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하라 남쪽의 반건조 지대는 아랍어로 가장자리를 뜻하는 사헬(Sahel) 혹은 검다는 뜻의 수단(Sudan)이라 불렸는데, 예로부터 사하라를 남북으로 횡단하는 무역로를 따라 금과 소금, 노예(강대한 국가들이 주변 부족민들에게서 충당한 경우가 많음) 등이 거래되었고, 가나·말리·송가이 등 무역로에 대한 통제를 바탕으로 강대한 국가들이 출현함. 15세기 이후 대양 무역의 발달 및 송가이의 멸망은 사하라 무역의 중요성을 크게 쇠퇴시켰고, 1890년대 프랑스가 사헬을 식민화했을 땐 옛 영화는 빛바랜 상태였음. 현재도 사헬 국가들은 인구 다수가 농촌에 거주하는 농업국이나, 20세기 후반 급격한 인구 폭발 및 사막화의 영향으로 급속한 도시 성장이 일어나고 있음.

팀북투와 젠네를 비롯한 사헬 지역의 전통 도시들은 무역을 바탕으로 출현하였음. 이들 도시는 흙벽돌로 지어진 독특한 수단-사헬 양식 건축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사헬 지역의 정정 불안정으로 여러 건축유산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는 상황. 사헬을 식민화한 프랑스는 대체로 격자형으로 신도시를 만들었는데, 근현대에 세워진 건물들 중에서도 수단-사헬의 전통 양식을 현대와 접목한 인상적 건축물이 나름 많은 듯. 한편 20세기 후반에는 도시 인구가 급격히 팽창하면서 외곽 지역엔 기반시설이 거의 없는 비공식 주거지역이 대규모로 형성됨.

팀북투 Tombouctou (사진)

1987년 인구 31,962명 → 2009년 인구 54,629명 (연평균 +2.5%)

말리 북부 니제르 강변의 도시로, 규모는 작지만 인지도만큼은 발군인 역사도시. 12세기 세워진 도시는 금과 소금, 노예 등을 거래하는 사하라 횡단 무역으로 번영을 이루었고, 특히 말리와 송가이 제국 시기에는 부유한 무역도시이자 이슬람 학문의 중심지로 멀리 유럽까지 명성이 퍼졌음. 현재도 중세의 모스크와 마드라사 등이 많이 남아 있지만 2010년대 이후 내전의 영향으로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이 된 곳.

가오 Gao (사진)

1987년 인구 55,266명 → 2009년 인구 86,353명 (연평균 +2.0%)

역시 말리 북동부에 있는 역사도시. 도시는 9세기 아랍 기록에도 등장하는 오래된 도시로, 역시 사하라 횡단 무역으로 발전했고 특히 16세기엔 송가이 제국의 수도로 번영을 누렸음. 그러나 송가이가 모로코의 침입으로 멸망한 이후 도시는 중요성을 잃고 아스키아 황제의 무덤이 있는 작은 마을이 되었다고. 20세기 후반 도시는 교통 중심지이자 관광지로 다시 성장했으나 팀북투처럼 2010년대 이후 내전의 영향을 크게 받음.

아베셰 Abéché (사진)

1993년 인구 54,628명 → 2009년 인구 97,963명 (연평균 +3.7%)

차드 동부 고원지대의 도시로 옛 와다이 술탄국의 수도였던 곳. 무슬림 마바족이 17세기 세운 와다이의 수도는 원래 북쪽으로 50km 떨어진 와라(Ouara)에 있었는데, 19세기 와라의 우물이 마르자 이곳으로 천도했다고. 사하라 횡단 무역을 통해 성장한 와다이는 강한 군사력을 갖췄는데, 프랑스와도 6년의 전쟁 끝에 1912년에야 정복됨. 현재는 수단과 연결되는 교통의 요지이며, 나중에 복위된 술탄의 궁전 역시 있음.

