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어찌한 연유로
어두운 도화지에 밝은 점을 찍었나.
이유를 말하진 못해도
마음은 그렇게 시키고만 있었다오.

모가 빠지는 붓을 들고서
수억 광년의 세월 넘어서
작은 점 하나 찍기 위하여
숱한 고뇌를 삼켜야 했소.

그네들은 밤을 모르며 청승을 떠니
우리들이 낮을 모르고 탐미를 하지
하늘 보는 값어치가 얼마나 비싸서
진득하니 별을 못 보고 살아들 가나.

속닥거리던 말마디들이 있지
발바닥은 땅에만 붙어서 산다고
중력은 무릎 꿇기 편하게 작용한다고
그럴수록 우리 먼 별을 더듬으며
어렵게 헝클어진 검은색 속에서
금시에 죽고서 찾아갈 보금자릴
찾아야 하지는 않겠소.

모가 빠지는 붓을 두고서
수억 광년의 세월 돌이켜
작은 점 하나 각막에 닿고
필경 감동할 수 있을 때까지.
낮을 잊고서 탐미하지 않겠소?

그대,
저 별자리의 이름은 무엇인가?
나는 모르오 그대는 모르오.
또,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댄 모르오 나는 또 모르오.

그러니 함께 밤을 지나쳐 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