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집  


마법진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아서는 눈 앞의 소협을 올려다보면서 짜증을 내면서 소리쳤다.


 "찾았다...! 좀 천천히 가라니... 허억... 까...!"


 "이상한 요술로 발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묻는 소협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 바닥에 엎어져서 옆구리를 움켜쥔 아서는 끄윽 거리며 대답했다.


 "패스테가... 체력까지 메꿔주지 않거든? 10마일이나 되는 거리를 패스테만으로 쫓아갈 수는 없다고오... 끄윽..."


 그 모습을 보고는 소협은 한심하다는 듯이 말했다.


 "무공을 익히지 않은 평범한 이들도 삽십오 리 정도는 지치지 않고 뛰는 사람들을 자주 봤는데 공자께서는 평소에 단련은 전혀 하지 않으시는가 봅니다."


 그러자 아서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오열하면서 소리쳤다.


 "우리 집안은 마법사 집안이라고! 애초에 이 정도 거리를 움직일 일이 있으면 마차를 타고 움직이는 게 일반 적이란 말이야! 패스테 - 베라를 쓰고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뛰어다니면서 숨도 안 차는 당신이 이상한거라고오오오오!!!"


 그렇게 억울함을 다 쏟아낸 아서는 그 자리에서 고꾸라져 엎어졌다.


 "하아... 그래서. 여기는 어디야? 동굴인 거 보니까 산채 안인가?"


 "이미 산적들은 전부 도망쳤습니다."


 "그래...? 당신 꼴을 보니까 전투를 한 것 같은데 잔챙이들이라도 있었던 거야?"


 그 물음에 소협은 조용히 기사들이 있는 쪽을 가리켜 그 답을 대신했다. 아서가 고개를 꺾어 바라본 그 자리에는 예상외의 상황에 얼어붙어있는 기사들이 있었다.


 "기사들?"


 아서는 몸을 일으키며 그리 이야기했다. 소협은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기사들에게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제가 싱클레어의 의뢰를 받아 이 산채를 조사하러 왔다고 했는데, 저를 동인이라는 이유로 두령으로 오해하는 것도 모자라 싱클레어의 의뢰를 받았다는 말에 비웃기까지 하더군요."


 그 외침에 얼어붙어 있던 기사들은 그 한마디에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였다. 히브는 비꼬는 말에 열받은 표정을 지었고, 루는 공격을 위해 잡고 있던 자세를 풀고는 한숨을 내쉬었으며, 로버트는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며 검을 다시 검집에 집어넣었다. 모두가 천천히 전투 태세를 풀고 히브가 아서에게 질문을 던졌다.


 "당신 정말 싱클레어의..."


 그 질문이 채 끝을 맺기도 전에 검은 갑주의 기사가 소협 쪽으로 뛰어올랐다. 예상하지 못한 그 공격에 기사들이 크게 당황하여 검은 갑주의 기사를 제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검은 갑주의 기사는 아서의 코 앞까지 뛰어올라 있었다. 


 "터룸 - 그레타 - 베라 - 포르테 - 하든."


 그 맹렬한 공격에도 아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침착하고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순식간에 거대한 흙의 장벽이 검은 기사의 눈 앞에 나타났다. 장벽을 보고도 검은 기사는 멈추지 않고 그 벽을 향해서 전력을 다해서 공격을 가했지만 그 장벽은 너무 단단해서 오히려 검은 기사 쪽이 벽과 충돌해서 나가떨어져 버렸다. 


 분을 이기지 못하고 검은 갑주의 기사가 다시 한번 공격을 감행하려고 하자 로버트는 칼을 다시 뽑아 검은 기사의 목에 가져다 대고는 말했다. 


 "멈춰라. 아도니스. 이 이상 공격을 한다면 세드릭을 쫓는 임무에서 우는 염소 기사단의 단장의 권한으로 제외하겠다. 이해했나."


 검은 기사는 그렇게 말하는 로버트를 쳐다보면서 한참을 으르렁거렸지만 로버트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는 더 이상의 고집은 의미가 없다고 느꼈는지 고개를 휙 꺾어서 방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어딜 가는 거냐. 아도니스. 멈춰라. 네가 저지른 결례에 대한 사과를 해야할 것 아니냐."


 그 말을 들은 검은 기사는 명백히 싫은 티를 냈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다시 두발로 일어난 이후 투구를 벗었다. 아서와 소협이 허물어진 흙 장벽의 너머로 본 검은 기사의 얼굴은 그들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여자...?" "여인...?"


