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은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에 좁은 샛길을 발견했다.


작은 차 한 대가 가까스로 지나갈 수 있을만한 작은 골목길. 어릴 적 많이 쏘다니던 그 골목들을 닮았다.


기계적으로 살아가던 사막같이 메마른 삶에 한 방울 빗방울이 떨어지듯 감미로운 호기심이 일었고


지루한 일상에서 탈출하듯 골목길로 들어섰다.


한 손가락으로 오래된 붉은 벽돌의 벽담을 흝으며 페인트가 애매하게 볏겨져서 덜렁거리는 대문 천장을 보았고


붉은 색, 푸른 색, 어떨 때는 군청 색에 가까운 기왓장의 집들을 한층 들뜬 마음으로 보았다.


이것저것 흝으며 손에 남은 텁텁한 먼지의 잔감을 느끼며


삶의 다채로움을 즐기던 어릴 적의 자신을 추억했다.