 이루어졌다고. 1969년 길이 3km의 연륙교가 개통되어 본토의 룸부(Lumbo)와 섬을 연결함.

상투메 São Tomé (사진)

1981년 인구 32,375명 → 2020년 인구 80,900명 (연평균 +2.4%)

중앙아프리카 기니만에 떠 있는 조그마한 섬나라 상투메프린시페의 수도. 도시는 1493년 포르투갈이 무인도였던 섬을 식민화하며 세워졌고, 흑인 노예를 끌고와서 사탕수수를 경작하는 플랜테이션 모델이 정립된 곳이라고. 섬은 16세기 세계 최대의 설탕 산지였으나 이후 브라질과 카리브해에 그 자리를 내줬으며, 한편으론 최초의 노예 반란 역사도 가지고 있음. 현재는 오래된 식민 시대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작은 도시.

프라이아 Praia (사진)

1980년 인구 37,676명 → 2021년 인구 137,868명 (연평균 +3.3%)

아프리카 최서단의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수도로, 군도에서 가장 큰 산티아구섬에 위치함. 무인도였던 섬에 포르투갈이 식민지를 세운 건 1462년이었는데, 원래 수도는 히베이라 그란드(Riberia Grande)였으나 1770년 해적의 공격을 피해 만 안쪽으로 수도를 옮기면서 이곳이 수도가 되었음. 식민 시대 노예 무역 중심지였던 도시는 노예 무역 금지 이후로는 대서양을 오가는 선박의 보급항 및 어업기지가 되었다고.

테트 Tete (사진)

1980년 인구 47,000명 → 2017년 인구 307,338명 (연평균 +5.2%)

모잠비크 북서부의 도시로, 남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거대한 하천인 잠베지 강변에 있음. 16세기 무타파 왕국(現 짐바브웨)의 금을 찾아 강을 따라 이주한 포르투갈인들이 교역소를 세운 곳으로, 상아와 금이 거래되었다고 함. 1972년엔 잠베지강을 건너는 대교가 놓이면서 중요한 도로 교통 중심지가 되기도. 도시 바로 동쪽의 모아티즈(Moatize)에는 최근 대규모 탄광이 개발되면서 규모가 상당한 시가지가 형성됨.

우이즈 Uíge (사진)

1970년 인구 11,972명 → 2014년 인구 322,531명 (연평균 +7.8%)

앙골라 북서부의 도시. 원래 작은 마을이었던 이곳은 1950년대 커피 농업 중심지가 되면서 도시가 형성되었고, 당시 포르투갈 대통령의 이름을 따서 카르모나(Carmona)라고 명명되었음. 도시는 60년대 이후 전쟁의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 북부를 거점으로 한 FLNA*의 본거지가 이곳에 위치해 있다가 1976년 함락되었다고. 커피 농업은 회복되지 못했지만 도시는 전쟁 이후 빠른 성장세를 기록함.

* 앙골라 전쟁 동안 크게 세 무장 세력이 활동했는데, 現 여당인 중부의 MPLA와 남부의 UNITA, 그리고 북부의 FLNA(-1978)임.

켈리마느 Quelimane (사진)

1980년 인구 62,174명 → 2017년 인구 347,907명 (연평균 +4.8%)

모잠비크 중부의 항구도시. 도시는 잠베지강 삼각주 일대의 저지대에 있으며, 한때 잠베지강의 유로였던 쿠아쿠아(Quá-Qua)강 하구를 끼고 있음. 예로부터 무슬림 상인들이 교역을 하던 곳으로 1544년 포르투갈 교역소가 세워졌으며, 18~19세기에는 노예가 주로 거래되었다고 함. 현재 도시는 어업 중심지이자 사이잘삼, 코코넛 등 일대에서 나는 농산물을 수출하는 항구라고 함.

쿠이투 Kuito (사진)

1970년 인구 18,941명 → 2014년 인구 355,423명 (연평균 +6.9%)

앙골라 정중앙에 있는 도시. 원래는 비에 왕국의 중심부로, 주변 부족의 포로를 유럽 상인들에게 판매하는 노예 시장이 들어섰던 곳이라고. 1750년 포르투갈인들은 왕국의 수도에 교역소를 세우고 실바 포르투(Silva Porto)란 이름을 붙였으며, 이후 도시는 중부 고원의 군사 거점이 되었다고. 1990년대 내전 때는 UNITA에 의해 장기간 포위되어 큰 피해를 입었기도 했지만, 전쟁 후 도시의 인구는 다시 빠르게 증가했다고.

로비투 Lobito (사진)

1970년 인구 59,528명 → 2014년 인구 357,950명 (연평균 +4.2%)

앙골라 남서부의 항구도시로, 남부 해안의 최대도시 벵겔라에서 약 30km 떨어져 있음. 로비투만(灣)은 5km 길이의 사주로 보호받는 천연 항구로, 19세기 벵겔라를 대체할 항구로 세워진 이후 1928년 콩고 남부의 광산 지대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벵겔라 철도의 종점이 되어 빠르게 성장하였음. 현재 로비투 항구는 루안다에 이어 앙골라에서 두 번째로 큰 항구로 콩고의 광물과 앙골라 내륙의 농산물을 수출하는 창구임.