아가데즈 Agadez (사진)

1988년 인구 49,424명 → 2012년 인구 110,497명 (연평균 +3.4%)

니제르 북부 아이르 산지에 있는 도시. 역사적으로 사하라 횡단 무역의 중심지로 발달한 곳으로, 16세기에 북쪽 아소데(Assodé)를 대신해 투아레그족들의 중심 도시가 되었음. 현대에는 니제르 북부에서 채굴되는 우라늄이 프랑스의 원자력 발전 원료가 되면서 광물 운송도 도시의 주요 산업이 됨. 최근에는 아가데즈를 지나는 옛 사하라 횡단 무역로가 유럽으로 향하는 서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주요 통과 루트가 되었다고.

누아디부 نواذيبو (사진)

1988년 인구 59,198명 → 2013년 인구 118,167명 (연평균 +2.8%)

모리타니 제2의 도시로 사하라 사막 서쪽 끝, 대서양을 향해 튀어나온 누아디부곶에 있는 항구도시. 원래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이곳에 1907년 프랑스가 포르테티엔(Port-Étienne) 항구를 세웠고, 이후 도시는 어업과 더불어 내륙의 주에라트(Zouérat)에서 철로를 통해 수송되는 철광석 수출의 중심지가 되었음. 도시 앞바다에는 수백 척의 폐선박이 버려져 있는 일명 ‘배의 무덤’이 위치해 있음.

몹티 Mopti (사진)

1987년 인구 74,771명 → 2009년 인구 120,786명 (연평균 +2.2%)

말리 중남부, 서아프리카 최대의 마시나(Macina) 습지에 위치한 도시. 바니강과 니제르강의 합점에 위치한 주요 항구도시로, 습지 위의 좁고 긴 강둑을 따라 시가지가 이어져 있어 말리의 베네치아란 별명이 있다고. 원래 작은 어촌 마을이었던 이곳은 식민 시기 수운 교통을 바탕으로 발전했으며, 육지로 이어지는 둑길과 젠네 모스크를 모델로 한 모스크가 지어짐. 주민은 풀라족과 (어부로 유명한) 보조족이 주를 이룬다고.

케스 Kayes (사진)

1987년 인구 50,993명 → 2009년 인구 126,319명 (연평균 +4.2%)

말리 서쪽 끝 세네갈 강변에 있는 도시. 원래는 작은 마을이었으나, 19세기 중반 이후 프랑스가 세네갈강 상류로 진출하면서 1890년 프랑스령 수단 식민지의 첫 번째 수도로 선택된 곳. 식민지 시대 다카르와 말리 내륙을 연결하는 다카르-니제르 철도가 놓이면서 도시는 주로 땅콩 수출의 거점이 되었음. 최근 몇 년 간 열차 운행은 중단되었지만 도시는 여전히 도로 및 수운 등 교통 중심지격 위치임.

세구 Ségou (사진)

1987년 인구 88,135명 → 2009년 인구 133,501명 (연평균 +1.9%)

말리 중남부 니제르 강변에 있는 도시. 이곳은 18세기 니제르강 유역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던 밤바라족의 바마나 제국의 수도였던 곳으로, 1861년 풀라족의 투쿨로르 제국이 바마나를 멸망시킨 이후 투쿨로르의 수도였다가 1890년 프랑스에 의해 점령되었음. 도시는 이후로도 지역 상업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1930년대 니제르강 중류의 관개 사업을 관할하는 니제르 사무소(Office du Niger)가 이곳에 세워짐.

문두 Moundou (사진)

1993년 인구 99,530명 → 2009년 인구 137,251명 (연평균 +2.0%)

차드 남부에 위치한 제2의 도시. 도시는 로곤(Logone)강과 웨이(Wey) 호수를 끼고 있으며, 강물이 불어나는 우기엔 은자메나까지 항행이 가능하다고. 원래는 1923년 프랑스군이 남부 지방의 저항을 통제하기 위해 세운 곳으로, 이후 코통차드(CotonTchad) 조면 공장이 들어서면서 면화 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도시라고. 도시에 거주하는 주민은 기독교를 믿는 사라족이 주를 이룬다고 함.

