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눈이 가려져있다. 앞이 안보인다. 어떤 여자의 흐느끼며 우는 소리, 남자의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의 거친 꾸짖음. 잔잔히 흐르는 클래식... 소년은 뒷통수루 세게 맞고 기절한다.


 소년은 눈을 떠보니 앞이 보인다. 아직 머리가 아파 잠시 휘청거리기도 한다. 클래식은 아직 들린다. 중심을 잡고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하얀색인 방이다. 안에 갇혔다. 구석에는 한 소녀가 쭈그려서 울고 있다.


 소년은 소녀가 울음을 그칠 때 까지 기다린다. 소년은 난감해 한다. 영문도 모른 채 처음 보는 소녀와 갇히게 된것이다. 소녀는 울음을 멈추는 듯 하더니 주위를 한번 둘러보고는 소년 발견하고 내 옆으로 와서 안겨 운다. 소년은 이 모든 상황을 전혀 모르지만, 가만히 그녀의 기둥이 되어줬다. 소녀는 다시 운다. 클래식과는 어울리지 않는 울음소리다.


...


갇힌지 대략 한달. 다행이도 자고 일어나면 생필품이 배급 되어있다. 클래식은 아직도 들린다. 소년과 소녀는 많이 친해졌고, 어쩌면 서로 사랑하는 것 같았다. 소녀는 소년의 공감성을 좋아했고, 소년은 자신같은 장점 하나 없는 애를 좋아해준다는게 고맙고, 좋았다. 일반적인 사랑이였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고백하지는 않았다.


 36일째 되는 날, 방에 불이 꺼지며 다시 모든게 어둠이였다. 소년은 소녀와 부둥켜 안는다. 소년은 다시 뒷통수를 맞고 쓰러진다. 클래식 소리가 희미해진다. 이제야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데, 사랑을 고백할 시간도 없었는데.


 소년은 병원에서 깬다. 그는 일어나자마자 소녀를 찾는다. 의료진과 부모님이 말려도 소용 없다. 그는 몸에 꽃혀있는 링거들을 뽑으며, 소녀를 찾으러 뛰쳐 나간다. 병원에서는 잔잔한 클래식 소리가 들렸다.


 결국 소년은 소녀를 찾지 못했다. 자신과 사랑을 나누던 소녀는 고작 며칠만에 사라졌다. 소녀가 죽은것이 아니라 사라진 것이기에 소년은 미련이 더 남는다. 부모님은 하지만 영문도 모르면서 구조된 아이에게 이제 모든일이 잘 될거라고 소년을 위로한다.


 소년은 점점 미쳐가며, 집착한다. 현생에서는 아무도 사랑해주지 않았기에 믿고싶지 않은것일수도 있다. 소년은 다시 소녀를 만나고 싶어한다. 소년은 그 수 소녀를 찾으러 떠났고, 행방불명이 되었다. 소년은 영원히 그 방에서 소녀와 지내고 싶어할 것이다. 이제 소년은 클래식을 들을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