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버린 시간에 버스를 타는 것은 포기했다
길을 조금 걸어 가지 않는 길을 간다
못해도 오 년은 되었으리라
익숙하던 그 길의 헤어짐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정비했는지 잘 짜맞추어진 듯싶다
아직 날씨가 시무룩해 나무는 움추린다
선생에게 배운 지 오래된 꽃 몇 송이 핀다
그 꽃들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떠오르지 않는 옷의 아이가 내 눈에만 보인다
아이는 신이 나 뛰어다녀 논다
신발주머니를 휘두르며 나무들을 높이 우러른다
내게는 우러르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지나간 시간 속의 어린 아이가 웃자
나는 이 길이 너무 사랑스러워졌다
그 사랑하는 길을 다시 찾아올 때는 몇년이 지날까
너무나 아름다워 슬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