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미타마...카나기...

느덜을 구하기 위해 보여주꾸마...


아마도, 내 과거 하나를 아는 것만으로

꽤 많은 슬픔과 괴로움을

맛 볼수 있을 끼다

리비아

첫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가봐도

모친의 얼굴 따윈 기억도 안 난데이


내는 바다 향기가 나는 마을에 세워진 아파트에서

일이랑 노름 때문에 별로 돌아오지도 않는 아부지랑

둘이서 살았다


딱히, 그렇게 불행하다꼬는 생각 안 했데이


말만하면 밥 묵을 돈은 주고

공부하면 제대로 칭찬해주고 그랬데이


그때는 친구랑 놀러기 보단

도서관에 다닐 때가 더 많았데이


덕분에 의외로 박식해가꼬

주변이 내한테 다정하게 대해주는 거가 재미있더마


그리고 학교에서도 문제가 없었데이

외모가 다른 아덜이랑 달라도

반 아덜은 평범하게 대해줬으니께

그 시절이 제일 즐거웠을지도 모르겠네


그래가, 그때의 문제라고는

가난한 거 밖에 없었지만

행복했던 만큼, 불행해졌을 때의 격차가

억수로 심했데이

리비아

뭐라꼬...선생님, 정말 아부지인교!?


리비아

딱 한 가지 사건으로 급강하 해뿌리데


직장에서 프레스기에 짜부러진 아부지는

도저히 못 볼 꼴이었다카대


결국 시체 얼굴도 못 봤으니

내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아부지 얼굴은

죽기 사흘 전 돌아왔을 때의

얼큰하게 취했을 때의 면상이 돼뿌렀다


취했을 때의 아부지는 응석받이가 돼가꼬

내 응석도 잘 받아주니꼐

머리에 남은게 그 귀여운 얼굴이라 다행이었제


근데, 거부터가 아주 최악이데이


혼자 남겨졌으니께 시설에 들어가고

모친을 찾았다캐서 만나러 갔드니

말도 안 통하는 아지메가 있대


피가 이어진 거는 신기하게 알겠더만

이제사 오덴지도 모르는 외국에 갈 생각도 안 들어가

고민은 해도, 결국 돌아와뿌렀다


근데, 그 뒤에 받은 취급을 생각하믄

외국으로 날아가뿌리는 거가 좋았을지도 모른데이

내는, 내가 다니던 학교나 자란 토지가

올매나 축복 받았는지 통감해뿌렀다

남학생A

이 새끼 지 나라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모친한테까지 거절 당했다 카대


남학생B

뭔데, 니 나라로 돌아가뿌린 줄 알았는데

리비아

...읏!


남학생A

컥...!


리비아

와 매번 빡치게 하는데! 내가 남겠다 결정한거다, 이 빙시야!


시설 선생님

느덜 뭐하노!


남학생A

리비아가 이년이 갑자기 때렸다 안카나!


시설 선생님

어차피 느덜이 시비걸었을 거 아이가! 시뻘건 거짓말 하면 못 쓴데이!


리비아 빼고 싹 나가라!


참말로...

리비아

선생님, 내 설교는 필요 없다


됐으니께 내 점마들 콱 죽여뿌리면 안 되나?


시설 선생님

나중에 니가 괴로워질 뿐이라 안카나


리비아

그라믄, 내는 쭉 점마들한테 괴로움 받으라 이 말인교?


큰 소리로 빙시취급만 하는 줄 아나


남의 밥을 뺏어쳐묵지, 안 보이는 곳에서 줘패지


이유가 뭔데?


남을 불행하게 만들기만 하는 새끼는 딱히 디져뿌러도 되는 기다


시설 선생님

리비아, 점마들도 괴로워하고 있데이


여기에 사연 있어가 들어온 얼라가 니만 있는 거가 아니라 알 거 아이가


다들 남들 앞에선 쎈 척 하고 그래싸도, 밖에선 울고 그런데이


그러니까 니가 참아도


리비아

그라믄, 더 하잘것 없는 외국년인 내한테 화풀이 하는거는 정당한교?


