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황량한

흙빛 목판에

녹은 겨울로

진하게 풀은

노란 물감 한 송이

뚝, 뚝.


새끼 손가락으로

얼음장 속에서

숨쉬는 거목에

연하게 또한 

깊게 퍼지는 

연둣빛 한 아름

스윽, 슥.


고사리같은

마른 손에

자하(紫霞) 머금고

다시 돌아올

내일 향해

보랏빛 손가락 다섯 개


돌아오는 봄을 향해

건네는 작고 여린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