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군 전투기 조종사 피트 미첼, 대령이다.

매버릭이라는 콜사인을 지닌 전투기 조종사.


그 외에도 날 수식하는 단어는 몇 가지 있었다. 일부에서는 날 전설로 추앙하는 듯 하다만.


지금은 뭐, 과거의 영광이고. 완전 애물단지 취급이다.


이유는 5세대 전투기, 미군이 자랑하던 전투기 성능을 이제는 다 따라 잡았다는 말을 듣기는 했다.

그만큼 같은 성능이면 파일럿의 손이 승부를 판가름한다. 근데 그 손을 무인기로 대체할 거라고 한다.


 그래, 사람보다는 무인기의 시대가 온 것이다.


전설적 전공은 쌓았는데 상관 꼴 받게 만드는 것도 전설급이지. 전투기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 장성급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내가 진급을 사양하고 대령 자리만 몇 년째 역임하다 보니 애인 딸내미까지 아직도 대령이냐고 묻고있다.


솔직히 조금 멋쩍긴 하다. 


좌천은 밥 먹듯이 가. 설 자리도 점점 잃어가니 이제는 날 애물단지로 보는 시선들, 이제는 전역이라는 단어가 내 눈앞에 들이밀어진 것 같다.


'내 인생의 전부였는데...'


인생의 애환을 곱씹던 와중 발령이 났다. 탑건 스쿨에서 나와 함께 1위 자를 놓고 엎치락 뒷치락 하던 내 친구의 요청.

별 3개인 대장까지 승진하더니 이제는 이 친구가 내 뒤까지 닦아주느라 고생하는 것을 보면 고맙고 미안할 따름이다.


근데 가보니 전장도 아니고 나보고 탑건 스쿨에서 교관을 하랜다.


내가? 왜? 난 전투기를 몰고 전장에 가고 싶은거지. 뒷방 늙은이 처럼 제자들이나 가르치라고?


그래도 친구 부탁이니 어쩔 수 없다.

그렇게 맡게 된 교관 임무. 내가 맡게 된 프로젝트는 왠 테러리스트 놈들이 핵폭탄 만들려고 휴화산 분화구에 위치한 비밀 시설에 농축 우라늄 제조 시설을 숨겨 놓은걸 부숴야 한다고?


근데 얘들도 탑건 졸업생들이다. 지들도 잘났다고 드럽게 자존심도 쌘 아들, 딸 뻘인 얘들 가르칠 생각 하니 골 때린다.



소재글로 치면 이런 느낌 아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