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시는 천천히, 객실 하나하나의 승객을 모조리 확인하며 열차 앞으로 움직였다. 밖에서는 프로슈토가 부차라티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 부차라티는 빠르게 열차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프로슈토는 놓치지 않고 부차라티를 따라 열차 안으로 들어갔지만, 가장 먼저 만난 건 다름아닌 페시였다.


“잠깐, 페시. 왜 네가 나오는 거냐?”


페시도 당황했는지 부차라티가 있던 식수대 쪽을 바라보았다.


“그… 그러는 형님은요? 어떻게 된 건데요? 식수대에 있던 ‘부차라티’는 어디 갔어요?”


프로슈토는 잽싸게 화장실과 반대편 창문 너머를 확인했다.


“너~ 부차라티 얼굴은 알고 있겠지이~? 페시! 아바키오라든가 미스타, 푸고, 나란차… 신입으로 죠르노인가 뭔가 하는 애송이까지 포함해서 전원 다 알아뒀겠지?”


“아무리 형님이라도 그런 질문은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


페시는 품에서 부차라티 팀의 사진을 꺼냈다.


“놈들의 약력과 얼굴이라면 사진에 구멍이 나도록 봤다니까요~!”


“그럼 설명하기 쉽겠군… 방금 내가 보는 앞에서 부차라티가 승강장에서 열차로 뛰어 들었다! 열차 통로로 온 너와 마주치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야… 안 그러냐? 승객들 얼굴은 전부 잘 보면서 온 거냐? 선글라스나 수염으로 변장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놈들은 없었냐고?”


“그럼요! 다 보고 왔다고요! 누구 하나 스쳐 지나간 놈도 없었고! 다른 놈들도, 신입도, 보스의 딸도 절대 아무 데도 없었다니까요!”


그때, 둘은 보지 못했지만 등딱지에 열쇠가 끼워진 거북 한 마리가 엉금엉금 운전실 너머로 움직였다. 그리고, 열쇠의 보석은 거북 안의 방을 비추고 있었다. 그 ‘방’에는 모두가 다 있었으니, 당황한 미스타가 물었다.


“뭐… 뭐야?! 여… 여긴?!”


“식수대에 있던 이 ‘거북’은! 스탠드 유저였어! 그리고 이곳은 보아하니 거북의 안인 것 같다. 어떤 구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열쇠’를 거북 등껍데기에 끼우면 거북이 능력을 발현시켜… 그 ‘열쇠’를 출입구로 이 공간을 만들어내 안에 숨을 수 있게 되는 모양이야!”


나란차는 위로 팔을 뻗었다.


“거… 거북이 스탠드 유저…”


그 순간, 나란차는 천장 속으로 빨려 들어갔고, 머리 부분만 거북 밖으로 나왔다.


“어… 어디지? 의자 밑인가…?”


나란차는 다시 거북 안의 소파로 떨어지더니 환호했다.


“그… 그나저나 멋지다아아! 우주선 같은 ‘거북’이네!”


푸고는 벽과 가구를 만졌다.


“’스탠드 유저 거북’… 근데 이 방… 환각 같은 게 아니고 진짜 방인데요… 이거… 소파나 가구도 진짜고.”


아바키오는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 안에도 찬 음료수가 들어 있어…”


미스타는 TV를 켰다.


“TV도 들어오는데~ 어떻게 전기에 전파까지 다 터지는 걸까, 거북 안인데 말이야~? ‘캡틴 츠바사’ 하고 있어.”


부차라티가 말했다.


“그것도 알 수 없지만 진짜 방이나 전기가 ‘거북 안’에 있다고 보는 게 나을 것 같군… 보스가 신경써서 마련해줬군… 좌우지간 ‘거북’하면 그늘진 구석을 좋아하고 시끄럽게 울거나 빨빨 돌아다니는 생물이 아니야… 이대로 가면 안전히 ‘열차’를 타고 베네치아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시간, 페시는 열차 바퀴가 움직이려 하는 것을 느꼈다.


“형님… 이 열차, 출발 시간이에요. 움직이기 시작하는 데요… 방금 전에도 객석을 보고 왔다시피 승객 중에 놈들은 없었잖아요…? 분명 이 역 어딘가에 숨어서 미행이나 뭐 그런 상황을 보다가 적당한 열차를 타고 달아날 생각이라니까요. 부랑자나 뭐 그런 놈들을 시켜 역내를 뒤져보자고요!”


