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자율학습을 하던 도중 공부가 지루하여 창 밖을 내다보았는데, 문득 시선이 하늘에 미쳤다.


하늘을 올려다 본 나는 붉게 타들어가는 돌덩이가 내 눈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로 추락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같은 반에 있던 친구들에게 엎드리라고 소리치며 자세를 낮췄다.


귀가 멀어버릴 듯한 굉음과 끔찍한 충돌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나는 주변을 살펴보았다. 창문은 박살나 있었고 타는 냄새가 났다.


창 밖의 풍경은 마치 이 세상의 종말이라도 찾아온 듯 했다. 파편만이 즐비한 아파트 단지와 곳곳에서 피어오르는 화염. 나는 내 친구와 학교 건물 밖으로 나갔다.


학교에 있던 학생들이 모두 나와있는 듯 학교 뒤편에는 많은 학생들이 모여있었다. 옆에 있던 나무에도 불이 번지고 있었는데, 나는 근처에 있던 소화기를 들고 불을 꺼트렸다.


학교 정면으로 가서 사태를 파악하고 싶었지만, 불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친구의 말에 단념하기로 했다. 아직도 푸른 하늘을 불태우며 붉은 궤적을 그리던 유성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