쿠티알라 Koutiala (사진)

1987년 인구 48,698명 → 2009년 인구 141,444명 (연평균 +5.0%)

말리 남동부의 도시. 쿠티알라 일대는 세누포족의 한 갈래인 미냥카족이 사는 지역으로, 바마나 제국 시절에 마을이 처음 세워졌다고 전해짐. 도시는 말리의 면화 재배 중심지로 일명 하얀 금의 수도(capitale de l’or blanc)라 불린다고 하며, 말리 정부가 소유한 면화 회사인 CMDT의 공장이 있다고. 동시에 남부의 주요 도로 교차점으로 큰 시장이 열리는 곳이라고도 함.

쿠두구 Koudougou (사진)

1985년 인구 51,529명 → 2019년 인구 160,239명 (연평균 +3.4%)

부르키나파소 중부 모시고원에 위치한 제3의 도시. 전설에 따르면 ‘야메오고’와 ‘종고’라는 두 사냥꾼이 14세기 정착한 곳이라고 하며, 지금도 (초대 대통령 모리스 야메오고를 비롯해) 이 두 성을 가진 사람이 많음. 도시는 1952년 철도 개통으로 코트디부아르의 항구와 연결되었고, 1965년 국영 섬유기업 파소파니(Faso-Fani) 공장이 세워지면서 산업 중심지가 되었으나 2001년 공장 폐쇄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시카소 Sikasso (사진)

1987년 인구 73,859명 → 2009년 인구 226,618명 (연평균 +5.2%)

말리 최남단에 있는 제2의 도시. 원래 작은 마을이었던 이곳은 1870년 줄라-세누포족의 케네두구(Kénédougou) 왕국의 수도가 되면서 당시 서아프리카에서 세력을 떨치던 와술루 제국과 프랑스로부터 방어를 위해 성벽으로 둘러싸인 요새 도시가 세워짐. 도시는 1898년 프랑스에 의해 함락되었지만 요새는 저항의 장소로 기억된다고. 현재 도시는 면화를 비롯한 주변 농산물 생산 및 물류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음.

진데르 Zinder (사진)

1988년 인구 119,827명 → 2012년 인구 235,605명 (연평균 +2.9%)

니제르 남동부에 있는 도시로, 다마가람(Damagaram)으로도 알려져 있음. 원래 하우사족 마을이었던 이곳은 18세기 카누리족의 다마가람 술탄국이 세워지면서 수도가 되어 사하라 횡단 무역으로 번성했다고. 1899년 프랑스는 도시를 점령했고, 초창기엔 식민지의 수도였으나 하우사족 반란에 대한 우려로 수도는 서쪽 니제르로 옮겨짐. 도시는 땅콩 생산 지역의 중심지이며, 최근 중국이 지은 니제르 유일의 정유 공장도 있음.

마라디 Maradi (사진)

1988년 인구 110,005명 → 2012년 인구 267,249명 (연평균 +3.8%)

니제르 남부, 나이지리아 국경 근처에 있는 제2의 도시로 우기에만 물이 흐르는 굴비응카바(Goulbi N'Kaba) 계곡에 위치함. 원래는 하우사족의 카치나 왕국의 도시였으며, 1899년 프랑스가 점령한 이후 도시는 옆동네 진데르처럼 땅콩 재배의 중심지로 발전했다고. 현재 도시는 니제르 인구의 절반이 밀집되어 있는 남부 지방의 최대 도시로, 니제르의 주요 상업 중심지 역할을 한다고.

보보디울라소 Bobo-Dioulasso (사진)

1985년 인구 465,969명 → 2019년 인구 904,920명 (연평균 +4.1%)

부르키나파소 남서부에 있는 제2의 도시로, 시명은 보보족과 줄라족의 땅이란 뜻. 과거에 시아(Sia)라고 불렸던 이곳은 보보족 농부가 살던 지역에 줄라족 상인들이 귀리코 왕국을 세우면서 수도가 된 도시임. 1897년 프랑스가 도시를 점령한 후 1934년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 항구로 가는 철도가 개통되었고, 이곳은 항구와의 근접성 및 목화 생산 지대의 중심지라는 위치 때문에 큰 도시로 발전하였음.