그래서 내보고 샌드백이 되라꼬? 선생님도 빙시구마


당신이 인권을 내다 버러뿌린 발언하면 뭐 어쩌란기가


내 잘 알았다


당신한테 내는 그냥 위안거리란 거구마


리비아

그래가 선생님을 한 대 후드러 패고는 시설을 뛰쳐나와뿌럿다


사실은 죽여버리고 싶었는데

왠지 짜부된 아부지가 떠올라가

살의가 사라지더마

리비아

그래봤자 오데 연줄도 없으니께

결국 도달한 거는

비슷한 아덜이 모이는 번화가였데이


그때까지 계속 내만

불행하다 생각캤는데

이래저래 떠안는 애랑 어울려 다니믄서

세상엔 불행의 씨앗이 막 굴러땡기네 라고

잘은 몰라도, 조금은 세간에 밝아졌데이

여학생A

참말 쉬운 일이었데이


전언이 적힌 종이를 기다리는 사람한테 전해주면 그만 아이가

리비아

내도 그런 거였는데, 의외로 위험한 일도 있다카대


조심하는 편이 좋을 거 같더마


여학생B

역시 안전하고 벌이가 좋은 거는 가게의 홍보 아이가


한 탕이 그래 비싸진 않아도 가게로 안내만 하면 그만이고


리비아

뭐꼬, 그라믄 우리가 루어가 되는 기가


여학생B

루아?


리비아

낚시에 쓰는 플라스틱으로 된 가짜 미끼


여학생A

앗하하, 이 전단지가 딱 그 짝이네!


가게에 들어가믄 전혀 당연히 다른 애랑 만날낀데!


여학생B

...크크크, 아 배아파


리비아

뭐 이래 세상 살이 우습게 봤는데

실제론 역시 세상 살이 어렵더마

남성

잠깐 괘않나


여학생A

아, 당신 저번의 그 사람이구마


제대로 종이 건내주고 왔데이, 그니께 약속한 돈...


남성

이 빙시 같은 거가 뭐라카노!


여학생A

커어억!


-털썩

리비아

잠, 잠깐, 뭐, 뭐꼬...

 

남성

넘겨줄 상대를 잘못 골랐데이


역시 대가리 나쁜 얼라들 쓰믄 리스크가 너무 높구마


여학생B

.........


우윽!


-털썩


남성

오데 도망치려고


느덜,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짭새한테 찌르대


그니께 그 입, 막아야겠다


리비아

클났데이...

리비아

우야노 우야노...참마로 죽여뿌는 놈의 얼굴이데이...


남성의 목소리

거기 안 서나!


리비아

이러다 잡힌데이...

청년

너! 이쪽! 지금은 아직 안 보일끼다!


리비아

도움을 받았을 땐 구사일생이라 생각했데이

버리는 신이 있으믄, 주워가주는 신님도 있다 생각했제


골목길 저편에서 방금전 까지 어울려 다니던 아덜의

비명 소리를 들으면서

내는 그 상황에서 안심하는 스스로가 혐오스러웠데이


그래가꼬, 그 마음씨 좋은 오빠야가

보호해준다캐서 내도

바로 함정에 뛰어들게 돼뿌렀다


찰칵

청년

아, 이쪽임다


리비아

(잘 됐네...그래도...유치장은 무조건 들가겠네...)


(그래도 지금은 경찰에 신세 지는 거가 몸을 지키는데 딱 좋을끼다...)


죄송합니다...신세 좀 지겠심더...

아까 그 남성

네 안녕하쇼, 경찰입니데이


리비아

──윽!?


청년

형님, 이걸로 셋 다 잡은 거 맞지예?


남성

오, 얼렁 천국까지 안내해라





표준어가…안 나와…서울 촌놈…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