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선공화국은 남녀 징병제를 실시하는 공화국이었다

남선공화국 교주도 북부에 있는 모 여군 보병대대 X중대

5월도 꺽여가고 어느새 여름날씨를 보이기 시작한 어느날이었다.


"이병 허나래, 2생활관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타생활관 행정병이 들어오며 말했다

"뭔 일인데?"

"행정반에서 권영은 상병님을 보급관님이 부르시는데 말임니다?"

"야 누가 권상병님 깨워"선임들이 후임에게 소리쳤다

"알겠슴다" 후임중 누군가가 대답하며

권상병에게 달려갔다

"권영은상병님? 일어나십시오"

"으응?? 오늘 나 근무없는데...? 또 주말작업이야??"

"그건 아니고 말입니다. 행정반에서 보급관님이 찾으신답니다."

"에?"

대부분의 병력들이 석탄일을 맞이하여 법당으로 종교행사를 나간 나른한 일요일 오전 오침중이던 권영은 상병은 잠을 깼다.

"오늘 주말인데 보급관님이 왜 출근했는데??"

"아마 신병때문인거 가튼데 말임니다?"

몽롱한 정신상태로 앉아있던 권상병은 후임에게 물었다.

"소대장님은?"

"장모님이 편찮으셔서 처가집 가셨다는데 말입니다?"

"어..그래 알았어 어 나래야 나 곧 나갈께. 가"

"이병 허나래, 알겠슴니다."


똑똑

"누구야?"

"상병 권영은 행정반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불르셨습니까 보급관님?"

한낮인데도 형광등까지 켰음에도 어두침침한 중대 행정반 가운데에 30년차 군생활중인 중대 행보관인 여인숙 원사는 신병과 쇼파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중이라 권상병을 보는듯 마는듯 했다. 여원사는 대충 손으로 저으며 권상병에 답했고 잠시 있으라고 했다.

이윽고 이야기가 끝나자 보급관은 그제서야 권상병을 쳐다보며 입을 떼는 것이었다.

"어 영은아. 애가 오늘부터 너희 내무반에 전입온 신병이다. 데려가렴"

"알겠습니다 충성"

"음..그리고 영은아?"

"예 상병 권영은?"

"...소원수리 나왔더라? 2생활관에....? 누가 이등병 속옷을 자꾸 훔쳐간다는데 말이다...??"

"!죄송함다.저도 일단 조사는 해봤는데 말입니다. 저희 생활관은..아닙니다..."

"아냐아냐 일단 몇생활관인지 누구 짓인지 잡아. 잡아와 잡고나서 채워놔 알겠지? 이거 하나라도 모자라면 니들 보급품 손망실로 영창인거 알지? 특히... 야 이거 대대장님 한테가면 너희 빼박이다? 글고 너희는 아직도 속옷이 중대내에서 돌고 도니??보급해준지 얼마 안댔자너 그치? 고참들이 어뜨캐 막내들 속옷을 훔쳐입냐 그치?" 라며 신병에게 행정보급관이 묻는것이었다

"아..아닙니다.." 바싹 얼어있는 신병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소모품인 속옷하나만으로도 영창에 보내겠다고 ㅈㄹ 하는게 비단 행보관 뿐만 아니라 이곳 부대 간부들의 전통이었다. 이 부대는 여단에 군교대가 없는지 일단 영창2박 3일부터 시작하는 병사입장에선 아주 엿같은 부대였다. 행정병 고참은 허구언날 진술서만 프린트한다고 투덜거리곤 했다


"...네.."

권상병은 한손으로 머리를 움켜쥐며 힘없이 대답했다

"어 그래 권상병 이제 들어 가봐. 신병도 어여 들어가고. 권상병 따라 손잡고 가면된다. 나중에 중대장님 면담있는거 잊지말고."

"네 알겠습니다."

"보급관님 그럼 나가보겠습니다.충성"


행정반을 나오면서 권상병은 신병에게 물었다

"야 신병"

"이.병. 김. 지. 영."

"어우야 귀먹겠다 ㅅㅂ 좀 조용히말해. 행보관 뛰어나오겠다."

"죄송함다."

"어 그래그래 내 뒤만 졸졸 따라와라."

