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술에 취해 그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 일어났을 때는 출근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깊은 한숨을 내쉰 그녀는 익숙하게 일어나 음식을 찾았다.


아. 이제는 요리를 해주는 그가 없구나. 그녀는 아쉬운 마음에 컵라면을 사 먹었다. 아침부터 먹는 컵라면이라니 그가 보면 뭐라고 하... 아 맞다 나 이제 없구나?


그녀는 자신의 처지를 다시 깨닫자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컵라면을 먹었다. 그리고 출근 복장을 찾자 다 접혀있는 캐리어 속의 옷이 보였다. 주름 진 정돈되지 않은 아무런 손을 타지 않은 옷들, 이제는 옷을 같이 정리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머리를 말려 줄 그가 없는 현실이 너무 차갑게 느껴졌다. 


"보고 싶다. 정말."


그녀는 눈물을 닦으며 출근했어 그런데 시선이 곱지 않았어 그리고 그 이유는 자신이 더 잘 알고 있었지 아. 벌써 소문이 난 건가? 하. 이제는 정말... 돌이 킬 수가 없다.


그리고 지긋지긋함 속에서 나타난 건 그 신입이었다. 그리고 그 신입이 인사를 건 내자 미칠 듯이 화가 났고 그녀는 미칠 듯이 신입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머리카락을 잡고 무릎으로 찍고 팔꿈치로 미친 듯이 가격하여 신입은 피떡이 되었다.


논란 직원들은 서둘러 말렸고 그녀는 회사의 한 부서에 끌려갔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며 왜 신입을 피떡으로 만들어서! 그 부서의 사람들은 신입에게 일어난 심각한 골절 상과 타박상에 기겁했다. 그러나 그녀는 태평하게 사직서를 던지며 말했다.


"어짜피 그 새끼 신고 못해요. 그냥 사직서 낼게요. 분위기 보니 이제 일도 못할게 뻔한데"


그렇게 확고하게 나가니 그녀는 이제 생각했다. 자신은 이제 아무것도 없다고 나머지 돈으로 소주를 사고 그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는 문을 두들겼다. 아! 그는 회사에 갔구나. 그러면 기다려야지... 그가 올 때 까지



*



그는 회사에 가서 태평하게 일에 매진했다. 공과 사를 잘 구분하는 그는 아무렇지 않게 일을 했지만 무언가 특이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는 미친 듯이 일에 열중했다. 아무런 말 없이 그저 일에 끝없이 

그 모습에 주위의 사람들은 괜찮은지 질문을 하고는 했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멀쩡하게 대답하였다.


하지만 그녀의 부사수인 후순이는 알 수 있었다. 그의 애인인 그녀와 사이가 틀어졌다는 것을 그가 평소 무조건 착용하는 반지가 없었으며 안부 전화 한번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혹시 오늘 술 마실래요?"


"오늘 밤 에요?"


"내? 역시 안 마시겠...."


"아니요 좋아요. 마시죠"


"네? 정말요?"


후순이는 믿을 수 없었다. 그 조선에서 내려 온 듯한 자신의 상사가 술을 마시다니 그렇기에 후순이는 혹여나 말이 바뀔 가 톼근 시간이 다가오는 시간 귀신과 같이 그와 술을 마시려 했다.


평소 그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있었던 후순이는 참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서둘러 그를 낚아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후순이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달라지긴 하였으나


그는 그저 말없이 술을 마셨다. 그리고 또 마셨다 마침 네 얼굴의 색이 변할 때까지 그리고는 많이 마셨다는 듯이 일어서며 말했다.


"날이 춥다. 이만 가자."


"네? 저는 아직 다 못 마셨는데..."


"안돼. 다 마시지 말고 그냥 와."


"네? 마시지 마라니... 왜 그래야 하는데요!"


"그야... 내가 실수 할 까봐."


"....실수 하셔도 되는, 아야!"


빠르게 내려온 그의 주먹이 후순이의 머리를 따끔하게 만들었다.


