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면서 꽤 많은 꿈을 꿨었지만 이 꿈만 내 기억 속에 각인됨. 나머지는 다 잊어버림. 아마 워낙 어릴 때 꾼거기도 하고 그 당시의 나로서는 꽤나 충격적이었어서 기억에 남은듯.


꿈이 시작되자마자(물론 꿈꿀 당시에는 꿈인지도 몰랐음) 거대한 기계반, 내장이나 혈관같은걸로 이루어진 생명체 몸 반으로 된, 키가 4층 높이정도 되는 괴생명체같은게 얼음으로 만들어진 각진 의자에 앉아있었음. 의자 옆 바닥에는 하늘로 뻗어오르는 조명같은게 있었는데 의자 너머의 배경이 안 보일 정도로 밝았음. 그 조명 옆에서 어떤 존재(진짜 존재라고밖에 표현을 못하겠음. 형체 자체가 뚜렷하지 않았지만 꿈 속의 나는 그것이 '무언가'라고 직관적으로 느낌)들이 팽이를 돌리고 있더라고. 나는 이동하는 과정같은 것도 없이 그 존재들 바로 옆으로 가서 같이 팽이를 침. 10초 정도 지나니까 얼음 의자에 앉아있던 괴생명체가 벌떡 일어나면서 나한테 소리를 지르더니 나에게 다가옴. 난 ㅈㄴ 무서워하면서 뒷걸음질 쳤는데 배경이 땅속으로 바뀜. 난 계속 달리고 있었음(배경이 바뀐걸 거의 인식하지 않았다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넘어감.). 끝없이 깜깜한 땅속을 달리다가 벽에 있는 문을 무작정 열었더니 친숙한 사람들(말그대로 친숙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었음. 형체도 뚜렷했고 얼굴까지 봤지만 가족들이였는지 친구들이였는지는 모르겠음;)가 있는 곳이 나오면서 꿈에서 깸.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꿈만 내 기억에 남음. 이 꿈 떠올릴 때면 위 과정(줄거리)이 생생하게 보임.


별로 흥미진진하지도 않고 미지근한 글이였을텐데도 읽어줘서 고맙다.


잘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