'ㅅㅂ..언년이야??..언년이지?..어떤년일까...???'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찬 권상병이었다


행정반을 나서고 두사람은 어두침침하고 쾌쾌한 묵은 곰팡내와 출처를 알수없는 암내가 뒤섞인듯한 귀괴한 냄새가 풍겨오는 중대 복도를 말없이 걸어갔다. 음지에 지어진 막사라 무더운 바깥날씨와 달리 한낮인데도 실내에서 서늘함이 느껴졌다


"충성. 권영은 상병님 얘가 2생활관 신병임까?"

"ㅇㅇ 그래"

옆생활관 류상병이 아는척을 했다

"안녕~?"

"아..안녕하심까!"

"야 신병. 소대 선임한테 관등성명 안대냐?"

"죄...죄송합니다!"

이등병은 역시 어쩔수없군 나도 저랬겠지? 아냐 난 저러진 않았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권상병이었다

"너 의 이름은 뭐니?"

"이병 김.지.영... 입니다"

"어머 어머 나 귀 안먹었어 얘~난 니네 옆 3생활관 상병인 류다혜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예 알겠슴다!"

"야 신병 너 잠시만 좀 여기서 기다려줄래? 다혜야 짐 바쁘냐? 시간대냐..."

"대는데말임다? 근데 또 뭔일입니까?"


권상병은 기분은 나쁘지 않았지만 그냥 척수반자적으로 이런 물음이 나왔다.

"니가 ㅅㅂ 먼일이냐고 나한테 먼저 물어볼 짬이니?"

"어머~ 저도 이제 우리생활관 내무반장이지 말입니다. 권상병님도 저 짬대우좀 해주십쇼~"

"야..그럼 니가 짬대우 받으려면 ㅅㅂ 니네 생활관 애들부터 잘 잡어..."

"무슨..?"

류상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정말 이년이 몰라서 그러는건가 아님 알고도 쑈를 하는건가 하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한 권상병이었다


"야! 니네 생활관 애들이 자꾸 우리 이등병 애들 속옷 훔쳐가는데 관리 안하냐?? 간부가 와서 관물대 까라고 하면 깨지는건 나거든?? 글구 내가 타분대 옆생활관까지 터치 해야대? 응?"

"본래 중대 팬티 브라는 돌고 도는거 아님까? 그렇게 따지면 2생활관도...글구 증거있음까?"


그말을 듣자 권상병은 약간 빈정이 상했다

"아니 쉬벌년아 니가 상병달더니 미친거냐 아님 큰거냐?? 응?? 솔까 ㅅㅂ 느그 말고 누가 우리애들 속옷을 훔쳐간단거냐? 2층에 있는 2중대랑 3중대 애들이 훔쳐가리? 글고 우리 생활관 애들은 내가 다 까봤어 임마..."

"어머어머~제가 이등병때부터 키는 권상병님보다 컸지 말입니다~~"

"지랄"

권상병은 쓴웃음을 지었다.

"글구 다 본사람이 있단다...허참 쉬벌 쌍팔년도 군대도 아니고 응??...한두번이면 내가 그러려니 해. 일상병이면 딴대서 훔쳐입든 보급계랑 쇼부를 보든 사제를 사든 알아서 하라고 그래. 어? 근데 쉬벌 이등병 애들이 갈아입을 속옷이 없대잔냐? 어쩔거야??"

"?누가 그럽니까?"

"행보관이. 소원수리 나왔댄다? 영창보낼 기세던데??"

"어머어머 요즘애들 개념밥말아 쳐먹은거 봐??? ㅅㅂ...그나저나 도대체 왜 우리부대 간부는 다들 병사 영창보내고 싶어서 안달인검까??"

"내말이...특히 니네생활관 오병장 그 오랑캐 같은 그 쉬벌년 응?말년되고도 그렇게 살고싶냐? 이등병 속옷을 훔쳐 입어?? 내참..."

"여튼 한번 날잡아서 제아래 애들 팬티 다 까보게 시키겠슴다~그럼 전 이만 들어갑니다"

"어 그래 잘가"

"옙 권상병님도 잘 들어가십쇼. 글구 신병 나중에 봐~~"

류 상병은 웃으면서 손을 몇번 흔들어주면서 자기 생활관으로 돌아갔다.


"옙 안녕히 들어가십시요"

"...."

권상병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음...그래..댓고...여튼 난 오늘부터 네가 생활할 2생활관 분대장이야. 잘해보자"

"알겠습니다!"

