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무이께서 개인 동물병원을 하시는데

어무이께서 손님 강아지 진료하는 동안 난 카운터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아카라이브를 틀고 있었음.


그러더니 소파에 앉아있었던 손년의 케이지가 바닥에 엎어지며 뚜껑이 열리더니 다리 짧은 타란튤라같은게 바닥을 싸돌아당기는거임.


손년은 오또케 오또케만 연발하면서 입을 감싸쥐고 소파에 계속 앉아만 있었는데 타란튤라는 집요하게 나를 노리러 기어왔음.


손년 타란튤라니까 죽일 수도 없었고 아무래도 가둬야겠다 싶어서 쓰레기통하고 선반 넘어뜨려서 장애물 만들려고 했는데 타란튤라 이쉑이 보통 놈이 아니더라?


한 1미터 가량을 펄쩍펄쩍 뛰어오르고 벽도 타는거임. 한 번 뛸 때 시야에서 놓치고 그 다음은 내 손목 바닥쪽에 올라타서 손목을 물어뜯었음.


자국이 꼭 모기 물린 자국에 피가 맺혀있는 모습 그자체더라. 그렇게 아프진 않았는데 마침 머릿속에서 스쳐 지나간 생각: '타란튤라는 독이 있잖아?'


타란튤라 독이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고 들었는데 독이라는 키워드가 스쳐지나가니까 생명의 위협을 느꼈음. 한눈판 사이에 그 타란튤라가 진료받는 손님 의자 밑을 기어가더라.


잡아보려고 의자 밑에 얼굴을 들이미는 순간 얼굴쪽에 녀석이 붙어서 미간을 물어뜯었음. 아악 싯팔! 하면서 타란튤라를 잡았는데 놀래가지고 반사적으로 공중에다 던졌더니 근무하시는 이모 방석 빨래더미 안으로 쏘옥 들어가고 잠에서 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