시모이우 Chimoio (사진)

1980년 인구 74,372명 → 2017년 인구 363,336명 (연평균 +4.4%)

모잠비크 서부 짐바브웨 국경 쪽에 있는 도시. 도시는 해발 700m의 고원 지대에 위치해 온화한 기후가 나타남. 19세기 말 베이라-불라와요 철도 부설과 함께 모잠비크 회사에 의해 면화·오렌지 등을 재배하는 농업 식민지가 고원 지대에 조성되었고, 새 식민지의 중심지로 빌라페리(Vila Pery)가 세워졌음. 독립 이후 도시는 시모이우로 개칭되었으며, 현재도 짐바브웨와 인도양의 항구를 연결하는 교통 중심지라고 함.

비사우 Bissau (사진)

1979년 인구 109,214명 → 2009년 인구 387,909명 (연평균 +4.3%)

서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기니비사우의 수도로,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제바(Geba)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 도시는 1687년 포르투갈 교역소로 세워져 노예 무역이 이루어지던 곳이었음. 포르투갈령 기니의 수도는 여러 번 옮겨졌는데 이곳은 1834년 카셰우(Cacheu)를 대신해 처음 수도가 되었고, 1941년 최종적으로 수도가 됨. 이곳도 90년대 내전으로 도시 인구 대부분이 떠났으나 전쟁 이후 다시 인구가 급증하였음.

사우리무 Saurimo (사진)

1970년 인구 12,901명 → 2014년 인구 393,000명 (연평균 +8.1%)

앙골라 동부 내륙의 도시로 옛 이름은 엔히크드카르발류(Henrique de Carvalho). 이곳은 원래 룬다 왕국의 영토로, 19세기 말 벨기에와 포르투갈이 왕국을 분할한 후 군사 거점으로 세워졌다고. 도시는 앙골라에서 석유·천연가스 다음으로 중요한 수출 품목인 다이아몬드 채굴의 중심지라고 하며, 북쪽으로 40km 떨어진 카토카(Catoca) 광산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다이아몬드 광산임. 

말란즈 Malanje (사진)

1970년 인구 31,599명 → 2014년 인구 455,000명 (연평균 +6.2%)

앙골라 북부 해발 1100m 고원에 있는 도시. 원래 노천 시장이 열리던 마을로, 19세기 말 수도 루안다와 이곳을 연결하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도시로 성장했다고. 말란즈 일대는 토양이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해서 목화 등이 많이 재배되는 농업 지역이라고 함. 한편 도시 주변에는 칼란둘라(Calandula) 폭포와 풍구안동구(Pungo Andongo) 바위산처럼 자연경관이 빼어난 명소들이 많다는 모양. 

카빈다 Cabinda (사진)

1970년 인구 21,124명 → 2014년 인구 550,000명 (연평균 +7.7%)

앙골라 최북단 카빈다주의 주도로, 콩고 영토로 둘러싸인 월경지. 원래 카콩고 왕국의 항구로 노예와 직물 등이 거래되었던 곳인데, 1885년 포르투갈령이 되면서 앙골라에 통합됨. 카빈다는 1960년대 유전 발견 이후 앙골라 석유의 60%를 생산하고 있는데, 앙골라 독립 이후 카빈다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FLEC과 정부군 간 장기간 내전이 벌어졌고 2006년 휴전 이후로도 잔존 반군과 간간히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고.

벵겔라 Benguela (사진)

1970년 인구 40,996명 → 2014년 인구 555,124명 (연평균 +6.1%)

앙골라 남서부의 도시로, 20세기 후반 내륙 도시들이 성장하기 전까지 앙골라 제2의 도시였던 곳. 1617년 포르투갈인이 무역 거점으로 세운 도시로, 브라질과 쿠바로 노예를 수출하는 항구였다고 함. 도시의 항구 기능은 1928년 철도가 개통되면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로비투로 대부분 옮겨갔지만,  현재도 남부 지역의 상업 중심지로 내륙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과 망간 등 광물이 모이는 곳이라고.

베이라 Beira (사진)

1980년 인구 230,744명 → 2017년 인구 592,090명 (연평균 +2.6%)

모잠비크 중부 풍고에(Púngoè)강 하구에 있는 항구도시. 원래 무타파 왕국의 항구 소팔라(Sofala)가 있었던 지역으로, 1891년 강 북쪽에 새로 베이라가 세워져 소팔라를 대체함. 1899년 짐바브웨로 통하는 철도가 개통된 이후 도시는 중요한 국제항이자 모잠비크 제2의 도시가 되었음. 이후 도시는 장기간의 내전 및 2019년 사이클론의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현재도 아시아로 가는 광물이 수출되는 중요한 항구도시.