"자 다왔다 이제 니가 한2년정도 생활할 2생활관이야...근데 잠깐 정지."

"예..?"

"쉿. 조용히 해봐"


누군가가 2생활관 문짝이 떨어져나갈정도로 발로 들고찼다

"어떤 미친년이야??"

TV를 보고있던 말년 엄병장이 어리둥절하면서 문쪽을 쳐다봤다  

그녀의 말을 끝으로 순간 생활관에 정적이 감돌았다


그리고 이내 그 정적은 깨졌다.

"신병받아라~"

라면서 더플백이 강연이 일병의 얼굴로 날아와 정통으로 맞았다.


"악!"

놀라며 뒤로 주저앉는 강일병


"뭐래?"

"뮈췬 아직도 저딴걸 시키는 또라이 같은년이 있냐??"

다들 기가찬다는듯, 또는 재밌다는듯 내무반 문쪽으로 모든 인원들의 시선이 모였다


"난데? 내가 그랬는데??"

여태까지 문뒤 벽뒤에 숨어있던 권상병이 신병을 대려오면서 들어오며 말했다

"미친년 싱겁기는"

엄병장이 다시 TV로 고개를 돌린채 비웃었다


"충성~!"

"ㅇㅇ 그래~충성. 야들아~따끈따끈한 씬삥이다."

순간 행정반 안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바짝 얼어있는 신병과 새로운 신기한 장난감이 생겼다는듯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고참들. 고참들 앞이라 내심 기쁜내색을 못하는 짬찌들

그들 무리들중 필두인 엄병장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신병에게 말을 걸었다


"ㅇㅇ 얘가 새삥이구나~반가워 난 어차피 이제 집에갈 사람이니까 걍 언니라고 불러도대"

"ㅇㅇ 쟤는 이제 집에갈사람이니까 쌩까도 대" 권상병이 엄병장 맞장구를 쳐줬다

"아닙니다!"신병이 각을 잡고 소리쳤다.


"야야 시끄러워... 간부온다. 갠히 군기든척 하지말고 조용히 말해라."

"우리 귀 안먹었거등?" 생활관 선임들이 비웃음 섞인 야유를 퍼부었다.

물론 그말을 믿고 목소리를 이등병이 작게 해서는 안되는것이 맞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말을 들은 염병장은 입이 30센치나 튀어나와서 볼멘소리를 내뱉었다

"디질래? 야? 마지막 2주동안 말년꼬장의 정수를 보여주리?"라면서 권상병에게 장난삼아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댔다

"아~왜그르냐? 어차피 2주뒤면 다~친군데~전역전날 모포말이 당하고 싶니??"

권상병또한 똑같이 주먹질과 발길질로 응수했다

"아랏어 아랏어 ㅅㅂ뇬앜ㅋ~그나저나 내 부사수가 들어오는걸 보니 나도 이제 드뎌 집에갈 때가 다댔다 얔ㅋㅋ 권상병 앞으로 남은군생활 생각하면 토나와서 어카누??

"닥쳐" 권상병이 도끼눈으로 엄병장을 쳐다봤지만 엄병장은 신경조차 쓰지 않고 계속 비웃었다.

"앜ㅋㅋ 이래서 말차를 일찍 쓰는구낰ㅋㅋ~!!!"

"어우 샹 일주일만 늦게갔음 나랑 유격갔을텐데~"분해죽는 권상병이었다

"말년이 유격이 어딨어~앜ㅋㅋㅋㅋ"

라고 비웃으며 염병장은 다시 드러누워 TV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권상병이 후임들에게 말했다

"어 그래 강년아 니가 따블백 받은김에 니가 신병 주기좀 해줘라..주기 다끝내고...음.. 아유 ㅅㅂ 무슨 신교대 신병냄새가 ㅅㅂ...쩌내...샤워장 대려가서 씼겨라"

"알겠슴다.근데 권상병님 어디 가십니까?"

"ㅇㅇ 잠시 나갔다 들어올거니까 현황판에 써놓지 마라. (일직)사관님이 물어보면 (일직)하사한테 내가 말했다고 그래"

"예 알겠슴다 근데 어디갔다고 함까?"

"걍 적당히 둘러대 아 걍 화장실 갔다고 그래. 어차피 바깥에 안나갈거니까"

"예 알겠슴다. 야 신병 니 이름이 뭐고?"