 여전히 화로 가득한 눈과 머리가 붉은 여인은 세로로 째진 동공으로 그들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았다. 로버트가 한 번 더 눈치를 주자 아도니스는 조금 성을 내다가 심호흡을 하더니 감정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소협 일행을 쳐다보았다. 아까와는 다르게 평범한 진한 갈색 눈동자에 동그란 동공을 한 모습으로 변해 있는 그녀를 보며 아서는 중얼거렸다.


 "네 발로 뛰어 다니길래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버서커였나... 그것보다 여자 버서커라니 흔치 않은데."


 "반서군(反噬軍)이란 말입니까? 저 여인이?"


 소협의 그 물음에 아서는 못 알아먹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답했다.


 "뭐? 방... 뭐시기?"


 "반서군 말입니다."


 "아. 그쪽에서는 그렇게 부르나?"


 "스승님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로만 들었습니다. 짐승과도 같은 기묘한 움직임으로 싸우는 자들이 있다고 말입니다. 그 무시무시한 힘은 그들의 분노로부터 오기 떄문에 그 분노가 극에 달할 때, 주인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짐승에 가까워진다고 하여 반서(反噬)(각주: 기르던 짐승이 은혜를 잊고 주인을 해침)군이라고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아서는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아닌데."


 "... 그렇습니까."


 "응. 버서커는 그냥 광전사를 일컫는 고어에서 유래한 말일걸."


 "아..."


  부끄러움에 가만히 굳어있는 소협의 어깨에 아서는 손을 올리고는 달래듯이 말했다.


 "아니. 이름에 관한 부분 빼고는 맞는 설명이니까 그렇게 의기소침 할일은 아니니까 기운 차려."


 "앞으로 더욱 더 열심히 나마 땅에 대해서 공부하도록 하겠습니다."


  만담과 같은 반서군에 대한 대화가 끝나자 로버트가 한 발짝 앞으로 나서서 아서에게 정중하게 인사하며 말했다.


 "저는 우는 염소 기사단 단장 로버트라고 합니다. 아서 싱클레어님. 부디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그걸 들은 아서는 당황하면서 말했다.


 "어? 아니. 아니. 고개 드세요. 기사님. 그냥 뭔가 오해가 좀 있었던 것 같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아서의 말에도 고개를 들지 않고 로버트는 말을 이어나갔다.


 "오해라고는 하나 저희 기사들은 왕가의 명을 받고 이 나라의 질서를 지키고 왕가를 부강하게 하는 것이 임무인 자들입니다. 그런데 왕가와 함께 이 나라를 세운 일곱 가문 중 하나의 싱클레어가의 공자님께 무례를 저질렀으니 이는 벌 받아 마땅한 일입니다."


 단호하게 그렇게 말하는 로버트를 바라보며 아서는 대답했다.


 "저는 가주도 아니고 그냥 운 좋게 싱클레어의 이름을 달고 태어난 한량일 뿐이니까요. 그리고..."


 아서는 뒤의 소협을 가리켰다.


 "사과를 하셔야 하는 대상이 틀리신 것 같네요. 사과는 여기 계신 표하 씨한테 하시죠."


 그 말을 들은 단장은 고개를 들어 올리고는 소협을 쳐다보면서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보며 히브는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잠깐만요! 단장! 우리가 왜 저 시꺼먼 동인한테..."


 "조용히 해라! 히브!"


 로버트의 불호령에 히브는 하던 말을 멈추었지만 여전히 불만으로 가득한 듯했다.


 "... 미안합니다. 저희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단정을 지은 채로 공격한 점에 대해서 사죄 드리겠습니다. 모두들 사죄를 해라."


 그 명령에 가장 먼저 고개를 숙인 것은 루였다. 


 "죄송합니다."


 검은 기사 또한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명령에 따라서 사과를 했다.


 "... 미안."


 히브는 여전히 이 상황을 답답해하고 있었지만 단장의 뜻이었기에 표 소협의 얼굴조차 보지 않고 말했다.


 "... 하아... 나도 미안하다."


 "히브!"


 다시 한번 떨어진 불호령에 히브는 진짜로 열 받은 표정으로 로버트에게 소리쳤다.


 "단장도 적당히 하십시오! 막말로 산적 두목은 애저녁에 여기서 도망쳤고 저 동인이 여기에 있던 세드릭을 보고 산적 두목으로 착각해서 공격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지금 겨우 싱클레어가 분가의 도련님 하나 보고 겁 먹어서 그렇게 빌빌대시는 거면 더 이상은 가만히 못 있습니다!"


 그 한마디에 안 그래도 무거웠던 그 장소의 분위기가 더욱더 무거워졌다. 아서는 자신의 집안을 무시하는 한 마디에 열이 받아서 히브에게 마법을 날려버릴까 고민하고 있었고, 소협은 그저 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인으로 몰아가는 언사에 평정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로버트 또한 기사의 정신을 무시하고 잘못을 솔직히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을 모욕하는 젊은 기사에 대한 분노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유일하게 그 자리에서 냉정한 상태로 있던 루가 이 상황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한 마디 하려는 순간 검은 기사가 히브에게 달려들어 그의 머리를 붙잡고 동굴 벽에 쳐박아 버렸다.