누악쇼트 نواكشوط (사진)

1988년 인구 393,325명 → 2013년 인구 1,324,700명 (연평균 +3.6%)

대서양과 맞닿은 사막 한복판에 위치한 모리타니의 수도. 프랑스 보호령 시절 식민 당국은 세네갈 북부의 도시 생루이(Saint-Louis)에서 모리타니를 통치했는데, 독립을 앞둔 1958년 아랍인 다수 북부와 흑인 다수 남부 사이에 위치한 이곳이 수도로 선택되어 수용인원 1만 5천의 신도시가 건설됨. 불과 60여년 만에 도시는 인구 100만의 대도시가 되었고, 외곽지역엔 케베(kebbe)라 불리는 비공식 주거지가 대규모로 형성됨.

니아메 Niamey (사진)

1988년 인구 397,437명 → 2020년 인구 1,324,700명 (연평균 +3.8%)

니제르 강변에 위치한 니제르의 수도. 원래 자르마족이 사는 작은 마을이었던 이곳은 1900년대 초 프랑스가 군사 기지를 세웠고, 이후 1926년 프랑스가 식민지의 수도를 진데르에서 이곳으로 옮기면서 도시로 발전함. 70-80년대 우라늄 붐으로 니제르 경제가 반짝 성장했을 때 케네디 대교가 개통되는 등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다고. 90년대 이후론 가뭄과 북부 지방의 혼란이 농촌 인구의 급속한 도시 이주를 촉발했다고 함.

은자메나 N'Djaména (사진)

1993년 인구 563,168명 → 2019년 인구 1,521,900명 (연평균 +3.7%)

차드의 수도. 도시는 차드호의 양대 수원인 로곤강과 샤리(Chari)강의 합류점에 위치하며, 강 남쪽으론 카메룬의 쿠세리(Kousséri)와 맞닿음. 사실 도시로서의 역사는 건너편 쿠세리가 더 오래됐고, 이곳은 1900년 프랑스가 식민 통치 거점으로 포르라미(Fort-Lamy) 시를 세우면서 생겨난 곳. 독립 후 도시는 차드 아랍어로 ‘휴식처’란 뜻의 은자메나로 개칭됐고, 잦은 전란으로 피해를 입기도 했지만 빠르게 인구가 증가함.

와가두구 Ouagadougou (사진)

1985년 인구 465,969명 → 2019년 인구 2,415,266명 (연평균 +5.0%)

부르키나파소 중앙에 있는 수도이자 최대도시. 11세기 세워진 도시는 과거 모시 왕국의 수도였으며, 지금도 부르키나파소 최대 민족인 모시족의 군주 모고나바(mogho naba)가 기거함. 도시는 1896년 프랑스에게 정복되었으나 1919년 오트볼타 식민지가 분리되며 재차 수도가 되었고, 1954년에는 보보디울라소에서 이곳까지 철도가 연장됨. 독립 당시 인구 5만이었던 도시는 50여년만에 인구 200만의 대도시로 성장하였음.

바마코 Bamako (사진)

1987년 인구 658,275명 → 2022년 인구 4,227,569명 (연평균 +5.5%)

말리 남서부에 위치한 말리의 수도 겸 최대도시. 밤바라어로 악어의 강(Bamakɔ)을 뜻하는 바마코는 예로부터 마을이 존재했던 곳이지만 1899년 프랑스 식민지의 수도가 된 후 본격적으로 발전해, 니제르강 수운 및 다카르로 연결되는 철도 교통의 중심지가 됨. 독립 이후 바마코는 말리의 정치 및 경제, 문화(특히 음악) 중심지이며, 독립 당시 10만에서 현재 400만 명으로 빠르게 인구가 증가해 강 남쪽으로 시가지가 넓게 확장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