"이병 김.지..."

"야 목소리 낮추라고. 간부 오면 어쩔라고 그래? 귓구녕에 봊박았냐??"

"죄..죄송함다. 이병김지영"

"군번"

"19-....."

"?군번..혹시 안외운거야?? 미쳤네 너 혹시 훈련소 관심병사냐??"

"아..아닙니다.외웠는데..."

"뭐? 외웠는데 뭐? 까먹었다고? 미쳤어? 여긴 군대야 이년아..."

일병 나부랭이가 이등병 짬찌를 그것도 선임들이 다 있는 생활관에서 갈군다는거슨 있을수가 없는 일이므로 조용히 속삭였다

"죄...죄송함다..."

신병은 식은 땀을 뻘뻘 흘렸다. 그리고 강연이 일병은 후 하고 한숨을 푹 쉰다음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고참들이 보고 있나 없나 확인한다음 다시 신병에게 다가와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말했다

"야 댓고 일단 빨리 군벌줄 꺼내서 읽고 도로 넣어, 선임들 보기 전에 얼른"

"예 알겠슴다."

"글고 선임들 앞에서 군번 부르라고 할때 절대 군벌줄 빼고 읽지마라. 빨리군번 외워라 알았냐?"

"네. 알겠슴다."


"야 영은아?"

"상병 권영은?"

"니가 아무리 중대상병 왕고라도 내 있을때만큼은 우리 생활관에 오면 신고해야 대는거 아니냐? 내가 중대 병장 왕곤데?"

사실상 사회인 취급하는 말년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최고 중대 고참인 김나영 병장이 누운채로 권상병에게 말했다.

"재송함다"

본래 상병이 꺾이면 타 생활관에 들어오면 신고열외라는 중대 룰이 있었지만 김병장은 그런거 없는 매우 깐깐한 사람이었다. 군대를 엄청 늦게와 별명이 예비군이기도 한점도 있었으리라.

"나갔다가 다시들어와봐. 얼른" 김병장이 안경을 한손으로 고쳐쓰며 말했다.

"넵, 상병 권영은 5생활관에 용무있어 왔습니다. 들어가도되겠슴까?" 어차피 저인간은 말로 해서 댈인간이 아니란걸 아는건지 하라는대로 하는 권상병이었다.

"ㅇㅇ 들어와.뭔일이야?" 김병장이 웃으며 반겨주었다.

"김병장님 다름이 아니라..."

김병장은 뭔가 안다는 눈치였고 권상병의 말을 중간에 끊으며 말했다.

"흠..소원수리 때문이구나? 요즘 군대 참 잘돌아간다 그치??"

이에 권상병은 맞장구를 쳐주었다

"그러게 말임다. 아무리 요즘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군대 꺼구로 돌아가지 말임다."

"그래...야 주현아"

가만히 듣고 있던 김병장이 생활관 후임에게 말했다.

"일병 주현아"

"오늘 종교활동 안가고 남아있는 애들 다 대리고 가서 일광건조좀 해라. (일직)사관이 백퍼 하라고 할거다. 애들 다 데리고 나가."

"알겠슴다. 야 김병장님 하신말씀 다 들었지? 너는 비개들고 너랑 막내는 모포들어라. 나랑 나머지는 메트리스 든다."

"예~"

짬찌들이 꿀벌들처럼 바쁘게 생활관 여기저기를 뛰어다니면서 분주하게 움직이자 김병장이 소리쳤다.

"야 특히 모포 좀 빡시게 털어라. 요즘 생활관 공기가 좀 ㅅㅂ 콜록콜록"

"알겟슴다. 다녀오겠슴다. 충성."

"어 그래."

짬찌들이 생활관을 우루루 다 빠져나가고 고참 한두명만 남게되자 김병장이 권상병에게 의미심장한 눈빛을 하며 물어보았다...

"다나갔네 짬찌들..그래 무슨 용무였더라?"

"다름이 아니라 소원수리 때문에 말씀드리는건데..."

라면서 권상병 역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끝을 흐리자 아~! 맞다라며 김병장이 대답했다.

"아 그거?? 정신교육때 나온거 아니다. 머가릴 좀 굴린모양인데..?"

"그렇슴까?"

정신교육때 날잡아서 대대장등 부대 간부들이 소원수리를 부대 전체에 실시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때 나온거면 걷어온 순서대로 역순으로 추적하면 누가 썼는지 다 알수있었다.