 예상치 못한 공격에 히브는 꼼짝 없이 당해서 머리가 깨질 것 같은 격통과 함꼐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피를 줄줄 흘리며 신음하는 히브의 머리통을 꽉 부여잡은 채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면서 으르렁거리듯이 말했다.


 "단장... 명령... 거부하면... 사형..."


 그렇게 말하며 아도니스가 히브의 머리를 터트릴 것처럼 강하게 쥐자 히브는 비명을 지르면서 말했다.


 "끄으으아아악!! 아도니스씨!! 그만! 잘못했어요! 머... 멈춰주세요 제발!"


 그렇게 몸부림치며 소리지르는 히브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아도니스는 정말로 히브의 머리통을 터트릴 생각인지 힘을 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아도니스. 그 정도면 됐다."


 로버트가 제지를 하기 위해 그렇게 말하자 아도니스는 마지못해 히브를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얼굴이 반쯤 걸레짝이 되어버린 히브에게 루가 다가가서 치유마법을 사용해주었다. 그렇게 히브가 그런 꼴이 되어서 입을 다물게 되자 사람들의 날카로워졌던 신경도 다시 조금씩 가라앉았다. 표 소협은 다시 한번 사과를 받고 소협과 기사단은 서로가 알고 있는 정보를 주고 받았다. 소협 쪽에서는 의뢰에 대한 이야기와 호영이 쓰는 기술에 대한 추측을 들려주었고 기사단은 솟아오른 빛의 기둥이 기사들에게 주어지는 수호마법인 번스타인이고 그걸 쓴 사람이자 잘려나간 팔의 주인인 세드릭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그런 정보의 교환 끝에 루가 한마디 질문을 던졌다.


 "그럼. 도대체 세드릭은 어디로 도망친거지?"


 치료를 끝낸 히브가 의견을 제시했다.


 "호영이라는 놈이 무사히 도망치려고 인질로 잡아간 것 아니야?"


 "그것은 아닌 것 같소."


 표 소협이 단호히 그 가설을 부정하자, 히브는 약간 열 받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 단호히 이야기 할 수 있는 이유가 뭐지?"


 "... 두 가지 정도가 있소."


 그렇게 말한 소협은 턱에 손을 대고 말을 이어나갔다.


 "첫 번째 이유는 호영이라는 자의 목적이오. 그 자가 산적 집단을 만든 것은 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사들을 죽이고 국가를 전복하기 위해서라고 들었소. 그런 자가 기사를 살려줬다는 것이 이상하오."


 "기사들을 유인해서 한 번에 떄려잡는기 위해서 인질로 잡고 있다라는 가설은?"


 그렇게 묻는 루의 물음에 표 소협은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산채 입구에서의 전투의 흔적을 보면 그 세두익이라는 기사분과 호영은 1대1 싸움을 한 것 같소. 쓰러져 있는 시체들은 거의 일격에 목숨을 잃은 것 같소. 세두익이라는 기사의 간격 안에도 들어오지 못하고 일격에 사망한 것으로 보이오. 아마 다른 부하들도 기껏해봐야 그 정도의 실력이었을 것이고 대장이 직접 나서서 부하들에게 물러나게 하고 그를 공격해 팔을 취했다. 라는 것 아니겠소?"


 냉정하게 그때의 상황을 분석하는 소협을 보며 히브는 못마땅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 증거는 없는 것 아니야?"


 "대강 발자국을 보고 싸움의 양상을 떠올려보았는데 대장의 것으로 보이는 옅고 가벼운 발자국과 협공을 하는 발자국은 없었소. 그렇기에 그렇게 결론을 내린 것이오."


 "발자국? 그런 걸로 알 수 있다고?"


 그렇게 묻는 히브를 쳐다보면서 순수하게 의아한 눈빛으로 소협은 물었다.


 "못하는 것이오? 중원 땅에서는 하는 이를 많이 보았소만."


 "하! 뭐? 그... 우리도 할 수 있거든? 그렇지? 루 씨?"


 "... 그래."


 어쩔 수 없이 맞장구 루가 맞장구를 쳐주자 히브는 눈을 크게 뜨면서 말했다.


 "그래! 우쭐대지 말라고! 동인 녀석!"


 "딱히 자만한적은 없소만..."


 "그럼 두 번째 이유는 무엇입니까?"


가만히 대화를 듣고 있던 로버트가 그렇게 물었다.


