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https://arca.live/b/reader/34551380

*수영시점


요즘 독자가 뭔가 이상하다.

뭔일이 있나?


말투와 행동은 여전히 살갑지만 뭔가 분위기는 처음 봤을때랑 같다.

그래, 대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지나서였다.




*


"야 쟤가 걔 한수영 아니냐?"

"어 걔 쟤 맞아."

"와 이쁘긴 하네."

"그러면 뭐하냐ㅋ"

"아 그렇지? 예쁘면 다냐고ㅋㅋ"

"그니까 말이야."


수군수군


하..시끄럽다. 


그리고 미치겠다.


일부러 들리게 얘기하는건가?


내 이름은 한수영. 이제 막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이다.

지금 나에 대한 안좋은 소문이 퍼졌다.


때는 과 모임였다.




*


"와~과 모임이네~"


친구다.


"그렇네."


"대학가면 남친 생긴다는거 진짜겠지?"


"음..아마?"


"수영아, 근데 너는 연애세포란게 없냐..어떻게 고딩때도 연애 한번을 안하냐.."


"..그냥..얼굴만 보고 어떻게든 들이대려는 것들이 너무 짜증나서."


"그런말도 예쁘니까 가능한거ㅈ..어? 쟤 걔 아니야? 김독자!"


"?김독자가 누군데?"


"걔 있잖아. 수능 만점!"


수능만점..대단하네.


"아."


"와..듣던대로 잘생겼네."

내 친구는 눈을 반짝이며 바라보았다.


"..그렇게 잘생겼냐, 그만 쳐다보고 가자."


"그래..뭐 쳐다본다고 가질수 있니.."


"가자, 가."


우리는 기다리던 친구들이 앉아있는 자리에 앉아서 한잔 했다.

그때,


"오우~못보던 얼굴들이네에~신입생들이야?"


선배인가?

와..

뚱뚱하다.

그리고 옷을 왜 저렇게 입은거지?

말투는 또 왜저러지? 벌써 몇잔했나?


온갖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선배가 입을 열었다.


"뭘 그렇게 쳐다봐~? 혹시 이 오빠한테 관심이라도 있는거?"


와..진짜..

지구 상의 불쾌함과 찌질함을 모두 긁어모아 대충뭉쳐놓은듯한 말투다.


"..아뇨."



그 선배는 우리가 불편해하는걸 알면서도 계속 그 자리에 있었고, 일어서려 하자 벌써 가냐며 말렸다.


그렇게 불편하게 술도 안먹다가 자리는 끝났고, 집에 가려던 나에게 누군가 뒤에서 말을 걸었다. 좋아한다고, 사귀자고. 회상하기도 싫다. 머리가 회상을 거부한다.


"싫어요."


왜냐고 묻더라. 


"이유 말해줘요? 싫으니까 싫은거죠. 이유가 있나요?"


그 ㅅㄲ가 점점 언성은 높이며 뭐라고 꿍얼댔다.

그때,


"그만하시죠."


누구더라, 아 김독자였다. 


선배는 뭐라 더 꿍얼대더니 김독자가 싸늘하게 바라보자 자리를 피했다.


"..괜찮아요?"

다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 네."


"혹시..이름이 뭐예요?"


"한수영이요. 그쪽은..?"

나는 알고있지만 그럼에도 물었다. 타인이 자신을 알고있는건 기분나쁜 일이니까.


"김독자입니다."

방긋 웃으며 대답했다.

친절한 태도에 다정한 말투였는데, 왠지 모르게 말에서 벽이 느껴젔다. 마치, 다가오지 말라는.


거기서 우리의 대화는 끝났고, 우리는 각자 갈길을 갔다.

뭔가 대학생활이 즐거워질것만 같았다.

 

그 생각은 불과 다음날 접게 된다.


다음날, 나의 대한 소문은 퍼졌다.


소문의 내용을 들어보니 내가 찬 선배가 낸 소문이다.


친구에게 물어보자, 역시 그 선배가 낸 소문이었다.


소문의 내용을 순화해서 말하면, 내가 남친이 있는데 지를 갖고 놀다가 찾다는 내용이다.


하..



*


회상을 마치자 여전히 주변은 수군거림으로 가득했다.


당장이라도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수군거리는거, 시끄러운데 조용히좀 할래요?"


익숙하지 않지만 익숙한 목소리.


수군거리던 사람중 한명이 말했다.


"너가 뭔ㄷ"


"아니, 조용히좀 하라고요."


"아니 그러ㄴ"


"하..못알아듣나요. 닥치라고, 시끄러우니까."


".."


김독자는 크게 외쳤다.


"여러분!!!! 국문학과 한수영의 소문은 다 거짓입니다!!!"


누군가 김독자가 외치는걸 찍어서 대나무에라도 올렸는지, 놀랍게도


소문은 곧 사라졌다.


사람들은 이렇게나 쉽게 소문을 내고, 쉽게 소문을 믿고, 아무일도 없었던듯 소문을 잊는다. 


대중에게 크게 실망했고, 처음으로 사람에게 사랑에 빠졌다.


첫사랑이었다.




*


그랬었는데. 3년이 흘렀다.


그런데 요즘들어, 독자는 나에게 아직 무언가 벽이 있는듯, 아니. 벽이 '생긴듯' 대한다.

무슨일이..있는걸까.


자꾸 불안한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