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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상 

프롤로그 하


마스터 셰프 1편

마스터 셰프 2편

마스터 셰프 3편

마스터 셰프 完


사령관 vs 로크


8월의 만월야 1편

8월의 만월야 2편
8월의 만월야 3편

8월의 만월야 4편

8월의 만월야 5편

8월의 만월야 完


Trick or Treat 1편

Trick or Treat 2편

Trick or Treat 3편

Trick or Treat 4편

Trick or Treat 5편

Trick or Treat 完








어느 한가한 오후, 사령관의 약속대로 스틸라인의 대규모 훈련에서 열외된 이프리트 364호의 분대원들은 

1번 도크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있었고 이프리트는 사령관한테 받은 안대를 쓰고 구석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도킹바닥에 윤이 나도록 걸레질을 하던 브라우니는 저 하늘에서 빛이 번쩍하는 것을 보았다. 


"레프리콘 상병님! 저기 보십쇼. 별이 떴슴다!"


브라우니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치자 레프리콘이 한숨을 쉬면서 타박을 줬다. 


"브라우니. 지금은 대낮인데 무슨 별이... 어라?"


브라우니가 가리킨 곳을 바라본 레프리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브라우니의 말대로 대낮이지만 하늘 위에 정말로 하얀색 별빛이 반짝하고 떠 있었다.

그리고 그 하얀 별빛은 점점 커져가더니 그들에게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어? 저거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 말임다! 저게 말로만 듣던 별똥별임까?"


"별똥별은 무슨! 브라우니! 어서 피해요!"


레프리콘이 브라우니의 허리를 잡아 끌면서 다급하게 외쳤다. 

그들을 향해 무서운 기세로 날아온 그 하얀 섬광은 도크에 다다르자 서서히 속력을 줄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그리고 위압감 있게 도킹 베이에 내려온 그 섬광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티아멧이었다. 

티아멧이 서늘한 하늘색 머리카락 만큼 서늘한 붉은빛 눈동자로 주위를 둘러보자 

그 기세에 눌린 브라우니는 침을 삼켰고 안대를 벗고 자리에서 일어난 말년병장 이프리트마저도 긴장할 정도였다. 


"어머? 우리 티아멧 돌아왔네?"


뒤에서 정비하던 포츈이 깜짝 놀라 호들갑을 떨면서 티아멧을 반겼다. 

그도 그런게 티아멧은 임무 때문에 거의 1년동안 소식 없이 자리를 비웠던 것이었다. 


"안녕하세요 포츈 감독관."


티아멧이 도크에 있는 기계장치에 몸을 맡기자 그녀의 동체에서 플라이트 유닛과 암즈 유닛이 해체되었다.  


"라비아타 통령은 계신가요? 어서 빨리 보고를 드리고 싶군요."


"아...그게 실은..."


포츈이 난처해하며 말을 잇지 못하자 티아멧이 그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통령께 무슨 일이 생긴겁니까?"


오르카 호에 도착하고 나서 티아멧이 처음으로 감정을 보이면서 날카롭게 묻자 

포츈이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난 이제 돌아갈거거든? 두 사람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


포츈이 면회실 문을 닫으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 

티아맷은 강화유리에 가로막힌 면회실 건너편에 앉아 

힘없는 미소를 짓고있는 라비아타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통령... 어째서입니까?"


"하하... 어쩌다 보니 일이 이렇게 됐네요."


라비아타는 티아멧에게 그녀가 자리를 비우고 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주자

티아멧이 분노를 참지 못하고 철제 책상을 주먹으로 꽝하고 내리쳤다. 


"그래서 그 인간님이 지금 통령님을 가뒀다는거 아닙니까?"


"티아멧. 저는 저 스스로 원해서 이곳에 들어간겁니다. 참회의 의미로..."


"참회는 무슨! 통령에게 무슨 죄가 있어서 독방에 갖힌채 참회한단 말입니까!"


흥분한 티아멧이 악을 쓰듯이 언성을 높였다. 


"그러니까 그분은 원치 않았지만 제가 잘못해서..."


라비아타가 진땀을 흘리면서 설명을 해줬지만 이미 꼭지가 돌아버린 티아멧의 귀엔 닿지 않았다. 


"이 인간님 때문에 통령이 곤경에 처한 것은 변함없는 사실 아닙니까? 이런 폭거, 저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티아멧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문을 쾅 열고 밖으로 나가자 

라비아타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방금 전 충격으로 경첩이 반쯤 부서져 삐걱거리는 철문을 봤다.

그녀 역시 바이오로이드다보니 사령관을 헤칠 리는 없겠지만 그래도 걱정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티아멧이 흉흉한 기운을 뿜어내며 허가도 없이 문을 열고 함장실 안으로 들어왔지만 안에는 콘스탄챠 뿐이었다. 


"어머나 티아멧? 언제 돌아왔죠?"


콘스탄챠가 깜짝 놀라 그녀를 불렀지만 

티아멧은 그녀에겐 관심조차 주지 않고 눈알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사령관을 찾았다.


"인간님은 어디있죠?"


"인간님이라니... 주인님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4번 격납고에..."


"4번 격납고. 알겠습니다."


티아멧이 몸을 휙 돌려 함장실 밖으로 나가자 콘스탄챠 역시 얼른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티아멧, 대체 무엇을 하려고."


"말리지 마십시요 콘스탄챠. 저는 통령이 당하고 있는 부당한 처사에 대해 항의할겁니다."


"통령? 라비아타 언니 말씀이신가요? 부당한 처사라니 대체..."


티아멧이 폭풍과 같은 기세로 오르카 호의 복도를 휘젓고 다니자

그 기세에 눌린 바이오로이드들은 얼른 길을 비켜줬고 콘스탄챠는 허겁지겁 그런 그녀의 뒤를 쫓아갔다. 