우암부 Huambo (사진)

1970년 인구 61,885명 → 2014년 인구 595,304명 (연평균 +5.3%)

앙골라 중부 해발 1700m에 있는 고원도시. 근대까지 우암부 왕국의 영역이었으나 20세기 초 포르투갈이 벵겔라 철도를 놓으면서 노바리스보아(Nova Lisboa)가 세워졌고, 식민 당국은 기후가 쾌적하고 앙골라의 중앙에 있는 이곳을 새로운 수도로 삼고자 해 많은 개발이 이루어졌다고. 내전 동안엔 UNITA가 이곳을 수도로 선포하기도 했고, 전쟁 이후론 앙골라 중앙의 교통 중심지로서 다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고.

루방구 Lubango (사진)

1970년 인구 31,674명 → 2014년 인구 600,751명 (연평균 +6.9%)

앙골라 남부 해발 1700m 고원지대에 있는 제2의 도시로 옛 이름은 사다반데이라(Sá da Bandeira). 1885년 마데이라섬 출신 정착민들이 세운 식민도시가 시초로, 1920년대 대서양의 나미브(Namibe) 항구로 연결되는 철도가 놓이며 주요 도시로 발전함. 이곳도 내전기 UNITA와 정부군이 대립하며 피해를 입었지만 전쟁 이후 다시 남부의 교통 및 상업 중심지로서 인구가 크게 늘어남.

남풀라 Nampula (사진)

1980년 인구 156,185명 → 2017년 인구 760,214명 (연평균 +4.4%)

모잠비크 제2의 도시로, 북부 지방의 최대 도시. 비교적 역사가 짧은 도시로 1907년 포르투갈 원정대에 의해 세워졌으며, 1920년대 인도양의 항구로 통하는 철도가 놓이며 성장한 도시임. 독립 전쟁 동안 도시는 포르투갈군의 본부가 있었으며, 이러한 연원으로 모잠비크군 사관학교가 현재 이곳에 있다고. 현재 도시는 내륙국인 말라위 및 잠비아와 나칼라(Nacala) 항구를 잇는 교통 중심지라고 함.

마푸투 Maputo (사진)

1980년 인구 755,300명 → 2017년 인구 2,112,474명 (연평균 +2.8%; 2017년은 마톨라 포함)

모잠비크 최남단 마푸투만(灣)과 맞닿은 수도이자 제1의 도시로, 옛 이름은 로렌수마르크스(Lourenço Marques). 원래는 1782년 포르투갈 교역소로 세워졌으며, 19세기 말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해 1898년 모잠비크섬을 대신해 식민지의 수도가 되었음. 20세기 중반 도시는 포르투갈령 아프리카에서 가장 발전된 도시로 다양한 인종이 거주하는 국제적 도시이자 유명한 관광지였으나, 1975년 발발한 내전은 도시에 침체를 가져옴.

마푸투 외곽 사진

전쟁 이후 마푸투는 급격한 도시화의 중심지가 되었고, 마푸투 시계를 넘어 시가지 확장이 이루어짐. 인풀레느(Infulene)강 서쪽의 마톨라(Matola)는 1998년 시로 승격된 지 20년만에 인구 100만을 넘어섰으며, 모잘(Mozal)의 알루미늄 제련소를 비롯해 모잠비크의 주요 산업시설이 들어섬. 다른 한편으로 이러한 도시 팽창 지분의 대부분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비공식 주거지가 차지한 면도 있음.

루안다 Luanda (사진)

1970년 인구 475,328명 → 2014년 인구 6,759,313명 (연평균 +6.2%)

앙골라 북서쪽에 있는 앙골라의 수도로, 루안다섬으로 보호받는 천혜의 항구도시. 1576년 포르투갈 탐험가에 의해 세워진 도시는 줄곧 식민지의 수도로 기능했고, 동시에 대서양 최대 규모였던 브라질 노예 무역의 중심지였음. 19세기 도시는 내륙의 농산물 수출항이 되었고, 20세기 후반 석유 발견으로 정유 공장 역시 들어섬. 2000년대 고유가는 건설 붐을 불러와 해안가를 따라 꽤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형성됨.

[上] 킬람바(Quilamba)의 신도시 / [中] 루안다 외곽 사진

독립 직전 루안다의 인구는 40만 명이었고 이중 3분의 1은 백인과 혼혈인이었다고. 독립 이후 백인들은 도시를 떠났지만 내전을 피해 농촌에서 인구가 모여들면서 도시는 급속히 팽창, 현재는 900만 명이 도시에 거주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들 중 하나가 되었음. 몇몇 지역에선 중산층들을 위한 아파트 위주의 신도시가 건설되었지만, 이곳 역시 도시 확장은 주로 무질서한 비공식 주거지 위주로 이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