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나 조시를 비롯한 SCP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위험요소가 없는 힐링물이어서가 아니라 '재단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가 있기 때문임.


각각의 SCP마다 저런 요소는 다르겠지만, 저런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SCP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점은 재단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즉 격리를 제대로 안 한다는 점임. 앞에서 예시로 든 999나 529의 격리 절차를 보면 '기지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내용이 있음.


이게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모든 SCP는 변칙적인, 다시 말해 예측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임. 따라서 느닷없이 위험하게 변할 수도 있는 일이지. 물론 지금은 위험요소가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으므로 일단 이런 경우는 넘어가자.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님.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얘가 재단의 감시에서 벗어나 민간에 노출되기만 하더라도 재단에게는 큰 손해임. 아니면 SCP의 손실을 유발할 수도 있음. 조시가 돌아다니다가 무슨 기계에 깔려서 죽는 사건이라던가.


그런데 기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게 하는 것은 이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을 높이는 행위이고, 이러한 행위는 재단이 최소한 전문적인 단체라면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임.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재단은 전문적인 단체라고 생각함.


따라서 999 같은 SCP는 재단이 전문적인 단체라는, 일종의 세계관 수용에 있어서의 전제에 대치되는 것임. 간단히 말해서 설정붕괴와 같은 효과를 내겠음. 이건 몰입을 깨뜨리겠고, 여튼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음. 



이걸 좀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해 다음의 두 경우를 살펴볼 수 있음.

1. 힐링물인데 재단의 전문성을 해치지 않는 경우

2. 힐링물이 아닌데 재단의 전문성을 해치는 경우


1에 해당되는 항목으로는 원글에서도 말한 22954999가 있음. 얘네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애들임. 아무리 낮게쳐도 최소한 999보다는 좋다고 볼 수 있지.


2에 해당하는 항목으로는 초기의 수많은 작품들이 있음. 대표적으로 054는 실험이 필요 이상으로 잔혹해 재단의 전문성을 해침. 500은 관리를 부실하게 해서 재단의 전문성을 해침. 얘네 둘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고 보기는 힘듦.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힐링 요소도 없어서 오히려 999 보다도 더 부정적으로 평가된다고 생각함.



정리하자면, 999가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위험요소가 없는 힐링물'이라서가 아니라 '재단의 전문성을 해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