 "번스타인이오. 당신들 말로는 그건 기사가 직접 의지를 담고 외쳐야하는 기술이라고 들었소만. 당신들의 세두익 공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니 굉장히 올곧고 자신이 기사라는 것에 대해 긍지가 있는 자로 보였소. 그런 자가 당신들의 목숨을 노리려는 자에게 당해서 자기 목숨을 하나 보전하겠다고 당신들을 유인하기 위해 번스타인을 외쳤겠소?"


 "그 말대로군요."


 로버트가 동의하는 말을 하며 끄덕이자 표 소협은 말을 이어나갔다. 


 "그가 번스타인을 외쳤다는 건 궁지에 몰려 도망을 치기 위한 것이었을 거요. 대량의 피가 한 곳에 흐른 자리 옆에 대장의 것으로 보이는 발자국이 짧은 보폭으로 나있었소. 팔을 날려 버린 뒤에 마무리를 짓기 위해 걸어간 발자국이었을 것이오. 그때 아마 번스타인을 세두익 공이 쓰고 방심한 대장은 날아가고 그 혼란을 틈타 세두익 공이 도망을 쳤을 것이오."


 "그럼 발자국으로 어디로 갔는 지 알 수 있는 것 아니야?"


 히브의 그 말에 소협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말했다. 


 " 세두익 공의 발자국이 팔이 잘린 자리에서 3보 정도 걷고 사라져 버렸소. 아마 아까 아서 공자께서 쓰신 위치를 순식간에 옮기는 요술을 사용한 것 같소."


 "그럼 이 인간이 어디로 간 거야..."


 그렇게 중얼거리는 히브를 뒤로 하고 아도니스가 갑자기 산채에서 뛰어나가 어디론가 향하기 시작했다. 급히 뛰어가는 아도니스에게 로버트가 소리쳤다.


 "아도니스! 어디로 가는거냐! 이유도 말하지 않고 개인 행동을 하는 것은 규칙 위반이다!"


 그렇게 외치는 목소리에 아도니스는 뒤를 돌아보고 한 마디를 외치고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듯 소리쳤다.


 "우는 염소...!"


 그렇게 급하게 뛰쳐나가는 아도니스를 따라간 로버트는 들어오면서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쳐 들어왔던 산채의 입구 바닥에서 아도니스가 외친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역삼각형에 두 뿔.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서 눈물을 뜻하는 직선이 내려오는 그 문양이 뜻하는 것은 기사단의 암구호 우는 염소였다. 로버트는 날아간 팔을 보고도 세드릭이 이 문양을 남겼을 거라는 생각을 못한 자신의 미숙함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급하게 뒤따라온 일행들이 로버트에게 이게 무슨 일이냐고 묻자 조용히 로버트는 바닥의 문양을 가리켰다. 루와 히브는 빠르게 그 의미를 이해하고 달려서 아도니스를 뒤쫓기 시작했다. 로버트도 그 뒤를 따르려고 하자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소협이 물었다. 


 "다들 어디로 가는 것이오?"


 우는 염소. 그것은 "크게 부상 당해서 도주 중. 미리 정해두었던 장소로 향할 것이니 지원 바람."을 뜻하는 암구호였다. 기사단의 암구호를 정확히 알려줄 수 없었던 로버트는 소협과 아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자세한 것은 말씀 드릴 수 없으나 세드릭의 위치를 알았습니다."


 그 말을 들은 소협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그럼 당장 가시오. 산적의 추적은 우리가 하겠소."


 "... 감사합니다. 산적을 찾으시면 연락을 주십시오. 기사라면 모름지기 명예를 알고 원수는 갚아주어야 하니."


 그렇게 말하고는 달려가려는 로버트의 칼을 아서가 붙잡더니 몇마디 주문을 외우더니 손을 떼며 말했다.


 "간단한 전송 마법을 걸어놨습니다. 세 명 정도가 같이 이동할 수 있는 주문이고 제가 신호를 주면 칼이 빛날 겁니다. 칼이 빛나는 그 때 그 칼을 하늘로 치켜들고 제 이름을 외치십시오."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럼 무운을 빕니다."


 "무운을 비오."


 그렇게 로버트가 점점 멀어지자 아서가 입을 열었다.


 "기사단이 도움이 되어준다니 다행이네. 표하 씨가 강하다는 건 알지만 좀 걱정 됐거든."


 "나 혼자서도 전부 이겼을 것 같지만 도와주는 사람이 있으면 확실히 수고를 덜 하겠죠."


 그렇게 말한 표 소협은 아서를 번쩍 들어올렸다. 갑작스러운 그 행동에 아서가 당황하며 몸부림 치는 것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소협은 뛰어 오르면서 말했다.


 "조금 흔들릴테니 견디십시오."


 "뭐? 으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