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무슨 볼일 있어? 아저씨.
내 얼굴에 벌레라도 붙어있어?
아저씨 아까부터 힐끔힐끔 내 얼굴 보고 쳐다보고, JK여자아이의 얼굴이 그렇게 좋아?
..안녕하세요 라니, 뭔가 딱딱한 인사네.
아까부터 이 버스 정류장에 비를 피하러 왔을 때부터 허둥지둥, 너무 당황해선, 이상한 아저씨.
뭔가 아저씨.. 나같은 여자아이랑 전혀 대화해본 적 없어 보이네.
그렇겠지.. 엄청 시골이긴 하지만 보통은 나 같은 학생이 이런 평일에 이렇게 밖에 있을만한 시간은 아니니까.
에? 훗, 글쎄? 어째서 일까~나?
그러는 아저씨는 왜 정오도 지났는데 이런 아무도 없는, 질려 버릴 정도의 시골길의 정류장에 온 거야?
보아하니 샐러리맨 같은데, 출장이라도 온 거야?
아, 이야기하기 싫으면 상관없지만.
혹시나 비를 피하고 싶었는데 JK가 있는 정류장 찾아서 럭키! 같은 생각으로 왔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
후훗, 농담이야.
나는 정류장에.. 오늘 아침부터 쭉 있었어.
어째서냐는 얼굴 하고 있네.
아저씨는 그런 걸 물어봐서 어떻게 해줄 거야?
예를 들어 내가 계속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한테 고백을 하려고 해서, 계속 결심 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한텐 이미 깊은 관계의 연인이 있었다던가..
그런 일이 만약에 나한테 있었으면, 아저씨가 어떻게 해줄 수 있으려나?
이제 싫증나서.. 학교고 뭐고 내팽개치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딘지도 모르는 시골 구석탱이의 버스정류장에서 폭우 속에서 비피하기.
저기, 이런 나,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혼자서 계속 떠올리고 있었더니 내가 엄청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우스워서.
응? 타월.. 아저씨 거잖아? 주는 거야?
응.. 고마워..
그렇지.. 감기.. 걸려버리겠지?
뭔가 이 타월, 따듯한 느낌이야.
가방 안에 넣어뒀으니까? 그렇구나.
아저씨의, 냄새가 나
맡지 말라니, 그렇게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나 이 냄새 왠지 싫지 않으니까
비, 전혀 안 그치네.
아저씨는 괜찮아?
아까부터 나한테 어울려 주고 있는데
젖어버리겠지만 전력으로 달리면 제법 밑길에 있는 동네까지는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정류장?
유감이지만 이 버스시간표, 이미 봤었지만 전혀 안오는곳 같아, 아저씨.
오늘은 이미 버스 끝나버렸나봐.
어떻게 하지? 우리들.
이런 아무도 안오는 정류장에서 난 뭘 하고 있는걸까?
이대로 이제 그만 사라져 버리고 싶을지도..
아, 아저씨? 갑자기 달려나가 버렸다..
비 엄청 내리는데
그렇구나.
이제 나 혼자뿐.
아니지, 처음부터 그랬었지.
그래도 왜 갑자기 쓸쓸해 진걸까?
이름도 모르는 아저씨인데, 그런 거라도 옆에 있어줘서 기뻣던거려나?
스마트폰.. 배터리도 이제 없고.. 나 어떻게 하지..
에? 아.. 아저씨?
무슨 일이야? 다시 여기로 돌아와선, 다 젖었잖아.
에? 아.. 우산.. 일부러 밑에 동네까지 가서 사와준거야?
그렇구나.. 고마워.
하, 하지만 아저씨. 정작 아저씨가 다 젖었잖아.
나보다 훨씬 젖어버려서..
그대로 내버려두고 돌아가도 괜찮았는데
자, 어서
일단 웃옷 벗어놔.
여기라면 딱히 사람도 안올테고..
뒤에 있는 담장 같은곳에 조금이라도 말릴수 있을지도 몰라
에? 응, 난 별로 신경 안쓰니까.
그런것보다 아저씨가 감기 걸려버리는게 더 싫으니까
아저씨, 그, 한번 더 말하고 싶은데..
정말로, 우산, 고마..워
그래도 한가지 물어보고 싶은데
왜 이거 하나밖에 안사온거야?
풉, 후후.. 나에 대한것만 생각해서 자기 우산 사는걸 잊어버렸다니
아저씨 엄청 당황했네
그거, 비 아니지?
얼굴 새빨개져선 땀 줄줄 흐르고 있어
이상한 아저씨.
자, 아까 준 타월, 내가 써서 축축해졌지만 지금 당장 닦을수 있는건 이거밖에 없지?
JK가 쓰고 난 타월, 의미심장해서 흥분되지 않아?
그렇게 동요하는게 반대로 수상쩍은데 말이야.
조금 귀여운 구석있네, 아저씨
아, 맞다.
정장도 바지도 흠뻑 젖어버렸잖아.
그쪽도 벗어서 널어버리자.
그러니까 난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남자의 나체도 본적 있으니까.
남자친구는 아니었지만
역시 윗도리와는 다르게 아래쪽은 부끄럽지?
하지만 감기 걸려버리면 아저씨의 일이라던가, 지장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괜찮다니, 말하자마자 재채기 하고 있잖아
자, 난 뒤돌아보고 있을 테니까
빨리.. 벗어줘, 속옷도 되도록이면 벗어서 닦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
벗었어?
이제 괜찮아?
아무래도 조금 추워져버렸다.
괜찮아, 아저씨보다는 괜찮다고 생각해.
에취
따.. 딱히 감기 걸린건..
꺅!
까.. 깜짝이야..
천둥.. 나 어릴때부터 겁쟁이라서..
앗, 아, 아저씨.. 갑자기 뒤에서 안아버렸다..
이런 기분 처음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