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교정을 가득 채울 무렵,

성큼 다가온 봄의 모습에

나는 문득 예전에 했던 생각이

다시금 떠오르는 것이었다.


사람의 젊음은 봄과 같아서, 젊음을 푼돈에 팔아 치우는,

그것이야말로 매춘이 아닐 수 없었다.


봄을 파는 이들은 도처에 있으나

정작 마음을 주는 이는 찾기 힘들고,

그리도 아름다운 당신들의 봄이 지나갈 적에는

그 곁에 무엇이 남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면서,


이 따듯한 봄을 나 혼자 즐기지 못하는 것 같아

왜인지 심통이 나고 그러고 하였다.


그러니, 우리는 겨울을 팔자.

생명이 약동하고 눈이 녹고 연인들이 꽃구경하는 봄이 아니라, 겨울을 팔자.


이미 찬란히 빛나는 봄이 아니라,

추운 겨울을 봄만큼이나 데워줄

그런 사람을

원하게 되는 것이었다.


이미 식어버린 다른 이들의 겨울을,

한때의 찬란했던 봄만큼이나 데워줄

그런 사람이

되어보고 싶은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