감히 통령을 독방에 가두다니.. .티아멧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어두컴컴한 실험실에 고립된채 하루 하루 죽을 날만을 기다리던 

그녀를 구해준 라비아타는 그녀에게 있어서 한줄기 빛이나 다름없었다.

만약 라비아타가 그녀보고 자폭을 명령한다면 그녀는 한치의 망설임없이 기쁜 마음으로 목숨을 버릴수도 있었다. 

그런 그녀가 어디서 갑자기 굴러들어온 개뼈다귀 같은 인간 때문에 옥살이를 하고 있다니, 그녀는 용납할 수 없었다.

인간따윈 돌아오면 안됐다. 그대로 멸망한채로 잠들어야했다. 

제4 격납고 앞에 도착한 티아멧은 육중한 철문을 힘으로 발칵 열어버렸고,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제4 격납고 안에서 청년 사령관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쉐이드와 테니스를 치고 있었다. 


"쉐이드! 테니스의 역사는 내가 바꾼다!!"


사령관이 힘차게 외치며 혼신의 백핸드 스윙을 날렸지만 

쉐이드는 우습다는 듯이 그의 공격을 부드럽게 쳐내 교묘하게 사이드로 흘렸다. 

사령관이 뜨악하며 몸을 힘차게 앞으로 날려 슬라이딩을 했지만 한발 늦었다. 


"사령관. 테니스는 테크닉으로 하는거지, 파워로 하는게 아니다." 


"사령관 왕자 아니다. 사령관 허접이다."


쉐이드가 그에게 훈계를 하자 옆에 쭈그려있던 기간테스가 추임새를 넣어줬다. 

오늘의 경호담당인 페로가 해탈한 표정으로 점수판을 넘겼고 현재 스코어 30:0에 포인트는 2:0

자칭 테니스의 왕자 사령관은 지금 일개 AGS인 쉐이드에게 영혼까지 털리고 있었다. 


"각하. 테니스에 문외한인 제가 봐도 각하껜 승산이 없습니다. 이만 포기하시는게 어떻겠습니까?"


"시끄러!!"


로크가 조언을 하자 사령관이 그에게 성질을 버럭냈다. 


"사령관, 그대에겐 선(禪)의 마음가짐이 부족하다. 

좀 더 정신수양을 한 다음에 도전하는걸 추천한다."


쉐이드가 저번에 본 스타워즈 때문인지 제다이 같은 소리를 하자 사령관은 턱에 맺힌 땀을 닦아내며 이를 갈았다.  


"저놈의 주둥이... 진짜 내가 왜 저놈한테 고성능 학습장치를 달아줬을까."


툴툴거리던 사령관이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 놀이는 끝이고 이 필살기 한 방, 이 한 방으로 놈을 잠재울 것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테니스에 목숨을 바친 진정한 테니스의 왕자는 

이 공을 치는 것만으로도 공간을 멈추고 유성을 조종하고 블랙홀을 만들어낸다 그랬다.

사령관이 기합을 주자 푸른색 아우라가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각하. 진심모드로 들어갔으니까 이제부턴 다를거다 말씀하실거면 그만둬주시기 바랍니다.

그 진심모드라는 말씀, 이미 5번 반복했습니다."


"아 시끄럽다니까 쫌!!"


"저게 바로 그 인간? 우리의 사령관이라고?"


사령관의 기행을 처음 본 티아멧이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렸고 콘스탄챠가 큰 소리로 외쳤다.


"저기, 주인님! 여기 좀 봐주세요! 티아멧이..."


"사나이의 진검승부를 방해하지 마라!! 티아멧인지 히드라인지는 번호표 뽑고 함장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해!!"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한데 대놓고 무시를 당하자 티아멧이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던 때였다. 


"죽어라 쉐이드!!! 파동구 999식!!!"


파공음과 함께 사령관이 무시무시한 서브를 보냈고 그의 의지력이 드디어 빛을 발한걸까 

쉐이드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그만 공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바닥을 한 번 찍고 무회전으로 총알처럼 날아간 공은 티아멧의 마빡에 명중했고 

충격으로 두 다리가 허공에 붕 뜬 티아멧은 그대로 격납고의 철바닥에 머리를 찧고 말았다.








"그러니까 오빠랑 쉐이드가 테니스를 치고 있었는데 티아멧 언니가 거기에 말려들어서 이렇게 됐다는거야?"


침대에 눕혀진 티아멧을 진찰한 닥터가 실소를 흘리면서 사령관과 콘스탄챠를 바라봤다. 


"그 티아멧 언니를 테니스로 넉아웃 시키다니, 오빠는 역시 대단해."


닥터가 따봉을 주자 콘스탄챠가 머쓱해하는 사령관의 등짝에 손짝을 찰지게 날렸다. 


"칭찬 아니에요!"


"아얏! 아무튼 티아멧은 무사한거지?"


"티아멧 언니가 고작 이런걸로 어떻게 될 정도로 약하진 않아. 

근데 머리에 큰 충격을 받은지라 일단 깨어날때까지 기다려야겠어."


닥터가 몬스터 한 캔을 까고 콘스탄챠가 잔뜩 주눅이 든 사령관한테  잔소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자

소란 때문인지 티아멧이 눈을 부스스 뜨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 티아멧 정신이 들었어?"


닥터와 사령관이 허둥지둥 달려가자 티아멧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사령관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파파?"


티아멧이 사령관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훌쩍이기 시작하자 사령관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저는 티아멧 애호파이지만 첫 티아멧 문학이 호감도 0을 넘어 마이너스 상태의 티아멧이라니 감개무량합니다. 

이번 에피소드는 그렇게 길게 끌 생각은 없습니다. 그럼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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