"야 주상병아 생활관안에서 나 담배좀 피워도 대지?"

본래 요즘 군대는 아무리 짬이 차더라도 생활관안은 물론이오 막사 실내에서 흡연구역 외에 담배를 피지 못하였다. 물론 짬대는 간부들은 그딴거 없었지만. 간혹가다 병장들이 밑에들에게 형식적인 동의를 구하고 담배를 생활관내에서 피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상병 주채린. 예 마음것 피십쇼. 그럼 그동안 전 나가있겠슴다."

주상병은 혐연가였다.

"ㅇㅇ 그래"

"너도 한대 펴라."김상병이 자기담배를 꺼내면서 한가치를 권상병에게 나눠주었다.

"넵 염치불구하고...이거 말레 아님까? 말레 어디서 났습니까?"

"ㅇㅇ 이등병이 백일갔다오면서..."

김병장은 다 알지 않느냐면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근데 이제 밑에애들 다 나갔지 말입니다." 

담배를 한모금 빤뒤 권상병이 말했다.

"ㅇㅇ 근데 애석하게도 우리 배부른 무뇌중대장이 시건장치를 나한테 맡기고 간다는걸 짬찌들이 모른다는거지..."

김병장은 한쪽눈을 찡긋해보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고참들이 누가 썼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는건지 나참..."

권상병은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으응~그러게...그래서 우리 권영은이의 용무는?"

갑자기 김병장이 순진한척을 하기 시작했다. 권상병은 속으로 이거 예감이 안좋은걸? 이라고 생각했다.

"알고싶습니다."

"누.굴.??"

김병장은 눈을 지긋이 뜨면서 눈썹을 두번 들썩여 보였다.

"찌른년말입니다"

권상병은 김병장얼굴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 나지막하고 빠르게 속삭이듯 말했다.

"맨입으루?"

"아이 왜그러심까 김병장님~"

어찌 예감이 쎄하더라니 라고 생각하는 권상병이었다.

"흐음 누굴까아~~나만알고 싶은 비밀인뎅~~"

귀척작렬에 아지매가 주책이라는 말이 목구녕까지 올라오는걸 간신히 꾸역꾸역 참은

권상병은 어쩔수 없다며 눈을 질끈 감으며 나직히 말했다.

"PX 풀코스로 쏘겠슴다."

김병장은 드디어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면서 썩소를 지었다.

"ㅇㅇ 거기에 +로 싸지방도 좀..나 요번달 싸지방 다썼어..."

"뭐한다고 벌써 싸지방을 다 쓰셨슴까???"

어이없다는듯 권상병이 김병장에게 물어보자 김병장이 천정을 쳐다보며 말했다.

"야 나도 이제곧 말년이구 사회 복귀적응을 해야할거 아니니...그래서 줄거냐 말거냐??"

"다~아 드리겠슴다. 제꺼 다~~아 쓰십쇼 걍~"

권상병은 손으로 퍼주는 시늉까지 허공에 보여주었다. 이에 만족한 김상병이 만면에 웃음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콜. 계약성립이다."

"근데 오늘 저희 생활관에 신병들어와서 중대장 신병 면담있지 말임니다? 갠찬겟슴까?"

"ㅇㅇ 나두 알어. 음 중대장? 걔는 나보다 어려서 그런지 나만보면 어려워하드라."

"풉..그르게 말임다. 근데 걔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 중대원들이랑 거리를 두는거 같든데 말입니다. 걍 여성공포증인가 그런거 아닙니까? 뭐 LGBT라던가" 

"글쎄다 여튼 나를 제일 어려워하니까...나중에 올때 류다혜 대리고 와라"

"왜 말임까?"

"중대 무전기 점검한다는 핑계를 대야하니까. 글고 걔도 궁금해 하더라. 사실 이번 소원수리 너거 행정반에만 나온게 아니고 너희 행정반만 해도 그거 하나가 아니다."

"ㅅㅂ..."

"그거 내가 전부 보급관님이 하라고 해서 분류했었어. 행보관이랑 중대장 제대로 꼴받은모양이드라."

"담배 하나만, 제껄루 더 피겠슴다. "

"ㅇ 피워"

속으로 이년들을 어떻게 족칠지 생각하며 눈을 질끈감은 권상병은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