"빨리 와 태워줄게"


술 먹은 여자를 태워 주다니 후순이는 다양한 생각으로 유혹하려 했으나 그는 갑자기 멈추었다.


"아 맞다. 나 술 먹었지 미안하다 택시 불러줄게"


"...칫"


집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문 앞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다. 이 추운 날씨에 입술이 터지고 몸을 떨고 있는 그녀 그녀는 마치 유기견 처럼 그를 보았다. 그리고는 눈물을 참으며 말했다.


"제발 이렇게 부탁해요. 잘못했어요. 저는 당신이 없으면 살지 못해요. 저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며 집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으며 말했다. 그 모습을 분 그는 잠시 한숨을 쉬더니 생각했다.


끝을 제대로 내야 한다고 인연이 너무 길어져 길고 늘어져서 이제는 끊으려 해도 너무 길어졌다며


"...일단 들어와." 


"가... 감사"


그녀는 미처 말할 틈도 없이 서둘러 집에 들어왔고 생각보다 그새 조금씩 변해 생각보다 텅 비어있는 집을 보고 초조해졌다. 그는 그녀를 슬그머니 보고는 담요 하나를 던져주며 깊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침을 삼켰다. 그가 이토록 술에 취해 흐트러지고 엉망이 된 모습은 그녀도 정말 보고 싶은 그런 모습었다.


"그거 알아? 너 지금 엉망 인 거? 몸은 떨리고 입술은 파란색이야. 몸은 엉망이고 그런데 나는 왜 슬프지가 않지?"


"미안해요... 나는 당신에게 너무 큰 상처를 주었어요."


"아니야. 상처 때문이 아니야. 아무것도 느껴 지지가 않아. 방금 내 감정이 어쩐지 알아? 벌벌 떠는 너를 보고 꼴 좋다는 생각도 불쌍하다는 생각도 아닌 그저 아. 귀찮다. 이 생각 뿐 이였어. 이미 끝난 거야 우리는 나는 이제 아무런 감정이 없어 너에게 정말... 남을 보는 것 같아."


"...안돼요. 그러면 안돼요. 정말 미안해요 저는 너무 미친... 그래 미친 여자였어요. 주제를 몰라서 당신이 준 호위를 무시했고 다른 사람을 찾다가 그만 그제야 주제를 알아버린 사람. 그러니 제발 저와 다시 만나줘요. 당신이 준 은혜 조금이라도 갚고 싶어요."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당신이 무슨 짓을 하든 우리는 끝났고 나는 그저 길고 비싼 교훈 하나를 얻음 셈이야. 평생을 간 그런 교훈을"


"아아. 제발. 차라리 그렇다면 저를 죽여주세요. 당신이 없다면 저는 죽을 거에요. 아니면... 적어도 한 달 적어도 한 달 이라도 이곳에 있게 해줘요. 저는 이제 갈 곳도 없어요."


누구보다 그녀를 잘 알았던 그이기에 그는 그만 허락해버렸다. 정말 그녀가 죽을 것만 같았기에 하지만 그건 절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그는 너무나 냉정하게 변했다. 그녀도 놀랄 만큼 그녀는 처음으로 집안일을 시작했다.


그가  밖에 회사 일을 나간 사이 집안을 처음으로 정리하기 시작했지 그러면서 텅 빈 공간을 느끼며 깨달았지 이 집안에는 자신의 물건만이 가득했다는 걸 지금 다 버리고 사라져 먼지만 남은 공간

그녀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며 먼지를 닦고 부서진 파편을 치우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좋아하는 요리를... 그런데 그가 좋아하는 요리가  도대체 뭐였지


그가 좋아하는 요리는 그녀가 좋아하는 요리였다. 그런데 과연 그게 진실일까? 그녀가 생각하기에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에게 마추어 준 것이다.


그녀는 3년 넘게 그와 살면서 그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보니 자신은 그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은 것이 없었다. 


병신 같은 년이 그가 평소에 얼마나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줬는지 잘 알면서 나는 나는... 그녀는 후회를 해보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지금이라도 시작해야 그나마 음식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서투른 칼 짓을 시작했다.


