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미지화나 사유의 깊이나 둘 중 하나가 풍성한 시가 취향입니다. 원래 알고 있던 걸 말하거나 평소 안하던 생각을 넣어주는 시는 실로 매력있습니다.
이 시는 좋긴 한데 내용이 사실적 or 감각적 or 이야기적이진 않습니다. 때문에 시를 읽으면 '보인다 보여' 하는 느낌은 아니네요.(찔림이 양심에 찔림인지 창 따위에 찔림인지 둘 다인지 모르겠군요. 어쨌든 후자가 연상되어서 찔림은 이미지화가 잘 되었습니다. 반면에 운명, 잊어짐 요건 좀 와닿진 않았어요. 동적이거나 그 밖에 보인다보여 단어가 사용되면 더 좋을 성 싶습니다.)
사유도 '살려고 하니까 오히려 죽었다'에서 끝이라 음 맞는 말이지 하고 그냥 넘어가게 되고요. 나쁘진 않은데 '좋은 작품'으로 나아가는 한 단계를 넘지 못한 99도 물같은 시로 느껴졌습니다. 아직 더 업그레이드가 가능해보입니다.
번외로 차라리 짧았으면 어땠을까 해서 감히 센류를 적어봤습니다.
찔림과 강제
지워짐은 이겨도
삶에 죽었다
센류에는 제목이 없는 걸로 알고 있지만 구태여 '사활'로 정하면 괜찮은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좋고 나쁨은 둘째치고 뭔가 내용이 변질되었군요. 역시 압축보다는 확장을 방향으로 리메이크 해주시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