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RL




어느 날 LRL이 쓰러졌다.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함께 놀던 알비스가 서둘러서 LRL을 의료실로 데려왔고, 소식을 들은 사령관 또한 만사를 제치고 달려왔다.


"좌우좌가... 무슨 병이라고"


"'오리진더스트 희소 증세로 인한 골격 약화 및 붕괴' 간단히 말하자면 전신 골다공증이야... 다만 그 증세가 지독해... 방치하면 죽음에 이를 정도로..." 


"왜... 왜... 이렇게.. 갑자기..."


큰 충격을 받고 휘청이는 사령관의 입에서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자, 닥터는 그가 궁금해하는 것을 알아서 말해주었다.


"보통 바이오로이드는 인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오래 살 수 있어, 100년 정도는 별것 아니지, 하지만 이건 생존하기에 충분한 영양과 휴식이 전제되었을 때 이야기야. 라비아타 언니에게 구출되기 전까지 언니는 등대라는 고립된 장소에서 하루에 참치 한 끼도 먹기 힘든 생활을 보냈어, 그 때 누적된 부담이 여태까지 안 보이다가 갑자기 터져 나온 거지."


"그럼... 그럼 살릴 방법은 있는 거지?!"


"멸망 전 기술로는 힘들 거야, 이미 다 자라있는 골격 자체를 새롭게 자라나게 하는 마법 같은 기술이 필요하니까."


사령관은 순간 절망에 빠질 뻔했지만, 이내 닥터가 말하는 기술을 자신이 알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성장약!"


"맞아, 오빠. 하지만 내 경우와는 달리 좌우좌 언니의 골격은 성장의 반동을 버티지 못해, 값싼 양산형으로 만들어진 모델인 데다가, 그마저도 무너지고 있으니까. 수술이 가능하게 하려면..."


"해."


더 들을 가치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말하는 사령관에게 닥터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미소 짓는다.


"오빠라면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어, 하지만 정말 괜찮겠어?, 언니 한 명을 살리기 위해 최상급 바이오로이드 2기, 어쩌면 3기 분량의 오리진 더스트를 소모해야 할 텐데?"


사령관은 평소에 신중한 태도와는 전혀 다른 고집스럽운 태도로 말한다.


"닥터, 나는 한 번도 너희들의 말을 무시하고 고집부린 적이 없지."


"응, 그래서 우리 모두가 오빠를 믿고 따르는 거고."


"그래 하지만 이것 만큼은 양보할 수 없어. 난 이 아이를 살리고 싶어. 바보 같다고 해도 좋아. 얼마든지 무책임하다고 욕해도 좋아. 이게 나의 첫 번째 고집이야."


닥터는 봄 꽃처럼 화사하게 웃으며 사령관에게 가볍게 끌어안는다.


"역시 바보구나? 우리 오빠는, 오르카호의 누가 오빠를 욕한다는 거야? 우린 모두 이런 바보에게 반해버렸는 걸."

 

포옹을 푼 닥터는 사령관에게 환자와 함께 있어달라 부탁하고는 개인 연구실로 향한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많은 이들이 다녀갔다.


그리폰은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으면서, 이 바보라면 곧 아무렇지도 않게 깨어나서 참치를 찾을 테니 이걸 전해주라며 사령관에게 참치 몇 개를 건네주었고,


LRL과 함께 놀곤 했던 알비스와 안드바리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고 사령관이 직접 달래주고 나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일시적으로 사령관의 임무를 인계받은 라비아타는 자신의 부족으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자책하였고


에이미는 그저 말없이, 애틋하게, 쓰러져 있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었다.



그리고 다시 시간이 흐른 뒤 LRL이 눈을 떴다


"사령관...?"


아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고, 마치 어미를 찾는 아기 새마냥, 불편한 몸을 이끌고 사령관에게 매달리려 하였다.


LRL을 안아주며 사령관이 모두 괜찮을 것이라 말하자, 좌우좌는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으며 말했다.


아주 무서운 꿈을 꾸었노라고, 눈을 뜨자 자신은 아무도 없는 황량한 등대 안에 돌아와 있었노라고.


부르고, 또 부르고, 목이 쉴 때까지 아무리 부르짖어도 사령관은 오지 않았노라고.


그곳에서 자신은 오르카호의 '좌우좌'가 아니라 세상에게 잊혀진 낡은 Long Range Light 모델 한 기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사령관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외롭지 않았어...하지만 이젠...! 사령관이, 자리에 없는 게 싫어..."


사령관은 들썩이는 아이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도 된 양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약속한다.


"괜찮아, 나는 여기에 있어. 절대로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나는 너의 권속이잖아? 그렇지?"


울먹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LRL에게 사령관은 그녀가 알아야 하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의 몸 상태에 관해, 그녀를 고칠 방법에 대해, 그리고 오르카호의 모두가 너를 걱정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너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LRL은 이야기를 다 듣고는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정말... 정말 나 때문에 그래도 되는 거야?... 나 때문에 사령관이랑 라비아타도, 그리폰도, 다른 언니들도... 힘들어지는 거 아냐...?"


사령관은 괜찮다고 웃으며 그런 착한 말은 사이클롭스 프린세스에게 어울리지 않으니 좀 더 이기적이어도 좋다고 말해준다.


그 말을 들은 아이는 억지로 기력을 짜내며 웃었다.


"...응! 그래 진조의 프린세스는 결코 이런 파멸에 쓰러지지 않으니까! 천년이든 만년이든 사령관하고 함께할 거니까! 나 힘낼게!"


결코 깨지지 않을 약속을 맺는 두 사람을 뒤로 한 체,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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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 이게 어찌된 일인데스?


와타시는 분명 부끄럼 많은 성장 좌우좌와 농밀한 끈적끈적 뾴태 순애 섹스 야설을 쓰려고 했는데, 빌드업만 왜 이리 길어진 데스?


그건 그렇고 아직도 우리 좌우좌 스킨 안 사준 철충 없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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