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저 괴로워서 그랬다.

갈 수록 두려워졌다.

그들마저 나를 같은 눈으로 보지 않을까

내 소중한 '이야기'들이 나에게 등 돌리지 않을까

그래서였다.

다시 '은밀한 모략가'를 부른 것은

이계의 언약을 맺었다.

그는 나에게 유중혁과 같은 회수의 회차를 살아 보라고 하였다.

난 그저 지금 당장의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선택했다.

그가 걸어 온 지옥도를

그저 아직 찾아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그렇게 나의 0회차의 세상은 1863번의 회귀를 해야 돌아올 수 있는 곳이었다.

이제 1회차였다.

지하철을 벗어 났지만 유중혁은 3회차가 아니었다.

그는 여러 번의 회귀를 거듭한 탓인지 심적으로 메말라 있었다.

설득할 시간도 없이 죽었다.

그 다음 회차

다음 다음 회차

다음 다음 다음 회차도 어이 없게 죽었다.

유중혁이 한 발 늦어서

트라우마를 본 희원씨가 날뛰어서

불살의 왕 칭호를 늦게 받아서

스펙터 영석을 제때 사용하지 못해서

여러 이유로 죽었다.

몇 회차인지 모르겠다.

아직 한참 먼 것 같은데 벌써 세는 걸 포기했다.

'제 4의 벽 몇 회차지?'

[41회 차야]

난 유중혁의 반대가 되기로 했다.

비정하고 매정한 유중혁의 41회차 였다면

난 모두를 구하고 감싸주기로 했다.

성공이었다.

모두 나의 구원에 상처받긴 했지만 나의 일행 모두가 살아 결을 봤다.

하지만 기뻐할 틈이 없었다.

나에겐 1822번의 회귀가 남아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