칼질 한번 제대로 못하는 그녀에게 요리는 너무 힘들었고 도저히 시간에 맞게 요리를 하지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초조한 마음과는 다르게 그는 아무리 기다려보아도 오지 않았어.


칼 짓에 그만 손이 베여 밴드를 붙이고 음식을 그릇에 담고 아무리 기다려도 그는 오지 않았고 새벽이 되어야 겨우 그가 현관을 열고 들어왔다.  


"와? 왔어?"


그녀는 차마 자격이 없어 전화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뜬눈을 세우며 그를 기다렸고 그가 도착하자 진한 술 냄새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술. 술 마셨어?"


"응."


"그. 그랬구나... 아! 밥 해 놨는데 먹을..."


"됐어."


"아... 알겠어."


그 말을 끝으로 그는 마치 아무도 없는 것처럼 씻고 혼자서 잠을 청했다. 그날 그녀는 훌쩍이며 잠을 잤다. 그리고 그녀가 깨어났을 때 그는 이미 새벽과 같이 출근 한 뒤였다.


병신같이 그의 아침에 옷을 정돈하고 아침밥을 차려주기로 생각하고 또 각오했으면서 약간 늦잠을 자버린 것이 그녀는 크게 절망했다. 자기 자신이 그동안 쌓아온 자존감은 이미 사라져 땅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날 그는 또 다시 새벽에 들어왔다. 그 모습에 그녀는 경악했다. 평소 그 품위가 단정했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헝클어진 술에 가득 취한 사람이 힘든 걸음으로 집에 들어왔다.


"와. 왔..."


"우욱!"


그는 집의 화장실로 곧장 들어가 속을 비우고 가만히 쇼파에 앉자 다시 크게 한숨을 쉬며 마치 주정을 부리듯이 말하였다.


"나. 부하 직원이랑 술을 마시고 왔어."


"아. 아 그렇구나. 그런데 혹시..."


"맞야. 여자야 여자. 그것도  나보다 조금 어린 여자인데 자꾸 술 마시자고 하네? 그래서 마셨지. 그런데 말 하더라고 나 보고 사귀자고."


"네? 그... 그게 무슨 사귀다니 그게 무슨... 안돼요. 절대로. 차라리 저를 안아주세요 언제든 마음대로 해도 좋아요. 어떤 플레이를 하듯 어떤 짓을 하든 상관 없으니까..."


"아니. 모르겠어 솔직히 말하면 나는 너를 정말 이제는 모르겠어 이제는 나를 보면 거부감이 들어 도대체 너 가 원하는 것이 뭔지 모르겠어, 그냥 그래. 내가 너를 안을 때 너 가 진심이기는 했는지 그것도 모두 연기였는지 도무지 모르겠어"


"......"


"내일... 올 거야 나에게 고백한 그 여자를 모든 걸 다 말했어 부하 직원에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차마 할 말이 없어서 내가 처한 모든 것들을 말해줬어, 그러니 오고 싶다 해서 오라고 했어 내일. 그러니 그런 줄 알고 있어,"


"......미안해요. 정말로 그리고 사랑해요. 내가 했던 실수 붙잡을 수 있다면 나 언제까지 언제든 기다릴게요. 매일 당신이 했던 것을 당신에게 해주며 이제 당신을 위해 살아가고 싶어요."


그녀는 애써 입가에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그 말 속에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끈적하게 묻어서 나왔고 그는 아무 말 하지 않으며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가만히 그의 잠든 모습을 눈에 가득 넘치도록 담았다.


그리고 내일인 주말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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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쓰긴 했는데 결말을 어찌 지어야 할지. 하하하. 다음부터는 그냥 단편이나 해야 할까 싶네요. ㅠㅠ 저는 이제 자로 갑니다.

 이번 화는 대화가 많아서 뇌절을 했나 싶은데... 이런 대화로 가득 한 것도 한번 써보고 싶어서 각 화마다 다른 느낌으로 해봤어요. 이번에는 사실 상 실험에 가깝게 써봐서 엉망이라도 참아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