프로슈토는 계속해서 아까까지 부차라티가 있던 식수대를 바라보았다.


‘식수대… 멀어서 잘 보이지 않긴 했지만 식수대에 뭔가 있었어. 까만 뭔가였어… 그게 지금은 없어… 부차라티가 웅크려서 뭔가 하고 있었는데… 주운 거야… 녀석은 식수대에서 뭔가를 주웠어!’


“형님! 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니까요!”


“시끄럽다! 너도 열차에 타!”


“예?! 왜요?! 왜냐고요? 왜 열차에 타는데요?”


“내 감이다! 부차라티 패거리가 무슨 수를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열차 어딘가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들어요? 기분이?”


“잔말 말고 타라니까! 페시! 게다가 아까도 말한 것처럼 부차라티 패거리는 열차로 이동해도 괜찮다는 ‘자신’이 있어서 역으로 온 거야… 그건 우리의 미행을 피할 자신이 있다는 게 아니라 분명 보스가 무슨 수를 써서 돕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이 열차를 우리가 조사해보지 않으면 우린 이놈들을 이대로 영원히 놓치고 말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결국, 열차가 둘을 태운 상태로 출발하자 페시는 투덜거렸다.


“아~ 진짜 타버렸네…! 돈 없어서 표 사기 싫다고 그래놓고…”


“시끄럽다. 잠깐, 이 벽 아래 틈새… 반대쪽에 뭐가 있지? 여기?”


“벽이 아니라 운전실 문 아니냐고요, 그거! 하지만 이쪽에선 열리지도 않는 데다 또 일곱 명이나 되는 사람이 무슨 수로 들어갔겠어요?”


“모르는 일이야… 이 열차를… 뒤져보기로 한 이상 맨 앞에서부터 꽁무니까지 철저히 뒤지고 또 뒤질 테니 그런 줄 알아라! 네 ‘비치 보이’로 안을 공격해봐!”


프로슈토의 명령에 페시의 눈에 힘이 들어갔다. 페시의 오른손 손가락 끝에서 낚시바늘과 줄이 나오자 프로슈토가 재촉했다.


“어서 해!”


곧이어 페시의 손에서 길다란 낚싯대가 튀어나왔다. 짐승의 해골 모양 릴(낚싯줄을 말아서 보관하는 부분)에 분홍색 낚싯줄이 감긴 청록색 낚싯대, ‘비치 보이’를 잡기가 무섭게 페시는 그것을 휘둘렀다. 낚시 바늘이 운전실의 문에 부딪치자 마치 물에 들어간 것처럼 파문을 일으켰다. 페시는 천천히 낚싯줄을 감으며 운전실을 수색하다가 무언가를 느꼈다.


“역시 일곱명이나 있을 리가, 이 안에 있는 건… 둘. 왔다!”


운전석 문이 쾅 하며 열리고, 비치 보이에 걸린 희생자가 나왔지만 그는 부차라티 일행이 아니라 운전수였다. 프로슈토는 운전실을 살폈다.


“망할! 확실히 좁군… 운전수 하나 뿐이었나… 하지만 이 열차 어딘가에 반드시 놈들이 있을 거야!”


“어라? 잠깐, 이상한데요… ‘둘’인 줄 알았는데… 하나 밖에 없네? 진짜 하나? 생물의 기척은 분명 ‘둘’ 이었는데…”


피렌체까지 소요시간 3시간 30분, 다음 정차 역 로마까지 1시간 30분간 무정차.


스탠드명: 미스터 프레지던트 - 유저: 거북(코코 잠보)

파괴력 - 없음 스피드 - 없음 사정거리 - 없음 지속력 - A 정밀동작성 - 없음 성장성 - 없음

능력 - 등딱지의 홈에 보석이 박힌 열쇠를 끼우면 열쇠의 보석이 입구가 되어 거북의 몸 안에 위치한 방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몸 안에 생긴 방은 진짜 방으로, 냉장고와 TV에 전기까지 다 들어온다. 바깥에서는 등딱지의 보석으로 내부를 확인할 수 있고, 내부에서도 천장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신체의 일부만 밖으로 꺼내는 것도 가능하다. 열쇠를 제거하면 내부의 모든 생명체가 밖으로 튀어 나오고, 거북이 죽으면 방 안에 있는 사람도 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